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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Jay Feb 07. 2022

그날

 Empty Nest Syndrome

정신없이 흘이 지나가고 드디어 딸아이가 비행기 타는 날이 되었다. 아침 5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6시 10분에 오클랜드 공항으로 출발, 7시 40분에 공항 도착. 백신 파스, 코비드 테스트 결과, 호주 입국을 위한 declaration까지, 다행히 체크인을 무사히 마치고 8시 20분쯤 딸아이를 출국장으로 내보냈다. 결국 쿨하게 보내려던 내 굳은  다짐은 지켜지지 않았고 눈물이 계속 마스크를 타고 흘러내렸다. 오늘 하루 비행기를 두 번 타야 할 큰 딸이 걱정돼서, 눈물을 흘리는 딸에게 울지 말라고, 오늘 하루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당부를 하고 들여보냈다.


그렇게 원수처럼 싸워 대더니 오늘은 작은 딸도 눈이 붉어져 우는 걸 보니 더 슬프다.

집에 돌아오는 내내 차에서 울고 집에 도착해서 작은딸 아이랑 끌어안고 울고... 이 놈의 눈물은 어디서 이렇게 많이 나오는지...


시드니에 도착해 캔버라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고 기숙사로 우버를 타고 들어가면 뉴질랜드 시간으로 오후 6시 30분이 지날테니,  꼬박 하루가 걸리는 초행길이다. 당연히 기숙사에 데려다 줄 수 있을거라는 기대는 코비드 때문에 무너졌고, 그 코비드 때문에 작성 해야하고 준비 해야할 서류들이 늘어나서 서류 확인을 하고 또하고 하나도 잃어버리지 말라고 당부하는거 외엔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었다.


그나마 공항에 도착해 일단 코비드 관련 서류에 문제가 없이 무사통과했고, 혼자  세관  통과해 시드니로 가는 비행기에 안착, 비행기가 제 시간에 출발 했다는  만으로도 좀 위로가 되었다.


이제 만 열 일 곱이 되었는데...어린나이에 큰딸을 다른 나라로 떠나 보낼거라는 예상을  전혀  못했고, 당연히 대학갈때 기숙사에 잘 내려주고 짐도 다 내려주며 배웅할거라고 생각했었는데.... 혼자 떠나 보내니 더 마음이 안 좋다.  더 많이 사랑해 줄 걸, 더 많이 안아 줄 걸, 화 좀 덜 낼 걸, 더 많이 시간을 같이 보낼 걸.....후회가 된다. 세월이 너무 빠르다.  이렇게 빨리 떠나다니..... 당분간 빈방을 보며 슬프고  허전하겠지만, 그건 온전히 내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이다.  딸아이의 결정을 믿고 지지해 주는거 외에는 내가 지금 할 수 있는게 없다고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그저 건강하게 행복하게 지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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