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클레버 드리퍼를 어떻게 하면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요? 전문가처럼 멋있게 그리고, 맛있게 내리는 방법은 아니지만 최대한 편리하면서도 괜찮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가 홈카페를 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목적은 '내'가 맛있는 커피를 직접 만드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많은 전문가분들 또는 저 같은 사람의 다양한 방법을 참고하면서 독자분들 자신만의 '꿀팁'을 찾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맛있는 커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당한' 추출입니다. 추출이 너무 과하거나 부족하면 커피가 가지고 있는 맛있는 성분을 온전하게 느끼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적당하게 추출하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때문에 바리스타들은 연습을 수도 없이 반복합니다. 과함과 부족함 사이에서 가장 맛있는 부분을 최소의 오차로 추출하기 위해서이지요. 우리 같은 일반 사람들도 집에서 비교적 편리한 방법으로 그 언저리로 비슷하게 추출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연습을 반복한 전문 바리스타와의 차이는 분명합니다.
그럼, 어떻게 편리하면서 괜찮게 커피를 마실 수 있을까요?
고정관념 깨기
보통 우리가 핸드드립 커피를 만든다고 하면 어떤 순서가 떠오르시나요?
1. 물을 끓인다
2. 드리퍼에 필터를 끼운다
3. 커피를 계량해서 분쇄한다
4. 끓은 물로 필터를 씻어낸다
5. 깨끗한 필터 위에 커피 가루를 넣는다
6. 뜨거운 물을 붓는다
7. 추출 완료
와 같은 순서일 것입니다. 물론 클레버도 위와 같은 순서가 일반적입니다.
순서를 조금 바꿔보면 어떨까요?
바로 뜨거운 물을 먼저 부어놓고 그 위에다가 커피 가루를 넣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밑으로 물이 빠진다고요? 클레버는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이전 글에서 이야기했던 '스토퍼'가 있기 때문이지요. 때문에 프렌치 프레스나 사이폰과 같은 침출식 방식처럼 물을 먼저 넣어놓고 커피 가루를 그 위에 부어서 추출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물을 먼저 넣으나 커피를 먼저 넣으나 똑같은 거 아니야?"
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사실은 조금 다릅니다. 바로 위에서 말했던 '적당한' 추출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침출식 커피의 가장 큰 장점이 이 부분이기도 합니다. 커피를 먼저 넣고 그 위에 물을 붓게 되면 물의 낙차와 유량, 속도 등에 의해서 '난류'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그 난류는 언제나 일정하지 않습니다. 어떤 커피 입자에는 과한 난류가, 어떤 커피 입자에는 부족한 난류가 가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내린 커피가 운이 좋은 날은 맛이 좋은데 그렇지 않은 날은 맛이 별로입니다.
반면, 물을 먼저 넣어놓고 그 위에 커피가루를 부은 다음에 골고루 섞어주면 모든 커피 입자에 일정한 난류를 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티스푼이나 평평한 스틱으로 투박하게 저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렇게 하면 굳이 오랜 시간 쳐다보고 있을 필요도 없으며 커피를 부어서 휘휘 저어주기만 하면 끝입니다. 그리고 약 2분~3분이 지난 후에 컵 위에 올려주기만 하면 끝입니다.
1. 뜨거운 물을 붓는다 (커피와 물의 비율은 1:16 또는 1:17)
2. 물 위에 커피 가루를 붓는다
3. 스푼으로 한 번 저어준다
4. 약 2분이 지나면 위에 떠오른 커피 층을 깨 주면서 저어준다
5. 약 3분이 되기 전에 컵에 올린다.
6. 추출 완료
위에 소개한 방법은 제가 온전히 편안하고 맛있게 즐기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이 방법이 여러분에게도 잘 맞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특별한 방법을 찾아보고 여러분만의 괜찮은 커피를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