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가는 순간
하루의 평화를 빌면서 나의 아침은 시작된다. 출근길 버스에 오르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신에게 기도하는 일.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오늘을 맡기며, 건강과 평화가 함께 하기를 바라본다.
사람들은 ‘행복, 기쁨’ 등이 단어를 많이 떠올릴 때 내가 ‘평화’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이유가 있다.
어린아이들에게 평화의 반대말이 뭐냐고 물으면, 대부분 전쟁이라고 답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경험한 세상에서 만난 평화란, 어디 책이나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거대하고 끔찍한 전쟁만이 위협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인생을 더 살아본 우리에게 묻는다면 아마 이렇게 답할 것이다.
불안, 두려움, 걱정,
내 계획대로 되지 않는 상황들.
생사의 경계를 가르는 전쟁이 아닌, 오늘 출근길 만난 무례한 사람으로 인한 불편함. 갑자기 생긴 회의로 정작 해야 할 일이 밀릴 때의 압박감.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도 내일을 알 수 없어 마음에 늘 존재하는 불안감.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이유 모를 미움으로 인한 상처들까지. 미사일 하나 없지만 나를 또 다른 전쟁 한복판에 내려놓는 여러 상황들이 바로 내 평화의 반대편에 존재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불안, 두려움 등을 피해서 살아가는 온전한 평화를 우리는 과연 누릴 수 있을까? 국가 간의 평화는 잘 들여다보면 평화를 맺고자 하는 주체들이 동등한 힘을 소유했을 때 가능하다. 그렇기에 누구든 한쪽의 힘이 작아지며 그 균형이 깨어질 때, 언제든 잃어버릴 수 있는 긴장 속 평화라고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힘의 균형을 통한 평화가 아닌, 세상에 대한 걱정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느끼는 진정한 평화를 나는 오늘도 간절히 소망한다.
그럼 그런 평화는 어디에서 오는가? 사람들은 흔히 희망에서 온다고 이야기한다. 지금은 어렵지만 언젠가 이것을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 곧 좋은 일이 나에게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 일상의 작은 순간마다 곧 나에게 찾아올, 바라는 순간들에 대한 작은 희망을 채우며 우리는 평화를 만난다.
물론 이것은 하나도 쉽지 않다. 평화의 마음을 먹은 후에도 그것을 방해하는 많은 것들이 슬며시 나에게 찾아오니깐. 그렇지만 원래 귀한 것은 쉽게 얻을 수 없는 법. 오늘 아침도 걱정을 저 멀리 치우고 모르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조차도 잘 끌어안고, 희망을 향해 사는 법을 배우라는 하늘의 뜻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