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휴헌 간호윤 Sep 25. 2021

<미완의 변화>

모나리자 스마일을 보고

            

 <모나리자 스마일> 감독:마이크 뉴웰 /출연: 줄리아 로버츠, 커스틴 던스트, 줄리아 스타일스, 매기 질렌할, 줄리엣 스티븐슨, 도미닉 웨스트 /개봉 2004. 03. 19.


<미완의 변화>


“나는 웰슬리를 변화시키고 싶었어.”


<모나리자 스마일>에서 캐서린 왓슨(줄리아 로버츠 분扮)의 말이다.


1950년대 초, 미술사 교수 캐서린 왓슨은 뉴잉글랜드의 명문 여대인 웰슬리를 변화시키고자 한다.  그러나 보수적인 분위기에 젖어있는 여학생들은 캐서린의 자유분방한 사고방식을 반기지 않는다. 명문 여대 웰슬리에서 가르치는 ‘교양 있는 여자의 삶 종착은 결혼’이었다. 이 훌륭한 문장은 하나의 이념이 되었고 모든 웰슬리인이 가야 할 길의 목적지 그 자체였다.


냉정한 베티(커스틴 던스트), 똑똑한 조안(줄리아 스타일스), 프리섹스를 하는 지젤(매기 질렌홀), 마음 착한 콘스탄스, ----그렇게 다르면서도 그렇게 모두 같았다. 


“나의 선생님, 캐서린 왓슨은 자신의 길을 고집하며 웰슬리와 결코 타협하지 않았다. 난 이 마지막 사설을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던 아주 특별한 여성에게 바친다.”


영화의 앤딩 장면에 보이는 베티 워렌(커스틴 던스트)의 글이다.  


캐서린 왓슨(줄리아 로버츠 분扮)은 결국 ‘미완의 변화’를 남기고 웰슬리를 떠난다. 제 갈 길을 제 신념따라. 


나도 한 때는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었다.(지금도 이 신념은 변함없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글을 쓰는 이유도 그렇다. "젊은이를 타락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보다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을 존경하라고 가르치는 것"이라는 니체의 말을 주억거리는 까닭도 그래서다.

 하지만 세상은 결코 변하지 않았고 나에게는 세상을 변화시킬 힘도 없다. ‘교육의 목적도 삶의 목적도 맘몬(Mammon: 부(富), 돈, 재물, 물질)인 가두리 양식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래도 이런 생각으로 마음을 다독여본다. '한번 태어나 사는 인생. 물질에 엮여 생선두름처럼 묶여가지는 말아야하지. 성인이 되지는 못할지언정 사람답게 살아봐야 하지 않을까. 모두의 목적지가 물질이라도 내 갈 길을 나만의 방식으로 비틀거리며라도 가야하지 않겠어.'


내 갈 길을 가는 내 서재 휴휴헌이 적막하다. 휴휴헌이 세상과 통하는 유일한 길인 그 문간에 난 이렇게 적어 놓았다.


폐문즉시심산(閉門則是深山): 문 잠그면 깊은 산속이요

독서수처정토(讀書隨處淨土): 책 읽는 이곳이 정토라네


오늘, 마음 가다듬으려 닫아 건 저 문간을 누가 두드리려나. 그러면 나는 그와 한 잔 술을 나누며 ‘미완의 변화’를 이야기하리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