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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먼지 Feb 16. 2021

코로나 시대의 해외이사

스페인 살이 시작!


< 관광객이 없는 세비야 스페인 광장 풍경, 스페인 >


드디어...!!스페인에서 둥지를 트게 되었다. 
남편의 고향, 아름다운 도시 세비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사실 이 결정은 아기 계획이 생기며 남편의 콜롬비아 기간이 끝나가던 차 회사와 이야기가 된 것이다.
무엇보다 콜롬비아 지부 상황이 안좋다 보니 남편이 너무 너무 힘들어해서 

나는 남편이 돈은 좀 덜 벌더라도 그가 좀 더 편한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도 컸다. 

남편은 끝내 아쉬움이 남는 듯 했지만(회사에서 지원이 다 끊기기 때문에ㅎㅎ) 그래도 나는 이제 더 이상
단 둘이 아닌 가끔 기댈 수 있는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큰 위안이 되었다.


아무래도 해외에서 외국인 둘이 살다보니 막상 내가 아프거나 했을 때, 남편도 일 때문에 맘 편히 도와 줄 수가 없고 친구들도 친구들 삶이 있으니 맘 편히 무엇을 부탁하기도 어렵고~그래서 다들 자신이 나고 자란 단골 약국, 단골 치과의사 등이 있는 ㅎㅎ 가족과 연지가 있는 고국에서 사나보다싶은 마음이 든다. 

그 이후 남편이 다시 세비야 본사로 돌아가기로 되었지만 팬데믹은 점점 더 심해졌고 막상 갈날이 눈 앞에 다가오니 걱정이컸다.
짐을 손수 우리가 다 갖고 가야하는 상황이었고(짐을 부쳐보려 했더니 너무 비싸서 비행기 짐 추가가 훨씬 저렴한 결과) PCR테스트, 가기 전에 계좌 닫고 보험 캔슬하고 이동통신 회사 계약 해지 등등...
안그래도 일이 많은 남편, 일이 추가로 늘었다. 내가 도와주고 싶어도 계약한 본인이 직접 뭐든 해야 하는 시스템이라 큰 도움이 되어 줄 수가 없다. 


< 보고타 풍경, 콜롬비아 >

특히 콜롬비아 은행들은 정말 일을 너무 심각하게 잘 하지 못하느 것은 물론 

특히나 자신의 은행 계좌 닫갰다 하면 절대 안해주려 한다. 
마찬가지 이유로 이동 통신 회사도 그렇고 보험도 그렇다.
이거야 세계 어디든 우리나라도 역시나 어떤 서비스를 철회하고자 하면
당연히 회유하여 못닫게 하거나 안해주려 하지만...
아니, 더이상 살지 않을 사람들한테도 그러니 참...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ㅜㅜ

아무튼 이런 저런 상황으로 계좌는 남편 회사 변호사가 대신 닫아주기로 하고
통신회사는 후불에서 선불제로만 바꾸고(이후에 돈만 선불로 넣지 않으면 되기 때문에)
보험은 생각보다 쉬이 취소 처리가 되었다. 

< 팬데믹으로 문을 닫은 상점들, 보고타, 콜롬비아 >

짐을 어찌 저찌 줄여서 꾸겨 넣고 옷 신발 등은 친구들한테 많이 나눠주고 그렇게 5개의 짐에 우리의 4년 반의 생활을 가득 담았다. 현재 코로나 때문에 큰 짐도 23kg(이베리아 항공 기준)으로 줄어서  4개의 짐으로 줄이고 싶었지만 도저히 불가능 이였다.


< 보고타 공항, 콜롬비아 >


PCR 검사는 보고타 공항 바로 옆에 있는 곳에서만 현재 유일하게 24시간 이내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확신 받을 수 있어서 (syn lab)그곳으로 예약했고 검사도 잘 마칠 수 있었다. 혹시 보고타에서 급히 PCR 검사 필요하신 분들에게 추천하는 바이다.  시간 예약에 맞춰가면 줄이 길어서 걱정될 수 있는데 백프로 딱 제 시간에 검사를 실시하니 염려하실 필요없고 결과도 굉장히 빨리 나왔다. 우리는 24시간이 아닌 8시간 만에 받았다. 

< 콜롬비아 보고타 공항 >

드디어 출발 당일, 짐이 5개인 지라 혹시 몰니 우버 벤으로 두 대를 불러 짐을 싣고 갔다. 마지막 우버 아저씨는 너무 너무 친절해서 내가 따로 팁을 드릴 정도였고 이렇듯 콜롬비아 사람들의 따뜻함에 마지막까지 좋은 인상을 가지고 스페인으로 갈 수 있었다.

비행은 순탄했다. 이코노미 석이 시작하는 조금 널찍한 자리로 오버 차지를 내고 예약했고 

밤비행기로 예약해서 조용히 마스크 끼고 조심히 자면서 가야지~~했지만 ㅎㅎ
결국 저녁과 아침을 주는 바람에 ㅎㅎ 저녁과 아침을 냠냠 먹었다는 ㅎㅎ
음식은 그냥저냥 이었지만 다행히 비행기의 좌석 주위 승객들도 수칙을 잘 지켜주는 사람들이었고 

수면제는 한번도 먹어 본 적이 없어서 대신 좀 약효과 덜할 듯한 멀미약을 먹어 통잠을 자서 순조로운 비행이 되었다. ^^

< 마드리드에 도착하며, 눈의 도시가 되었다 >


마드리드에 도착하니 와, 언제부터 마드리드가 눈의 도시였던가~!! 비행에서 내려다 보니 너무 아름다웠다. 

