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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얼 Dec 20. 2021

잃어버린 카페의 시간

코로나 시대가 나의 데일리 커피 라이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코로나 전염이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는 요즘입니다. 많은 분들이 코로나에 대한 불안함과 동시에 지겨움, 그리고 무력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이 보여서 마음이 아픈 나날입니다. 부디 빠른 시일 내에 치료제와 전염에 대한 해결 방안이 나와, 많은 분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제까지 코로나로 인해 많은 분들이 홈카페를 즐기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쉽고 편하게, 그리고 즐겁게 홈카페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놈의(?) 코로나는 저에게도 생각보다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었습니다. 이 글의 제목처럼 저의 데일리 커피 라이프를 완전히 망쳐두었던 겁니다. 


이번에는 이놈의 코로나가 저의 데일리 커피 라이프를 어떻게 망치고 있는지, 그리고 코로나 전과 후가 얼마나 다른지 한 번 비교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다음에는 바리스타 입장에서도 코로나 전과 후를 비교했을 때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을 다뤄보려고 합니다. 





제게는 카페라는 공간은 매우 특별합니다. 대학생 시절, 매일같이 갔던 카페는 가끔 집보다 더 편한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옛날에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 매우 큰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바로 집으로 가지 않고 카페로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정도로 카페는 저에게 '일상'그 자체였습니다. 하루의 시작 또는 끝을 항상 함께 했던 곳이며 공부나 독서, 일 등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카페를 가는 것이 종종 망설여집니다. 아니, 늘 밖으로 나가기 전에 한 번씩 고민하곤 합니다. '갈까? 말까?' '가봤자 어차피 마스크 쓰고 불편하게 있을 텐데..'와 같은 것들이지요. 참 괴롭습니다. 이렇게 고민을 하면서 카페에 가면 역시나 마음 편하게 공간을 즐기지 못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거나 다른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가까이 있지 않는지 등의 눈치를 살피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어도 집중하기 어렵고 공간에 대한 편안함보다는 불안함이 더 커져가기 전에 카페에서 도망치듯 나옵니다. 



옛날에는 책 읽는 것 외에도 글을 쓰기 위해서도 카페에 자주 갔지만 요즘엔 글 쓰러 카페 가는 것도 눈치 보입니다. 가뜩이나 장사도 힘든데, 글을 쓴다면서 오랜 시간 앉아있으면 민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매일같이 하던 일상에 제약이 걸리니, 하루하루를 꾸며주던 '즐거움'한 가지가 사라져 버린 느낌입니다. 각양각색의 표정과 감정으로 다양한 음료를 즐기는 손님들은 어느새 마스크로 얼굴이 가려져 있고, 알록달록하게 색칠되어 있던 손님들의 테이블은 흑백의 종이컵으로 대체되어 있습니다. 저의 즐거움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요? 흑백사진 속에 갇혀있는 걸까요?





사실 카페에 가면 음료와 공간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이전에 '바리스타'라는 '사람'이 있지요. 바리스타로 일하기 전에도 카페에 가면 종종 바리스타들과 이야기 나누고 관계를 만드는 것이 좋았습니다. 내가 마시는 커피에 대해서 질문하며 간단하게라도 오늘의 일상을 나누는 것이 소소한 행복이었지요. 그러나 그렇게 소소한 일상을 나눌 수 있던 작은 시간조차도 코로나라는 현실이 닥쳐오게 되면서 사치가 되었습니다. 


금전적,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매서운 칼바람은 그들과 손님들의 여유를 빼앗기에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장기화되는 코로나 전파로 인해서 가벼운 일상 대화 또는 웃음기조차 머금기 힘든 요즘, 바리스타들에게도 먼저 말을 건네고 오늘 손님이나 카페는 어떤지 물어보는 것을 주저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이 글의 분위기가 너무 우울했다면 죄송합니다. 그러나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이야기를 행복하고 즐겁게 전달하는 것 또한 참 모순이 아닌가 합니다. 여러분들의 데일리 커피 라이프는 어떻게 변화했나요? 코로나 전과 후가 많이 달라졌나요? 아니면 그대로인가요? 부디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빨리 되찾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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