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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얼 Dec 28. 2021

코로나 시대에 달라진 카페 풍경

그럼에도, 따뜻한 커피 한 잔!


"따뜻한 드립 커피 한 잔만 주세요!"


눈이 펑펑 내리는 12월 오후, 따뜻한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는 카페로 손님 한 명이 들어갑니다. 여유롭게 이전 손님들이 마시고 간 커피잔을 깨끗이 씻고 닦아내던 두 명의 바리스타들은 특유의 따뜻함으로 손님을 맞이합니다.


"어서 오세요! 많이 추우시죠? 얼른 준비해드릴게요. 4,000원입니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계산을 마친 바리스타는 곧바로 따뜻한 물 한 잔을 손님이 앉은자리에 가져가서 벌겋게 얼어있는 손에 물 잔을 건넵니다.


"손부터 녹이시고, 천천히 기다려 주세요. 맛있게 만들어 드릴게요."


따뜻한 미소로 물 한 잔을 건넨 바리스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바로 돌아가 커피를 만들 준비를 합니다. 먼저, 전기 주전자에 남아 있는 물 양을 확인하고 부족한 만큼의 물을 가득 채운 다음 전원을 켭니다. '삐빅'하는 작동 소리를 확인한 바리스타는 정확한 양으로 소분되어 있던 커피를 가지고 그라인더 앞으로 이동합니다.


'위잉-'하는 소리와 함께 작동한 그라인더 호퍼의 뚜껑을 열고 소분된 원두를 쏟아냅니다. 갈려진 원두가 나올 입구에 깨끗한 스텐 컵을 끼워놓고, 원두가 갈릴 수 있도록 입구를 열어줍니다. 특유의 콩이 갈려지는 소리가 들려오는 동시에 분쇄된 원두 특유의 고소하면서도 밝고 가벼운 향이 카페 전체로 퍼져 나갑니다.


"으음-"


원두가 전부 분쇄된 것을 확인한 바리스타는 그라인더의 전원을 끄고 결과물을 확인합니다. 예상한 대로 깔끔하게 갈려진 향긋한 원두에 코를 가까이 가져가서 향을 맡아봅니다. 언제나 그 특유의 향은 왠지 모를 편안함을 줍니다.


"한 번 맡아보시겠어요? 이 커피는 이번에 새로 들어온 에티오피아 커피인데 산뜻한 과일향과 어우러지는 레몬 캔디 같은 단맛이 아주 매력적이랍니다. 나중에 커피를 맛보시면 입 안에서 여러 가지 맛들이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느껴지실 거예요"


손님도 본인이 마실 커피의 향을 충분히 맡아볼 수 있도록 한 바리스타는 곧바로 커피를 추출할 준비를 합니다. 필터를 끼운 드리퍼와 서버를 데우고, 딱 맞는 온도가 되어 기다리고 있는 주전자를 확인한 바리스타는 손님에게서 커피를 되찾아와서 바로 필터 위에 커피를 부어줍니다. 다시 한번 향을 확인한 다음 뜸을 들이기 위해 커피 양 두배만큼의 물을 부어주며 커피가 골고루 적셔질 수 있도록 합니다.


이때에도 다시 한번 커피가 적셔지며 내뿜는 향을 가까이서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추출을 시작합니다. 약 3분간의 추출 끝에 나온, 서버에 담긴 커피의 향을 다시 확인하고 작은 잔에 따라 미리 맛을 한번 봅니다. 습관적인, 특유의 만족함에서 나온 고개의 끄덕임과 동시에 따뜻하게 데워진 잔에 커피를 담아 손님에게 건넵니다.


"맛있게 드세요."




"따뜻한 드립 커피 한 잔만 주세요!"


눈이 펑펑 내리는 12월 오후, 따뜻한 조명이 은은하게 빛나는 카페로 손님 한 명이 들어갑니다. 여유롭게 이전 손님들이 마시고 간 커피잔을 깨끗이 씻고 닦아내던 두 명의 바리스타들은 특유의 따뜻함으로 손님을 맞이합니다.


