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도시 시에나 그리고 아름다운 피렌체
<천공의 성 라퓨타> 배경지 치비타 디 반뇨레쪼를 멀리서 지켜보고 떠난 곳은 중세도시 시에나였다. 그날 밤 피렌체에서 묵을 예정이었는데 피렌체로 올라 가는 동선에 시에나가 있어서 찍고 가기로 했다. 날씨가 꾸물꾸물 계속 안 좋았지만, 다음날 피렌체 관광할 땐 좋기를 바라며...
시에나에 도착해서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걸어 올라간다.
이탈리아로 자동차 여행할 때 주의할 점은 대부분의 구시가시는 문화재 보호 등의 명목으로 ZTL로 설정되어 있어 퍼밋을 가진 거주자나 미리 티켓을 산 사람만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냥 들어갔다간 큰 벌금을 내야 함.. 우리가 참고한 자동차여행 책에선 ZTL 바로 바깥에 있는 주차장들 정보를 알려줘서 편하게 여행했다.
오르막길을 살살 걸어 올라가 광장을 찾아가 본다.
시에나를 둘러보는 데는 두어 시간, 넉넉잡아도 반나절이면 되지만, 아름다운 중세도시라 그런지 여기저기 관광객들일 많이 보였다. 가이드와 함께 설명 들으며 다니는 단체관광객들도 꽤 많았다.
조개껍질 모양의 바닥으로 유명한 캄포 광장 도착.
(9개로 나뉜 조개껍질 모양 바닥 장식은 중세 시에나를 통치한 9인의 위원회를 상징한다고 함. )
점심 먹으러 들른 도시기에 짧게 둘러보고, 궁전이나 성당에 들어가진 않았다.
이탈리아에 와서 첫 외식은 샌드위치.. 이 빵 이름이 따로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나네 ㅋㅋ
이렇게 클 줄 모르고 3개 다 시켜서 반은 남겼다. 마치 시래기 같은 맛의 풀떼기가 들어있어서 신기했다.
그리고 시에나에서 나와 피렌체로 가는 길에 아울렛을 들러 득템할 만한 게 있나 뒤졌으나 생각보다 살만한 건 없고, 특별히 명품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기에 아무것도 안 사고 나왔다. 신혼부부로 보이는 한국인들도 많이 보였다.
대신 남편은 여행 내내 열심히 와인을 사다 마셨다. ㅎㅎㅎ
그리고 아울렛에서 나와 마침내 피렌체 숙소를 찾아가는 길... 피렌체 시내에 거의 도착했는데 우리는 멘붕에 빠졌다. <이탈리아 자동차 여행> 책에서 봤던, 절대 들어가면 안 된다는 ZTL표시를 지나쳐 들어가지 않고는 숙소에 도달할 수가 없는 거다....... 저기 들어갔다간 벌금을 때려 맞을 것이고, 그게 아니고선 들어갈 수가 없는 루트인데...????????? 차로 뱅글뱅글 계속 돌면서 멘붕에 빠졌다가 에어비앤비 호스트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그렇다........ 우리가 놀래서 들어가지 않았던,, 'ZTL표시라고 생각했던 것'은 ZTL구역 표시가 아니라
호스트가 말한 대로 노후차량 진입금지 표시였던 거다..... 책에서 좀 헷갈리게 적혀 있어서 우리가 오해를 했던 건데 호스트 말을 믿고 시내로 진입해서 저녁 먹을 무렵 무사히 숙소에 도착...
ZTL 안에 있는 숙소를 예약했을 리가 없는데 아무래도 이상하다 싶긴 했다.
숙소는 바로 앞에서 트램을 타면 피렌체 중심가로 이동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었고, 넓은 방 두 개가 있는 멋진 아파트였다.
이탈리아 에어비앤비는 모두 모카포트를 기본으로 가지고 있어서 신기했다. 덕분에 아침마다 인스턴트지만 커피도 내려 마시고.
마트에서 장본 것들로 간단히 차려먹는 다음날 아침,
이번 여행에서 마지막 로마 2박(호텔)을 제외하곤 모두 에어비앤비 숙소로 예약했다.
렌터카로 하는 여행이기에 일단 주차가 가능해야 했고, 시내 중심가에 있는 호텔은 비싸기도 하고 주차가 대부분 불가능하거나 주차비를 별도로 받으며 ZTL내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침을 먹고, 예약해 둔 우피치 미술관 투어를 하러 갔다.
