포모 사피엔스의 비애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어림없다
불확실한 미래, 첨단 테크놀로지. 무한한 가능성이 당신 앞에 놓여져 있다. 우리는 그만큼 무수한 선택지 앞에서, 그 선택에 대한 책임감으로 불안에 떨게 된다. 우리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사피엔스다. 정말로 한번뿐인 삶,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 않는가, 남들 다 하는 것을 안 하고 있는 건 아닐까 괜히 겁이 나고 불안해진다. 인터넷과 인스타그램 같은 SNS가 FOMO의 덩치를 엄청나게 키웠다.
동시에 우리는 포보(FOBO, Fear of Better option) 사피엔스다. 이미 선택했지만, 내가 고르지 못한 다른 선택지가 더 낫지는 않을까, 다른 사람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는가, 나의 선택에 자신을 갖지 못하고 옆 길을 자꾸 기웃거리게 된다. 내가 선택한 것에 집중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한다.
포모와 포보에 지배당하면, 짧은 인생, 수많은 선택지를 얕게 탐색만 하다가 끝날 것이다. 제대로 살아보지 못할 것이다. SF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악역인 조부 투바키는 무한한 멀티버스의 자신과 연결되어 모든 우주에서의 모든 가능성을 동시에 경험한다.
모든 것을 놓치지 않고(Better options), 모든 곳에 빠지지 않고(Missing out) 모든 것을 한 번에 경험하면서 최선의 삶을 선택할 수 있으면 과연 좋을까? 무의미한 가정이다. 우리는 결국에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의 삶을 살지 못한다.
One thing, Here, One by one의 삶이 가능할 뿐이다. 우리는 인지적 한계로 한 곳에서 한 가지를 한 번에 하나씩만 경험할 수 있다. 내가 놓치고 있는 것들에 대한 불안에 지배받는 순간, 나는 인생에서 '단 한 가지'조차 제대로 다루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내려놓을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내려 놓을 줄 아는 것, 그것이 지혜다. 그저, 내가 지금 하는 일에 몰입하고, 주의 집중하자.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자. 내가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Gold Experience로써 체험하자.
++ 참고로 내가 에에올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Be Kind"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