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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정원, 부여의 궁남지

2020. 8. 27 로마의 트레비 분수

by 김주영 작가


트레비 분수의 트레비는 삼거리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분수 앞에 보이는 광장이 세 갈래의 길이 모이는 곳이라서 트레비 분수라 부른다. 로마의 중심부에 있으며 1762년에 완성된 폴리 대공의 궁전 정면에 위치한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분수 중의 하나이다.

로마제국에서는 전쟁터로 나간 애인의 무사귀환을 기도하며 분수에 동전을 던졌고 지금은 뒤돌아서서 이 분수에 동전을 던져 하나가 성공하면 로마를 다시 방문할 수 있고, 두 개가 들어가면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고, 세 개가 들어가면 그 사람과 결혼하게 된다는 전설이 함께 한다. 여기서 나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던지고 간 저 많은 동전들이 그대로 물에 잠겨 이끼만 쌓이는 걸까?라는 질문을 하게 되는데 다행히 이 곳에 모인 동전들은 각종 국제 빈민 구호 단체 등에 보내는 기부금으로 사용된다는 사실과 함께 요즘 시절을 보내며 여행이 그리워지는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트레비 분수를 볼 수 있다면 얼마나 근사한 일인가, 잠실역 지하에 가면 로마에 가야만 볼 수 있는 트레비 분수를 반갑게 만날 수 있다.

드뷔시의 달빛이 드리운 로마를 거닐며 서울도, 로마도 한 걸음에 갈 수 없지만 이렇게 대신하는 여행으로 언젠가는 다가갈 수 있는 꿈을 소망한다. 가끔은 일상에서 혼자 떠나는 여행이 마음의 휴식을 전한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시간은 언제나 내가 만들어 가면 되고 오직 자신의 일상에 충실하는 것이 세상을 빛나게 하는 유일한 중심이다.

트레비 분수 여행을 하다 보니 우리나라의 분수가 궁금해졌다. 최초의 분수는 알 수 없으나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정원은 백제시대에 지어진 충청남도 부여를 대표하는 ‘궁남지’라는 곳인데 현존하는 이 나라의 가장 오래된 인공 연못으로 알려져 있다. 천만 송이 연꽃정원과 수양버들이 드리워진 궁남지는 여름의 야경을 빼놓을 수 없다. 목조 다리를 건너며 서동왕자의 탄생설화가 전하는 ‘표룡정자’에 갈 수 있으며 이곳 다리의 연등이 밤을 비추고 다리 밑으로 헤엄치는 비단잉어들의 움직임이 운치를 더 한다. 서동왕자와 선화공주가 거닐며 나눈 사랑이야기가 들려오듯이 평온한 연못에서 퍼지는 분수쇼를 보며 고적한 옛날의 설화를 따라 거닐 수 있다.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며 세상 밖으로 떠나지 않아도 김종원 작가의 책 한 권으로 예술과 문화 인문과 사색의 기록을 하며 총체적 다양한 중년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음은 누가 전해줄 수 없는 자신만의 유일한 놀이이며 인격 수양의 길이 된다.

이야기, 세월 따라 삼만리, 집안에서 내 방 안에서 오늘을 살며 과거로 떠나고 미래를 기약한다. 유럽여행은 언젠가 떠날 계획이었으며 부여행은 벌써 ‘7년 전’에 아이들과 함께 다녀온 곳이 라서 추억을 벗 삼는다. 인생을 살아가며 마음만 있으면 못할 것이 없다. 여행도 글도 기록도 사랑도 다양하게 사는 법도 공부하고 탐구하는 마음만 있다면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또는 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

언제나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상의 일을 하며 사는 사람은 자신의 방법으로 반드시 아름다운 인생길을 걷게 된다.

20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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