"어서 오세요! QR코드 먼저 찍어주세요. 2차 접종은 하셨죠? 체온 체크하고 손 소독 먼저 부탁드릴게요."


"잠시만요, 손이 너무 시려서 그런데, 조금만 이따가 하면 안 될까요?"


"죄송합니다. 드시고 가시려면 다 하시고 나서 자리로 가셔야 해요"


능숙한 손놀림으로 계산까지 마친 바리스타는 곧바로 포스기 옆에 있는 소독 젤로 손을 소독합니다.


"천천히 기다려 주세요. 맛있게 만들어 드릴게요."


손님에게 따뜻한 미소를 함께 건넸지만 마스크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으며, 손님도 알아채지 못한 채로 자리로 터벅터벅 걸어갑니다.


바리스타는 먼저, 전기 주전자에 남아 있는 물 양을 확인하고 부족한 만큼의 물을 가득 채운 다음 전원을 켭니다. '삐빅'하는 작동 소리를 확인한 바리스타는 정확한 양으로 소분되어 있던 커피를 가지고 그라인더 앞으로 이동합니다.


'위잉-'하는 소리와 함께 작동한 그라인더 호퍼의 뚜껑을 열고 소분된 원두를 쏟아냅니다. 갈려진 원두가 나올 입구에 깨끗한 스텐 컵을 끼워놓고, 원두가 갈릴 수 있도록 입구를 열어줍니다. 특유의 콩이 갈려지는 소리가 들려오는 동시에 분쇄된 원두 특유의 고소하면서도 밝고 가벼운 향이 카페 전체로 퍼져 나갑니다.


"으음-"


원두가 전부 분쇄된 것을 확인한 바리스타는 그라인더의 전원을 끄고 결과물을 확인합니다. 예상한 대로 깔끔하게 갈려진 향긋한 원두에 습관처럼 코를 가까이 가져가서 향을 맡아보려 하지만, 마스크를 내리기가 여간 찜찜합니다. 마스크를 낀 채로 향을 맡으니, 뭔가 부족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손님에게도 다가가서 향을 맡게 해드리고 싶지만 망설임 끝에 결국 하지 않기로 합니다.


바리스타는 곧바로 커피를 추출할 준비를 합니다. 필터를 끼운 드리퍼와 서버를 데우고, 딱 맞는 온도가 되어 기다리고 있는 주전자를 확인한 바리스타는 바로 필터 위에 커피를 부어줍니다. 다시 한번 마스크를 낀 채로 거리를 두고 향을 확인한 다음 뜸을 들이기 위해 커피 양 두배만큼의 물을 부어주며 커피가 골고루 적셔질 수 있도록 합니다.


이때에도 다시 한번 커피가 적셔지며 내뿜는 향을 마스크를 사이에 두고 적당한 거리에서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추출을 시작합니다. 습관적으로 코를 가까이하고 향을 맡으려 하다가, 손님이 찝찝해하실까 봐 멀리서 느껴지는 미약한 향을 느낍니다. 약 3분간의 추출 끝에 나온, 서버에 담긴 커피의 향을 다시 확인하고 머그컵이 아닌, 일회용 종이컵에 전부 따라서 손님에게 건넵니다.


"맛있게 드세요."




차이가 느껴지실까요?


사실 코로나라고 해서 위의 두 이야기처럼 사람이 갑자기 180도로 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코로나와 마스크, 거리두기는 절대 가벼운 것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세워진 두꺼운 벽처럼 느껴질 정도이니까요.


그러나 오히려 현직에 계시는 어떤 바리스타분들은 코로나로 인해서 신메뉴 개발을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고, 가게 자체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도 말합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뭐든지 꼭 나쁘리란 법은 없는 것이지만 여전히 입 안에 남는 씁쓸함은 여간 거슬리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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