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찐테크 Dec 29. 2021

시드머니는 어떻게 모을까? 저축과 투자 간 밸런스


모두가 목표한 시드머니 금액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 돈 모으기를 처음 시작할 때 흔히들 1억 모으기를 목표로 한다. 다만 시드머니를 모으는 방법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어떤 이는 저축만으로 시드머니를 모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고, 어떤 이는 투자를 병행하며 시드머니를 모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어떤 것이 옳은지는 가치 판단의 영역이지만 나는 후자에 더 가깝다.



요즘 자산 가격의 폭등으로 1억이라는 돈이 별 것 아닌 돈처럼 보이지만, 1억은 정말 큰 돈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4년제 대졸 취업자들의 월평균 소득은 262만 9천원이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1인가구 최저 생계비는 약 110만원이다. 실수령액에서 최저 생계비를 제외하면 약 150만원 정도의 금액이 남는데 매달 꼬박꼬박 150만원씩 1년 간 모아도 1,80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이렇게 5.6년을 모아야 1억이라는 시드를 만들 수 있다.



물론 평균을 기준으로 계산했기 때문에 누군가는 더 빨리 모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개인 간 편차를 고려하더라도 1억을 모으기 위해서는 3~6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셈이다. 절대 짧은 시간이 아니다.



만약 1억을 오로지 저축만으로 모았다고 가정해보자. 먹고 싶은거 안먹고, 사고 싶은거 안사면서 내 욕망을 꾹꾹 눌러담으며 열심히 모은 돈이다. 투자 경험이 전무한 사람이 그렇게 힘들게 모은 큰 돈을 갑자기 투자할 수 있을까? 나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을 줄 안다고 투자도 해 본 놈이 할 줄 안다. 1억의 시드머니를 모으는 동안 소액으로라도 투자를 해보고, 시장을 경험해봐야 1억이라는 큰 시드머니를 모은 후에 그 시드머니를 굴릴 힘이 생긴다.



시드머니를 모으는 기간 동안은 재테크 공부만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공부도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내 돈이 들어가는 것과 들어가지 않는 것은 천지차이이다. 난생 처음으로 주식 공부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주식 계좌도 만들지 않은 상태로 주식 차트 보는 법, 호가창 보는 법 등을 공부하면 공부한 내용을 실전에 적용하기도 어렵고 잘 와닿지도 않는다.



하지만 삼성전자 주식 단 1주라도 가지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단 돈 8만원이라도 내 돈이 들어갔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면 왜 오를까? 궁금해서 관련 뉴스를 찾아보고, 재무제표를 찾아보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공부하고 실제로 적용하고 이해하게 된다.



혹자는 투자의 위험성 때문에 시드머니를 모으는 기간 동안은 투자를 조심해야 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런데 투자가 그렇게 위험하다면 오히려 큰 종잣돈을 투자하는 것이 더 위험하지 않을까? 백만원을 투자해서 10% 손실이면 10만원을 잃는 것이지만 1억을 투자해서 10% 손실이면 무려 천만원을 잃는 것이다. 단 돈 만원으로라도 투자를 해보면서 돈도 잃어봐야 자신의 투자 성향도 파악하고 자신만의 투자 원칙도 세울 수 있다. 실제로 그 시장에 참여해서 경험하는 것과 시장 밖에서 구경하는 것은 천지차이이다.




나는 현재 국내 투자 30%, 해외 투자 30%, 현금 25%, 연금 및 청약에 15% 정도로 배분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단순히 주식에만 돈을 넣은 것이 아니라 소액이긴 하지만 금현물, 달러RP 등 여러 투자 상품에 조금씩 돈을 넣어 투자를 해봤고 주식 계좌도 ISA, 종합매매, 해외소수점투자 등 여러 개로 분리했다. 당연히 처음부터 모든 것을 한 번에 시작한 것은 아니고 공부를 하면서 흥미가 생기거나 필요성을 느낄 때마다 계좌를 개설하고 돈을 넣었다.



물론 나의 수익률이 어마어마하게 좋은 것도 아니고, 내 계좌가 항상 빨간 것도 아니다. 추격매수를 하다가 고점에 물리고, 차트 기술 분석만 믿고 샀다가 낭패를 보기도 하는 등 손실을 본 적도 여럿이다. 이익이 난 종목을 안 팔고 쭉 갖고 있다가 수익금을 전부 반납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시행착오들을 겪어가면서 어떤 것을 경계해야 할지, 어떤 식으로 투자를 해야할지 체감할 수 있었고 목돈이 생겼을 때 이전보다 조금 더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에 지금 종잣돈을 모으고 있는 단계고 시드머니를 모아 투자를 할 생각을 갖고 있다면 지금부터 아주 적은 돈으로라도 투자를 병행하며 시드머니를 모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