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뭐 대수라고

by 여름나무

비가 내린다.
그게 뭐 대수라고
마음이 술렁인다.

그저 많은 날들 중에 하루
빗소리에 묻혀 쉽게 잠들뿐인데,

말짱 씻겨 진 거리처럼
오늘 하루도 그렇게 흘러
더 깊은 곳으로 스며들길 바랄뿐이다.

사는 날들이 그렇다
비 내리는 날과 바람 부는 날
빛 쏟아지는 날과 흐린 하늘
기다림처럼 하얗게 눈 내리던 밤
그러나 이제
묵묵히 걸어가야 할 남은 날들이다.

많은 날들이 그렇다
막연한 것들에 대한 기대
특별할 것도 색다를 것도 없는 날들
엎어진 커피를 닦아내듯
실망을 닦는 일인지도모를,
그러나 오늘
술렁이는 마음은 비처럼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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