세계 3대 미술관 중 하나라는 우피치 미술관,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엄청 즐기지는 않지만..ㅎㅎ 세계 3대 미술관이라면 가줘야지.. 초딩도 데려왔으니 교육상으로 좋고 ㅋㅋ
미술관 가이드 투어를 처음 해보는 초딩, 아직 시차적응이 안 돼서 멍하긴 하지만 열심히 따라와 주었다.
(우리는 무교지만) 아이는 기독교 기반 사립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성경 관련 이야기도 많이 나오니 재밌게 들었던 것 같다.
들을 때는 참 재밌고 신기하고, 대단한 작품들은 사실 여행 후 한 달만 지나도 잘 생각이 안 나지만 ㅎㅎ
본 것과 안 본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이다. 여행 두 달여가 지난 지금 시점에 떠오르는 것은 '메디치 가문 대단해........'정도지만 ㅋㅋㅋ 아이에게도 어쨌든 좋은 경험이었길 바라며... ㅋㅋ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에도 나왔던 우피치 미술관, 괜히 복도 사진도 한번 찍어 보고
사람들이 몰려 이렇게 사진 찍기 쉽지 않다는 <비너스의 탄생> 앞에서 가이드님이 가족사진도 찍어주시고
투어를 마치고 나와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저 멀리 베키오 다리가 보인다. 아주 친절한 매니저가 있었던 곳이었는데 음식도 아주 맛있었다. 젤 오른쪽에 있는 게 먹는 꽃 머시기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이름은 기억이 안 나네...
우피치 미술관에서 산 기념품 스티커 모자이크북을 들고 소화시키러 여기저기 돌아다녀본다.
피렌체 중앙시장에 한국인 블로거들이 추천해 준 가성비 가죽공방 가게가 있다고 해서 가보았다.
예쁜 가방 하나 득템 ^^
원래 전날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미켈란젤로 광장에 잠시 주차해 놓고 석양을 볼 예정이었는데, ZTL 이슈 때문에 멘붕 와서 헤매다가 못 보고 그냥 숙소로 갔었다. ㅋㅋ 그래서 다음날 다시 찾은 미켈란젤로 광장, 석양 타이밍은 아니지만 일단 버스 타고 가보았다. 약간 언덕이라 헉헉거리며 올라가 우와 하며 감탄도 하기 전에
그 멋진 곳에서 낱말퍼즐을 풀어야겠다는 초딩 ^ ^ 같이 해야지 뭐. 힘이 있나요.
저녁 무렵 두오모에 올라가는 티켓을 예약해 놨기에 광장에서 시간을 좀 보내다 내려가려고 했는데,
우리의 초딩 갑자기 광장 한가운데에서 급똥 신호가 왔다며 다급하게 말했다. ㅋ
좀 더 여유롭게 앉아 (구름은 꼈지만) 아름다운 피렌체의 전경을 즐기고 싶었으나....... 구글맵으로 토일렛을 서칭해야만 했다..... 저 멀리까지 가야 하는 줄 알고 열받을 뻔했으나, 다행히 광장 바로 아래쪽 식당 쪽에 화장실이 있어 그녀의 급땡을 해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피렌체의 상징,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에 있는 두오모에 오르기 위해 성당으로 가서 줄을 섰다. 저녁이 되니 쌀쌀해져서 핫초코 한잔을 사 마셨으나 줄이 금방 줄어들어 반은 포기하고 버리고 들어가야 했다.
여기는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가야 한다.... 올라갔다 오니 힘이 다 빠져 종탑 올라가기는 쿨하게 포기했다...ㅎㅎㅎ
하지만 올라가는 중간중간 멋진 볼거리도 있기에 피렌체에 왔다면 올라가 보길 추천
캬,,, 너무 멋지다. 피렌체에는 이걸 보러 오는 거구나.
여기 앞에 보이는 (우리가 올라가 보길 포기한) 종탑에 올라 봤다면 우리가 서있던 두오모가 멋있게 보였겠지만 ㅋㅋㅋ 그건 두오모에 올라서야 깨달았다.
그 어딜 둘러봐도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던 피렌체... 비는 안 왔지만 쨍한 햇빛이 안 나와 나는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너무 좋았던 피렌체에서의 두 번째 밤..
예뻤던 피렌체 숙소를 뒤로 하고.. 다시 짐을 싸고.. 다음 여행지로 향했다.
-3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