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 -피사 -친퀘테레 -밀라노
ZTL이슈 때문에 도심지에 위치한 숙소에 못 들어가는 줄 알고 멘붕 왔던 피렌체에서의 아쉬운듯한 2박을 보내고,
아침에 차를 몰고 떠난 곳은 우리가 익히 아는 그 피사의 사탑이 있는 피사였다.
밀라노로 올라가는 동선에 있어 갈까 말까 고민하다 들렀다.
그 유명한 탑 말곤 볼 게 많은 도시는 아니라, 고민했던 건데 예상외로 너무 재밌었던 피사.
그 렌트카여행 책에서 추천해 준 ZTL 밖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 나가면, 10분 이내로 피사의 사탑을 만날 수 있다.
피사의 첫인상은,
1번, "와~~~~~~~~~~~~!! 생각보다 엄청 크다!!",
2번, "행복 에너지 뿜뿜!!" 이었다.
그 앞에서 인증샷 하나 찍으러 이탈리아 전역에서, 유럽 혹은 전 세계 각국에서 왔을 관광객이 넘쳐난다. 그 가족들과 커플들, 친구들이 서로 뿜어내는 행복의 에너지가 탑 주위를 에워쌌다.
우리도 역시 식상한 포즈들로 피사 방문의 목적을 달성했다. 도착 전 덜 식상한 피사 인증샷 포즈 아이디어들을 검색해보려 했으나 그럴 틈은 없었다....
특히 아리 또래나 더 어린아이들이 부모의 인증샷을 찍어주는 재미난 광경들도 많이 보았다. 보통 일상에선 부모가 지시하고 아이들이 듣는 쪽인데, (외국어라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그래도 알아듣게 되는 어투로)
"오른쪽, 왼쪽, 손 조금만 위로" 등등을 애들이 외치고 부모가 고분고분 따르는 모습이 귀엽고도 모두 행복해 보였다.
한편, 토마토케첩 포함하여 생토마토는 물론이오, 음식 재료로 쓰이는 모든 토마토를 극혐하는 우리 집 초딩은 이탈리아에 왔으니 어쩔 수 없이 살기 위해 그것을 먹게 되었다. 피자 도우 젤 아래 바르는 토마토 소스마저 싫어하는 까탈스러운 그녀가 피자와 토마토 베이스 파스타를 먹게 된 것이다.ㅋㅋ 현지에서 먹으니 한국에서 먹던 한국화된 피자, 파스타보다야 당연히 맛있기도 했을 터다.
이 예쁜 가죽 가방은 지난 글에서 소개만 하고 사진은 없었던
피렌체중앙시장 가죽공방에서 산 나의 가방이다. 각 잡혀서 살짝 무거운 것만 빼고 한국에서 잘 쓰고 있다.
피사에서 인증샷 찍고 점심까지 해치웠으니 그날 밤 몸을 뉘일 숙소가 있는 밀라노로 갈 법도 하지만,,,, 그러려고 렌트카 빌린 거 아니자녜??? 유아기 아이 동반 여행도 아니고 초4 정도 되었으니,,, 수억 내고 비행기 타고 13시간이나 왔으니 일분일초도 허비할 수 없는 살 떨리는 유럽여행 스케줄에 강제 적응 시켜야 한다 ㅎㅎ
다섯 개의 아름다운 해안마을이란 뜻(아마도,,,)인 친퀘테레. 나도 당연히 하나의 지명인줄 알았는데 이번에 여행하며 책을 보고 알게 되었다. 피렌체에서 출발해 피사 찍고, 최종 목적지인 밀라노로 올라가는 동선에 있기에 그 다섯 마을 중 한 군데에 들러보기로 했다.
우리가 고른 마을은 몬테로쏘.
나폴리, 포지타노, 아말피 등 남부를 돌 때 다녔던 꼬불꼬불할 뿐만 아니라 좁디좁은 산복도로를 한참 달려야 닿을 수 있는 곳이다. 그렇기에 더, 내 인생에 언제 또 가볼 수 있을지 다음을 기약할 수 없어 가보기로 했다.
남편과 번갈아가며 운전했다.
여전히 반쯤 구름 낀 날씨가 아쉬웠지만 그냥 이탈리아에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고 모든 것이 아름답기만 하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 맞이한 바다.
포지타노 같은 찬란한 아름다움은 아니지만 소박하고 아련한 느낌의 해안마을. 수영할 수 없는 3월의 이른 봄이었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몬테로쏘를 즐기고 있었다.
길이 좁아 초보운전자에겐 비추인 친퀘테레지만, 여름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수영을 즐길까 상상해 보았다. 상상만으로도 그곳에 내가 있었다. 7년 전 소렌토 해변에서 유일한 동양인 커플로 수영을 즐겼던 날 또한 떠올랐다. (그때 딸은 부산 친정집에 맡겨져 친정엄마에게 강제로 기저귀 떼기를 당하는 중이었다..ㅋㅋ)
도시-시골-도시-시골.. 순이 되게 여행루트를 짰더니 급변하는 풍경 감상도 좋고 쉬어가기 좋았던, 지금 다시 사진을 보자니 너무나도 돌아가고픈 한 장면의 몬테로쏘.
를 뒤로 하고 아쉬운 마음 꾹꾹꾹,,, 눈에, 그리고 카메라 렌즈에 눌러담아 다시 고속도로에 올랐다.
그거 아는가? 이탈리아는 휴게소 음식마저 맛있다...... 울 나란 휴게소에서 우동, 돈까스, 국밥 팔듯이 피자, 파스타, 버거 등을 파는데 과연 외부 식당과도 견줄만한 맛이었다.
마침내 밀라노 도착!!!
하루에 대체 몇 킬로를 달린 건가. 하루에 4개 도시를 모두 볼 수 있다니 진정한 살인 스케줄이다. 시차적응은 잠에 늘 예민한 나만 못했고, 둘은 너무나 멀쩡하다.
밀라노의 에어비앤비 숙소는 청결도는 좀 떨어졌지만 굉장히 예술적으로 꾸며진 복층구조였다. 중년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남편이 유명한 첼리스트랬나 그랬고 8월에 공연차 한국에 온 가족이 갈 거라며 한국인인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후하후하,,,,
출간 예정인 원고 작업 때문에 너무 바빠서
겨우 연재일을 맞춘 3화였다..
너무 대강 쓰진 않았나 싶지만 휴재하지 않고 일단 해낸 나 자신 칭찬해!!! 하하하!!
그럼 어딘가에서 보고는 있을 것 같은...
얼마 안 되지만 소중한 구독자 분들!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슬픈 일요일 밤이지만 따수운 이불 속에서 평온하시길!
4화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