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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B Oct 11. 2021

내가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

글을 쓰기 시작하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까.

지금 돌아보면 시작은 참 사소했다.


'21년 8월 10일. 블로그 한 번 제대로 해본 적 없는 나는 글 한 편을 작성하자마자 분명히 반려될 거라 생각했던 예상과 달리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작가가 되었다는 기쁨도 잠시, '1주에 1편 올리기'라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주 금요일마다 새벽 2시까지 밤을 지새웠고 토요일 오전까지 날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렇게 달려오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2달이 지나있었고 벌써 26분의 구독자 분들에게도 그 약속을 지키는 입장이 되었다. 아직 미숙한 글을 봐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 조금씩 늘어나는 구독자 분들을 보며 목표로 하는 구독자 수에도 언젠가 다다를 수 있겠지라는 생각도 하곤 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양질의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다.


이렇게 함께하는 분들이 점점 생기면서,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원래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시하는 사람인지라) 내가 왜 글을 쓰고, 목표로 하는 바가 뭔지 시리즈를 이어가는 중간에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결정했다. 이렇게 글을 남겨야 앞으로도 계속해서 글을 쓸 원동력도 생기고 구독자 분들도 이 초보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금 길 수도 있지만, 앞으로 필자와 오래 볼 의향이 있는(?) 구독자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간은 거슬러 올라가, '21년 1월 4일.

대학교 2학년 2학기를 마치고 종강한 지 일주일 만에 군에 입대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2년 동안 과장 조금 보태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달려왔기 때문에 훈련소에 들어가는 순간은 참 오랜만에 맞이하는 나를 둘러싼 환경이 변화하는 순간이었고 이에 맞춰 필자의 내면 또한 변화하는 시작점이었던 것 같다.


새로 맞이한 환경에서 트러블 없이 적응하기 위해, 맨 처음의 훈련소부터 이를 마치고 배치된 자대에 이르기까지 3달간은 그야말로 항상 눈을 부릅뜨고 긴장한 상태였다. 다행스럽게도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처럼 첫 번째 휴가를 다녀오고 5월이 되자 그간의 고생은 어디 간 건지, 아주 잘 적응해버렸다.


말 그대로 새옹지마였던 여러 상황들과 내 나름대로의 노력 또한 중요했지만, 돌아보면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이 가장 큰 행운이었던 것 같다. 이 덕분에 군내에서 주어지는 여러 기회들 중 대학시절부터 줄곧 쌓아왔던 경험을 살려 군 창업경진대회에 나갈 수 있었고, 분에 넘치는 성과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 열심히 달렸던 걸까? 7월에 번아웃이 와버렸다. 조금 더 좋은 성과를 위해 몸을 생각하지 않고 계속해서 욕심을 부렸던 것과 함께 한편으로, 사회에서 열성적으로 해왔던 활동들을 지금 당장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겹쳤던 것이 패착이었다. 당시의 생각들을 지금 와서 떠올려보면 '여기서 이렇게 열심히 해도 밖에 나가면 별로 알아주는 사람도 없을 거고 결국은 1년 반 손해 보는 건 똑같은 데 혼자서 너무 애쓰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7월의 내 몸을 지배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우연찮게 휴가를 나가게 되었다.


입대 전 부풀어있던 목표들에 비해 정작 이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나에 대한 실망감을 안고서 나간 2번째 휴가. 지친 마음을 이끌고 그냥 편히 쉬다 오려고 했던 휴가에서 나는 예상외의 큰 소득을 거두게 되었다.


원래 인복이 많은 건지, 갑작스럽게 나온 휴가임에도 불구하고 결은 다르지만 본질적으로는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풀어나가고 있는 사람들을 여러 번 만날 수 있었다. 타인에 비춰 나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양껏 제공받은 이후, 내가 품고 있는 고민이 결국 내 마음먹기에 달렸고 어떤 관점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정반대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말로만 이해한 것이 아니라 가슴 깊이 느꼈다. 


따라서, 이전 마음가짐에서 달라지기 위해 먼저, '내가 너무  목표에만 집착해서 정작 목표를 이루는 가장 작은 것들을 미처 보지 못했구나'라는 반성을 다.


그리고, 삶의 기준으로 '작은 것부터 시작해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멈춰있는 것보다 비교도 불가할 만큼 의미있다는 ' 마음에 새겼다.    


그렇게 달라진 마음가짐으로 맞이한 8월 첫 주, 나는 생각만 해오던 여러 목표들을 작게 쪼개 실천하기 시작했고 그중에서 하나가 바로 글을 쓰는 것이었다. 생각만 해오던 글을 쓰는 것은 예상보다는 어려웠지만 예상보다 훨씬 재밌었다. 이때까지 '준비가 되면 해야지' 라면서 미루기만 했던 과거의 내가 어리석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전까지 나는 글이란 것은 전문가의 전유물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실상은 아니었다. 전문가들도 아마추어였던 때가 있었고 심지어는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순간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 예전만큼 글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내가 도달하고자 하는 곳은 멀리 있어도 발걸음을 옮기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매주 글을 쓰기 시작했다.


생각해둔 여러 글들이 있지만

일단은, 현재 열심히 공부중인 미국 기업 분석부터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리며 함께 성장하고자 한다.

어제보다 발전할 나를 위해, 내가 걷고자 하는 커리어를 위해, 내가 꿈꾸는 목표를 위해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

 

본질적으로 글을 쓰고자 마음먹은 최초의 이유는 양질의 글을 써서 독자들에게 생각해볼 만한 어젠다를 던짐과 동시에, 내가 주도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여러 주제를 조사 · 분석한 후, 글로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지금도 큰 틀은 변함없지만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만 해도 그 스토리의 설득력을 높여주는 것이 무엇일까 참 고민을 많이 했었다.


답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다.

'작은 성공을 꾸준히 쌓아 큰 목표를 이룬다.' 내가 힘들게 찾은 기준, 이 기준을 글에 적용한다면 어떨까?


그렇다.


단, 1년이라도 계속해서 1주에 1편씩 글을 올리는 그 성실함이 바로 내 스토리의 설득력이 되는 것이다! 

반복해서 한 행동을 하루 종일 하는 것 상당히 쉽지 않다. 하물며, 이를 1년 내내, 그 이상 이어간다..?

겉으로 보기보다 엄청난 결과물이자 강력한 열정과 의지의 표명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남들보다 뛰어나기 위해 혈안이 되어가는 와중에도 분명히 대체 불가능한 사람은 존재한다.

남들이 다 쌓는 스펙을 넘어 나만의 경쟁력을 갖는 것, 그것이 바로 대체 불가능해지는 길이다.

남들에 비해 뛰어난 사람 / 남들과 다르게 뛰어난 사람

그 시작은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1년, 5년, 10년 뒤에도 비슷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남들과 다르게, 나다운 삶을 찾고 그렇게  위해

나는 매주 글을 쓰고 앞으로도 쓸 예정이다.


이것이 내가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이자 적어도,
전역날까지 글을 이어갈 의지의 표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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