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쿠 아야야,
봄비는 내리는데,
나는 나무도 아니고 꽃도 아닌 채 그 빗속에서 있네.
남편의 와이셔츠 다림질에 학교 늦을 아이들 등짝 때려 가며 출근 준비
숨 좀 돌리고 나니 오십 대 중반이라,
푸석한 얼굴에 삐져나오기 시작하는 뱃살,
그나마 별 탈 없이 달리던 노선은 이탈사고를 내고,
낯선 역에 덩그러니 던져진 익숙하지 않은 나,
아야야, 나도 모를 앓는 소리가 방귀처럼 세어 나간다.
나이를 더한다는 게 이렇게 서글픈 이유가 뭘까?
특히 여자로서, 모든 것 이 조급해진다.
이제 더 이상 긴 설명에는 귀를 기울일 수가 없어 화가 치밀며
복잡한 것이 싫어 생각하는 것을 멈춘다.
또한 어제와 오늘, 오늘과 내일의 구별이 따로 없으며
딱히 맛난 것도 서둘러야 할 것도 마땅치 않다.
그래도 삶은 이어지고
사고하는 삶이어야 할 텐데 말이다.
보통 이 나이쯤이면 자기존중과 자아실현의 욕구를 가져야 한다 말하는데,
개뿔!
아직도 먹고 자고 싸다에, 내남자 네여자로,
지질하게 웅크리고 앉아있는 내면 아이까지
감당하기엔 아는 것이나 모르는 것이나 매한가지다.
봄비네요
모든 것들이 촉촉이 젖어가요
나도 봄비를 그대인양
그리움으로 담습니다.
그대 향한 그리움은 수줍은 연분홍
봄꽃처럼 피어나
그대 지나는 길에 서고 싶습니다.
달콤한 향기로
그대 따라 나설래요.
그래서일까? 많은 사람이 회색빛 현실을 벗어나고자 사랑을 꿈꾼다.
마치 탈피하지 않으면 죽어야 할 뱀처럼,
그리고 사랑을 하는 사람은 빛이 난다.
봄비에 메마른 나무에 물이 차 오르듯.
그 오름은 연초록빛 싹을 피우고 꽃으로 피어날 것이다.
봄비 같은 사랑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혹여 메마른 가슴에도 연초록 싹 돋고 꽃망울 피어 날지도,
..... 그럴 줄 알았음 연애하자는 아재 있을 때 시작해 보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