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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 Kyron Jan 04. 2022

학교가 싫어졌다

너라는 점

오랜만에 돌아온 학교 교정엔

따뜻하고 아련한 추억들이 묻어있다


시험기간에만 맡아 본 도서관의 종이냄새

아침 한기에 식어버린 차가운 책걸상

친구들과 수업 째고 떠들던 학교 광장까지

내 어린 날들이 스며든 학교가 좋았다


오랜만에 둘러본 학교 교정엔

따뜻한 듯 그리운 추억들이 묻어있다


가만히 널 바라보며 멍하니 시간을 보낸 도서관

너랑 같이 수업을 듣던 강의실 뒷편 책걸상

추운 겨울 너와 졸업사진 찍었던 학교 광장까지

너와 쌓아온 날들이 여전한 학교가 싫어졌다


분명 혼자 쌓아온 기억이 더 많은데

그 위에 네가 쌓여 사라지지 않는다

고작 내 학교 생활을 간신히 덮을 정도의 추억인데도

바람 불면 날아갈 벚꽃 같은 무게일 텐데도

내 귀도 뜯어갈 것 같은 겨울 바람이 불어도

그 자리에 끄덕도 없이 남아있다


오랜만에 다시 혼자가 됐는데

따끔하고 아려와서 혼자일 수 없어졌다

학교엔 너와 남긴 점들이 많아

그리웠던 학교가 불현듯 싫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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