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놓을 수 없는 이유

자꾸자꾸 생각나는 함께

by 글린이의 삶

"저... 제가 책을 못 찾는지 모르겠는데요. 이 그림책이 보이지 않네요? 혹시 찾아주실 수 있으실까요?"

"당연하지요. 선생님."

당연히 있을 줄 알았던 그림책이 내 책꽂이에 없어 결국 도서관 방문을 하였는데 왜 이리 그림책이 보이지 않는 건지 오늘 그림책이 없으면 어쩌나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선생님 죄송한데 그림책을 못 찾겠네요. 어쩌죠?"

"네? 조회해보니 있긴 하던데..."

"......"

"아 저거라도 빌려 주심 안 되나요?"

나는 도서관 책장 위쪽에 놓인 빅북을 가리키며 사서 선생님께 말씀드려 본다.

"아 저거요 수업 때문에 그러신 거죠? 사용하셔도 괜찮아요."

"아! 정말요. 감사드립니다."


요즘 이런저런 생각으로 늘 수업 준비 시간에 쫓기고 있다. 그림책 확인을 제때에 했어야 했는데 당연히 있을 거라는 착각으로 내게 위기가 찾아왔다. 고마우신 분들에 의해 위기는 넘길 수 있지만 말이다.


"선생님!!"

"어! 안녕! 서연이랑 선영이 왔네. 밥은 먹었어요?"

"네 밥 먹었어요 꼬기에다 밥이랑 먹었어요"

"우와 우리 서연이 꼬기 먹어서 오늘 선생님이랑 신나게 놀 수 있겠다. 그치?"

"응, 아니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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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친구들도 딩동 거미 문제를 맞혀 볼까요?"

"네~"

"첫 번째 모양은 무슨 모양일까? 빵 모양인가?"

"아니에요 선생님 꽃이잖아요"

"꽃이라고?"

"오~ 진짜네 우리 친구들 너무 빨리 맞추는 거 아니야?"

"그럼 이건 뭐지? 뱀인가?"

"선생님 지렁이잖아요 뱀은 이렇게 안 생겼어요"

"정말? 뱀이랑 비슷한데..."

"에잇 선생님은 뱀은 더 길고 무섭게 생겼단 말이에요"


오늘도 나의 그림책 시간은 왁자지껄이다.

어느새 이런 시간들이 나의 하루가 되었다. 어쩌다 그 하루가 빠지게 되면 왜 그리 허전한 마음이 드는지 아이들 모습마저 아른거린다. 앞머리가 귀여운 서윤이가 조용히 다가와 귀속말을 한다.

"선생님 저 보고 싶었어요?"

"응? 그럼~ 당연히 보고 싶었지 그래서 서윤이 감기 언제 나으려나 기다렸어"

"저두 오고 싶었는데 엄마가 감기 옮기면 안 된다고 못 가게 하셨어요"

서윤이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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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이들이 나와의 시간에 적응을 했는지 조금씩 자신의 말들을 내게 전한다. 엄마, 아빠 이야기, 친구 이야기 등 소소한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아이들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면서 나는 아이들과 '함께'를 하고 있다.

그 '함께'로 인해 즐거움을 알고 아이들 마음에 '따스함', '놀라움'을 알아간다.

그래서 '함께'를 놓을 수 없나 보다.

자꾸자꾸 생각이 나서...

놓을 수가 없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