이제부터 문제는 마드리드 공항의 정돈되지 않은 시스템이었다.
입국 심사하는 데서는 사람들이 너무 몰려 사회적 거리 두기는 이미 포기한 상태였고, 줄이 어마 어마 해서 

시간이 촉박해 걱정이 되었다. 마드리드 공항 내이긴 하지만 차를 렌트해 두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드리드에서 차를 렌트해서 하루는 파블로 사촌내서 잠시 쉬고 세비야로 돌아갈 생각이었는데...

엄청난 줄을 보니, 그냥 국내 비행선으로 갈아타는 것으로 샀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하지만 이미 차는 렌트한 상태 ㅠㅜ ㅎㅎ 다행히 줄은 생각보다 매우 빨리 줄었다

(관리가 안되니 그냥 제대로 검사도 안하고 들여보내 주는 느낌) 우리는 빠르게 이민 심사대를 지났다. 
짐 찾기 전, PCR검사대에서는 인력이 부족해 제대로 확인도 못하고 다 보내주는 눈치였고....
(콜롬비아 공항이 이런 면에서 훨씬 더 체계가 잘 잡혔다.) 짐을 찾고 렌트카로 불이나케 달려갔다. 

다행히 렌트라 빌리는 시간대에 늦게 도착했지만 늦은 시간 만큼  연장해 준다 하여서 마음 편하게 차를 타고 남편 사촌 집으로 갈 수 있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의 준비로 콜롬비아와 이별하고 스페인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 벌써 봄 날씨가 된 세비야, 스페인 남부는 스페인 내에게 따뜻한 지역이다 >


이번 남편과 나 모두 타국 살이의 종지부를 찍은 마지막 비행은 순탄했고

콜롬비아 공항은 청결하고 사람들도 수칙도 잘 지키고 해서 좋았다.
마드리드 공항은 공항 내에서 수칙을 지키기는 했지만 청결면이나 코로나 시대 이후 변화된 시스템이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것 같았다. 인력 부족이 특히 눈에 띄었던 점인 것 같다. 

혹시나 스페인 여행 생각하시는 분들은 각별히 유의하셔서 오시길...! 

어찌 되었든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스펙터클한 일이 없이 도착할 수 있어 안도가 되었다. 
외국에서 살다보니 비행에 있어서 많은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이 있다. 

이런 것이 반복되다 보니 좀 더 꼼꼼하게 혹은 지나치게 준비하는 점도 있지만
그렇게 단단히 준비한 점이 이제 마지막이 될 해외 이사 비행에서는 단 하나의 문제 없이 편안히 올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 


< 세비야 이케아 >



<이케아 가서 츄로스 먹고 온 ㅎㅎ, 세비야 이케아, 스페인 >

세비야에 도착한지 한 달 정도, 팬데믹이 때문에 나는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며 새집을 다시 꾸며야 하기에 

상점 출입, 마트 출입, 공원 산책 등을 하며 아주 천천히 세비야를 알아가고 있다. 

중남미 보다 더 느린 스페인의 시스템에 좀 당황스럽긴 하지만 ^^;;;
또 이것도 어느새 익숙해질 것 같다. (안방 가구들이 2달후에 집에 도착한다(또르르...))

지금은 시아버지 댁에 있다.  시아버지는 시어미가 돌아가신 후에 커다란 3층 집에 적적히 계셨었다. 

시아주버님이 계시긴 하지만 붙임성있는 성격이 아니다. 

어찌 되었던 불편하긴 했지만  내가 너무 좋아했던 전형적인 세비야 단독주택은 이제 새로운 주인을 만나서 새롭게 개조되고 있다. 

남편이 태어나서 자랄 때 까지 살았던 시어머니의 정성이 가득 들어갔음이 보이는 집은 

이제 남편, 아들 둘 3채의 집으로 돌아갔다. 

우리는 같은 아파트 단지 내 3채의 아파트를 구입하여 서로 이웃이 되었다. ^^
지금은 한 두달 정도 시아버지댁에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사실 나는 집안 일을 거의 안 해도 돼서 너무 좋다. 
그래서 더 굼뜨게 이사 준비를 하는 중...?! ㅎㅎㅎ

< 집 근처 공원 , 세비야, 스페인 >
< 살얼음이 얼은 생맥, 겨울에도 맛있다! >
< 오렌지를 남용하고 있는 세비야, 스페인=오렌지 국가 >


다행히 거의 다 정리가 된 시아버지 댁에서 편히 있으며 이것 저것 남편과 내 서류 준비 등도 알아보고 일을 처리하며  스페인의 소도시인 세비야에서 또 무엇을 하고 먹고 살아야 하나..도 고민해 보며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될지 걱정,긴장, 설렘으로 가득한 매일을 살고 있다. 

무엇보다, 요즘 공무일이 너무 느려서 스페인 전반적으로 크게 문제인데,
어서 거주증을 받고 작은 알바 일자리라도 더 많이 구해보고자 이리 저리 정보를 찾아보고 있다.

스페인어로 된 이력서를 쓰면서..빈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이 딱 맞는 이력서에 다시 한 번 내 삶을 돌이켜 보며 이제 앞으로 주욱 거주하게 될 이곳에서 나는 또 어떤 하루 하루를 살아가게 될지 기대반, 걱정 반 기분이 

매일같이 몽글 몽글한 또 새로운 삶의 초기를 살고 있다. 화이팅!!


< 친구의 따뜻한 이별 선물 , 보고타, 콜롬비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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