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꼬꼬마의 푸념#2
필드를 경험하면서 한 가지 크게 간과한 게 있다.
내가 그 자리에 올랐다는 것만 생각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학생'이라는 직분의 제한을 꺨 생각을 못했다. 지금까지 학생으로서 기회가 있었지 나는 그 이상을 상상하지 못했었다.
돈 없는 대학생은 무료 음악을 찾았고 그 음악은 나에게 기회를 준 필드의 결과물을 망처 버렸다.
알다시피 음악이 편집의 숨을 결정한다. 사람마다 방식이 다르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여행 내내 이어폰을 꼽고 분위기에 맞는 푸티지를 찾는 방법을 택한다. 하지만 작은 자본으론 투자할 수 없는 주식과 같이 나는 작은 그릇에 불과했다. 결국 최종 결과물을 해외 광고주가 부정적으로 평가하였고 시정조치를 요구하였다.
다큐멘터리를 좋아했고 어둡고 인간적인 모습을 담아냈다. 하지만 마케팅 영상물을 담아냈어야 됐고 광고'주'님을 헤아리지 못했다. 담당자님은 결국 조율하지 못해 내 푸티지를 가지고 자신이 스스로 영상 편집을 하게 되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그때 그 담당자가 한말은 뼈속 깊이까지 새겨져 버렸다.
' ㅁㅁ씨는 학생이니 그럴 수 있어요'
그때 당시 운이 좋게도 영상을 만드는 족족 공모전에서 상을 받고 있었고 포항시와 협업하여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었다. 콧대가 너무 높아져 있던 나는 이 사건으로 자존심이 완전히 부셔 저버렸다. 아직 배우는 본분의 학생이고 사회 초년생은커녕 기초도 모른다는 걸 인지하고 이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학교 또한 사회의 일부,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그때 나는 그저 우물 안 개구리에 불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