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개나소나 주식으로 돈 번다며?
요즘 주식하면 다 돈 번다면서요?
존버, 손절/익절, 추매, 개미, 세력 등 알 수 없는 외계어가 들려온다.
'손절할 수 없어서 존버한다.'
당최 무슨 소리지?
2020년 3월, 친구가 내게 했던 이야기다.
평상시에 비트코인, 주식 등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친구였다.
그 친구는 이미 자산의 상당 부분이 주식에 들어가 있었고,
작년 3월은 전 세계의 경제가 코로나-19라는 생면부지의 괴물로부터
난도질을 당하고 있는 중이었다.
물로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스피지수니, 코스닥지수니 하는 용어는 도무지 알 지 못했지만
분명한 건 우리나라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친구에게 물었다.
'야, 얼마나 손해냐?'
'40..'
'40? 40이면 뭐, 괜찮지 않냐?'
'40만원이 아니라, 40%야. 이 새X야.'
'아..'
대략 천만원에서 40% 손해니,
400만원 정도 손해였을테다.
부(富)는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400만원이라는 금액이 누군가에겐 큰 돈이,
또 누군가에겐 작은 돈이 될 수도 있다.
허나, 사회초년생에게 400만원은 큰 돈이다.
200만원 월급을 받는다고 치면
월급의 절반을 떼어 4개월을 납입해야하는 금액이다.
그 큰 금액을 불과 코로나 발발 3개월만에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주식을 하면서 큰 돈을 버는 사람도 있고
큰 돈을 잃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주식시장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결코 큰 돈을 벌 수는 없겠지만
큰 돈을 잃을 일도 없다.
이러한 일념 하에 주식을 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더욱이 우리 집에서는 '주식'을 도박에 준하는 투기성 짙은 행위로 규정하며
조금 더 과장을 보태면 죄악시하는 분위기였다.
'그저 돈을 잃지 않게 잘 모으자.'
'본전만 유지하자'는
마음으로 2%대 적금도 감사합니다하고
적금, 예금만 하고 있었다.
'야, 너도 해. 지금이 타이밍이야.'
'..?'
'뭐지? 이 자식은..'
잘 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라해도 갈까말까인데,
40%를 꼬라박고 있는 주제에 나를 꼬드겨?
내가 손절이 뭔지 정확히는 몰라도
너 같은 친구는 손절이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이런 마음을 품었다.
그리고 정확히 6개월이 지났다.
'500만원 벌었다.'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지금이 돈 벌 때라고 기회를 줬던 은혜는 잊은 채 원망 섞인 말을 건넸다.
'왜, 너 혼자만 돈 버냐?'
'지금이라도 해..'
그렇게 주식의 주자도 모르던 주린이가
투자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때는 2020년 10월 11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