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도대체 그놈의 전쟁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나마 비가 와서, 빛이 좋다는 이유로 평화로운 날도 있어 다행이지만, 오늘같이 무료함이 먼저인 날은 어김없이 전쟁은 일어나고 만다.
아침부터의 싸움은 무료함에 빠진 무력감이 승자이다. 날마다 비슷한 날들을 살지만, 유난히 아무것도 하기 싫은 그런 날이 있다. 사실 오늘 같은 날이 그렇다. 살아 숨 쉬는 것도 귀찮다는 생각이지만 어쩔 수 없이 살아남은 날, 그러면서도 맘 한편에서는 확연치 않은 내일을 걱정하며 오늘의 태도가 불안하다.
도대체 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반복하게 되는 건지, 왜 그리 많은 것들은 체념도 포기도 안되며 오늘을 휘청거리게 하는지,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것들이 참 사람맘을 헤집는다.
그리 생각하기로 했다. 처음이라서, 처음이라서 아무것도 알 수 없다고, 그럼에도 내자신은 설득되지 않는다. 분명 오늘은 처음 살아 보는 날이 맞다. 그리고 어제는 보태지기도 빠지기도하며 오늘을 더해 내 일로 가는 것이다. 그러하기에 굳이 학문적 접근이 아니더라도 지나온 세월은 다가올 미래와 비슷한 모양새로 이어지므로 우리는 예견하며 사는 삶과 좀 더 현명한 판단을 요구받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나 자신을 위무하며 납득시켜 이 전쟁을 끝내고 날마다 평화로울 수 있을까?
사실 원인이 없는 무력감은 없다. 대부분이 뭔가에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직업이나 가족, 경제 등 다양한 것들과 마주 서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단 그것은 자신만이 알 수 있는 문제지만 말이다.
어쩌다 늙어가는 나와 마주서야했다. 외면하며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나다. 맘 같아선 더 젊고 지혜롭고 더하여 멋진 여자이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사람이 왜 그래”란 틀에 부딪친다. 나이가 들었다 해서 살아본 날들처럼 다아는것도 아니고 모든 것을 다 잘 할 필요도없는데 말이다. 단지 나이가 든다는 것은 그만큼 경험이 많다는 것일 뿐, 욕구를 잠재우는 재주는 갖고 있지 않은데 말이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었다 해서 모든 것을 잘해야 한다는 것은 부당한 처사임이 분명하다. 그러니 틀에 갇혀 살 필요는 구태여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나잇값을 하기 위해 혹여 있을 실수에 불안해하고 어떻게든 잘해보려 쫓기며 살아가는 이유는 당연히 버려야 할 것이다.
.... 하나 겉도는 이론일 뿐, 설득당하지 못하고 또 그리산다.
어찌하여야 할까? 많은 날들이 무력감에 패해 쓰러져 이리저리 나뒹굴고 있으니, 도대체 어떤 전술을 사용해야이 전쟁을 끝내고 승자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까?
몇 날을 보내고 우연히 해답을 얻는다. 우리가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사는 건 아닌지? 재즈 공연에 빠져들다 문득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오늘은 그렇게 불안해 하던 내일이다. 그 내일을 오늘도 이렇게 잘살아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오지도 않은 내일이 불안해 얼마나 많은 오늘을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어차피 찾아오는 내일이라면, 오늘을 좀 더 가볍고 즐겁게 보내며 맞이하는 게 훨씬 낫지 않겠는가? 그러다 보면 삶을 감당해 낼 능력이 조금 더 주어지겠지 싶은, 점점 평화로 가는 길이 보이지 않겠는가?
난 오늘 밤 그대를 떠나려 하오.
세차게 문을 열고 나서다 다시 앉고
또 가다 다시 되돌아서고
그러다 동이트는구려
이제 그대를 놓아 주려 하오
어찌하든 그대를 떠나야 하오
하나 그대를 떠나는 일은
내겐 너무나 힘든 일이오.
가야 할지 남아야 할지 한참을 서성거렸소.
내 그대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아무렇지도 않게
그대와 마주할 수 있겠소만
차마 그대를 마주할 자신이 없소
차마 그대를 버리지 못하겠소.
동이트면 첫차를 타고 떠나려 하오.
짐이래야 겨우 가방 하나
상처의 크기가 그만만 했으면 좋으련만,
날마다 그대를 떠나려 하지만
난 오늘도
맞닥뜨리기 힘든 그대와 이 리 사오.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