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벌레

by 여름나무

어디서 날아왔는지,

작은 날벌레 한 마리가

읽고 있던 책으로 내려앉는다.


생각보다 잽 싼,

책을 덮고는 다시 펼쳐 확인한다.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곳에

마침표 하나 찍혀있었다.


살생에 대한 묘한 쾌감이 인다

내 안에 깊이 숨어있는 공격성의

발견이다.


이처럼 명확한 적이 없었다

대부분이 둔감한

그냥 그냥 밀려 흘러갔건만,


있어야 할 곳이 아니어도

쉼표 하나 찍는 날

내가 나로 존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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