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쇼몽(羅生門)>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芥川龍之介, 1892~1927)의 단편소설 <라쇼몽(羅生門)>과 〈덤불 속〉이라는 소설 두 개를 합해 만든 영화이다. ‘라쇼몽(羅生門)’은 헤이안시대 헤이죠쿄(平城京)에 있던 큰 문이다.
문을 통해 들고 나는 사람들의 이야기, 폭우가 쏟아지는 ‘다 부서진 라생문’의 처마 밑에서 나무꾼의 “모르겠어. 아무래도 모르겠어.”라는 말로 시작한다.
영화는 한 가지 상황을 말하는 네 사람의 진실을 추적한다. 한 여자를 도적이 겁탈하며 벌어진 사건으로 명확한 사실관계가 있다. 그런데 아내, 남편, 도적, 그리고 이를 본 나무꾼, 네 사람의 이야기가 얽히고설킨다. 모두 진실을 이야기한다지만 모두가 자기의 행동을 합리화하려는 거짓말일 뿐이다.
“저도 제 마음을 모르겠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나무꾼이 하는 말이다. 영화는 끝까지 진실을 보여주지 않는다.
작금 대통령 선거를 앞둔 대한민국이 꼭 저러하다. 퇴직금으로 일개 대리가 50억을 받았다는 경이로운 사실,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꿈도 못 꿀 천문학적인 숫자들을 저이들은 쥐락펴락한다.
저들이 하는 말이 진실이라 하지만 과연 진실일까? 진실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일까? 방송마다 제 각기 보도하고 싶은 것만 골라 보도하니 더욱 진실을 가리고 백성을 사분오열 시킨다.(적어도 일제치하 언론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사라지는 날 대한민국의 언론은 새롭게 태어나지 않을까? 아니면 1940년 이후 1945년 해방까지 일제하 식민지 언론 이었다는 과오를 인정하는 날. 언론인은 펜이 칼이라는 신념으로 진실만을 보도해야 한다. 사실 언론만 올바르면 진실은 하루면 충분하다. 언론이 정치와 영합하는 정언유착이 이 나라를 이렇게 부패하게 만들었다. 언론인 출신 정치인이 많은 것도 정언유착의 한 증거이다. 한가지 더 첨부하면 양비론이다. 꼭 양쪽 모두 균등한 보도 시간을 주어야한다는 강박증이다. 그러니 늘 악-거짓-인 쪽이 혜택을 입는다. 악이 선에 기생하며 동반 증식하는대한민국 정언유착의 아이러니한 알고리즘이다. )
이 대한민국이 언제쯤 정의롭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가 될까? 아니, 그런 날이 오기나 할까? 2021년 9월, 대한민국을 독식하려는 백성의 짐인 자들과 추악한 언론이후흑(厚黑)으로 만든정언(政言) 라쇼몽(羅生門), 닫힌 문은 문(門)이 아닌 벽(壁), 말[言]만 저 멀리 귀양 간다. “모르겠어. 아무래도 모르겠어.”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