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by 여름나무


햇빛 아름다운 날에

참 외로운 사람이 많은가 보다.

혼자만의 일기처럼 끄적끄적한 글에

구독자 수 늘었다며 알림이 왔다.


사실 갈 곳이 없다면

휴일만큼 무기력해지고

공허한 날이 있을까......


어쩔 수 없이 서둘러 출근한 일터

좋지도 싫지도 않은,

특별히 가까워지지도 못하는

내 관계 맺음이지만

그래도

사람들 속에서 하루가 갔다.


운 좋게 퇴근 후 술이라도 한잔한다면

하고 싶지 않은 말이라도

애를 써 꾸며내며 떠들어

외로움을 털어낼 텐데,

휴일은 그러지도 못한다.


소리가 그리워 티브이를 틀어놓고

넋 놓고 커피 한 잔

시선은 어디에도 머물지 못한다.


해야 할 것은 많다

청소도 그중 하나지만,

만성적인 우울은

모든 동작을 지연시킨다.


결국은 그러다

오늘은 휴일이잖아

타협을 한다.


애썼어

오늘 하루는 내 맘 내키는 대로

버티고 지내보자.

암것 안 해도 괜찮아

쉬는 날이잖아

...... 쉬는 날


그러고 보면 쉬는 날이란 의미를

제대로 모르고 살았는지도

모르겠네,

밀린 집안일,

밀린 약속

처리하지 못한 것들을 처리하는

그런 날이 아니라


넋 놓고

뭔가 해야 될 것 같은 쫓기는 생각들

다 버리고

내 맘 흐르는 대로

가만히 흐르게 하는 날

그게 쉬는 날이지


혼자여서 가능한 편한 날

오늘은 맘도 몸도

생각을 내려놓는 날


.... 쉬는 날

마음이 비워지면

외로움도 비워지는

오늘 하루는 뭐든 다 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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