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네. OOOO입니다."
전화를 건 사람은 26년 전에 대회에서 수상했는데 그 자료를 찾고 싶다고 말한다.
나는 귀를 의심했다.
"26년 전 자료를 지금 찾으신다는 말씀이신가요?"
"네, 맞습니다."
그는 데이터화되지 않은 오래된 자료를 찾고 있었다. 자료가 없다는 말에 그는 왜 없냐고 묻는다. 무려 26년 전의 자료를 말이다. 말이 되나? 정말 어이가 없어 말이 나오지 않지만, 그의 말투는 마치 한때 자신이 대단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듯한 말투로 내가 그의 경리 직원이거나 커피 타는 직원인 것처럼 나를 불편하게 했다.
나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러 번 상처를 받았고, 그 상처가 딱지가 되고 흉터가 된 곳도 많은 사람이다. 나도 만만치 않은 강단으로 응대했다.
"26년 전 자료를 지금 당장 찾는 건 불가능합니다. 데이터화도 안 되어 있는 그 시점의 자료를 어떻게 찾으라는 건가요? 그리고 자료는 5년동안 것만 보관합니다." 내가 마음을 억누르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말에 듣기 좋은 대답이 아닌것에 "왜 자료가 없나요? 찾아서 연락하세요."라는 말을 한다.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나의 말투도 좋지 않게 나오고 말았다.
무슨 응대를 이런식으로 하냐는 상대의 말에"저도 참다 참다 하는 말인데요, 지금 말씀하시는 태도, 정말 불쾌합니다. 그쪽은 배려라고는 전혀 없는 말투로 요구하시면서 저에게 친절을 요구하시는 건 도대체 무슨 논리인가요?"
나는 차분하려고 노력했지만 속이 끓어올랐다. "당신이 지금 요구하는 건 26년 전 자료입니다. 그동안 관리가 어떻게 되었을지, 지금 당장 확인하기 어려운 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사람을 대할 때 기본적인 예의는 지켜주셔야죠."
그는 여전히 불만스러운 듯 했지만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대신 그는 내 이름과 직함을 물었다. 나는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고 나서도 화가 가라앉지 않았다. 상대방의 무례한 태도와 배려 없는 사람이 배려를 요구하는 이 상황이 정말 기분 나빴다. 하지만 이런 불합리한 상황에서 내가 주눅들 필요는 없었다.
직장생활에서 이런 경험은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불합리한 요구와 무례한 태도 앞에서도,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며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상대의 무례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적절하게 대응하며,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합리한 상황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직장생활의 상처와 흉터는 내가 얼마나 강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다. 나는 오늘도 그 증거를 하나 더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