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가 지나며 느끼던 몸의 변화, 40대 중반이 넘어가며 속도가 빨라졌다.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찌뿌둥하고 개운치 않으며, 여기저기 삐끗거리는듯한 느낌. 가끔 어깨가 한 일이 주 동안 쑤시다가, 다음엔 허리가 안 좋아 뭘 잘 못 들었나 싶고, 속이 안 좋고 더부룩하다가 배에 빵빵하게 가스가 차기도 하고, 왼쪽 가슴 쪽이 아파 심장에 문제가 있나, 명치 통증과 일어날 때 등 쪽 통증이 있어 통증이 있기 전까진 모른다는 췌장이 문제인가 싶다가.... 여기저기 몸이 성한 곳이 없는 거 같은 느낌을 몇 년째 받으며 왜 이러지 왜 이러지라는 생각만 하며 지나쳤다.
그리고 시작된 급격한 체중의 변화.... 나름 정상 체중을 잘 유지하고 있었는데, 40 후반이 지나며 똑같이 먹고 똑같은 생활을 하는데 한 해에 보통 2-3 kg 정도가 늘어나는 현상이 시작 됐다. 그렇게 최대 몸무게를 경신하길 몇 해를 하고 드디어 올해는 1월 연차 기간에 4kg나 늘어나는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 내 인생 최대 몸무게를 저울로 확인하며, 이건 내가 첫째를 임신했을 때 와 비슷한 몸무게라는 것을 깨닫자 더 이상 이대로 방관하기엔 큰일 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정말 슬픈 중년이다. 몸은 점점 녹슨 기계처럼 낡아지고 아파지는데, 갱년기가 시작되어 몸무게는 계속 늘어나고, 감정기복도 심해지며 시도 때도 없이 우울감아 찾아오고, 별거 아닌 일에 욱하고, 기분 나빠지고…. 뉴질랜드 날씨만큼이나 변덕스럽고. 언젠가 은퇴한 직장 선배가 그랬었다. 40대 중반 50대 초반이 인생에서 가장 우울한 시기였다고. 이제 그분이 왜 그런 말을 했었는지 실감이 난다. 청소년기 자녀들과의 갈등, 건강문제, 갱년기, 금전문제, 부모에 대한 책임감, 직장문제...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문제들이 동시다발로 터지니, 어찌 이 시기가 우울하지 않을까. 이 시기를 잘 버텨내면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