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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예인 Apr 30. 2020

20대가 사용해본 멜론 5.0

[ UX/UI ]  멜론의 사용성 평가 진행과 결과 분석


국제 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한국의 음원 유통 시장 규모는 세계에서 8번째로, 음원 비중으로만 따지면 네 번째로 큰 나라다. 현재 국내 음원시장의 주도권은 통신사가 소유한 음원 스트리밍 업체들이 쥐고 있는데, 시장 조사 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카카오가 소유한 멜론이 시장 점유율 44.9%로 부동의 1위다. 음원 시장의 규모가 거대할 뿐 아니라 경쟁력 있는 국내 스트리밍 업체들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한 한국에서 이처럼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1위를 지키고 있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사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에도 멜론이 가장 편할까? 멜론의 UI가 시장점유율 1위, 사용자 수 1위의 뒷받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지, 혹은 반대로 그 덕을 보고 있는 것인지 실제로 확인해보고자 했다. 이를 위해 20대 초반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멜론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사용성 평가를 진행했다.







"깔끔하다, 초록색이 호감이 간다"


평가를 시작하기 전 참여자들에게 멜론의 이미지에 대해 질문했을 때, 대부분이 위와 같은 긍정적인 답변이었다. 사용자로 하여금 친밀함과 깔끔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한 멜론의 성공적인 브랜딩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이에 더해 멜론이 강조해온 목표인 '뮤직 라이프의 확장'은 멜론의 서비스 방향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었다. 멜론 어플의 다양한 기능들을 살펴보면, 사용자에게 다채로운 음악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탐구정신이 돋보인다. 실제로 자유롭게 어플을 사용해보던 한 참여자는 For You에서 셀프 디제잉의 '나는 지금'을 보고, 구체적인 문장을 이용하는 섬세한 음악 추천방식에 크게 놀랐다.


For You- 셀프 디제잉- 나는 지금


이처럼 사용자를 위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멜론의 장점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사용성 평가를 진행하면서, 문제점 또한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용성 평가


사용성 평가는 사용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을 직접 관찰하며 문제점을 발견해나가는 활동이다.


DIY 사용성 평가

평가 방식은 DIY 사용성 평가의 절차를 따랐다. DIY 사용성 평가는 전통적 사용성 평가와 달리 시간과 예산, 공간의 제약이 적어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때문에 적은 자원으로 효율적인 데이터를 얻기에 적합한 평가방식이 되었다. DIY 사용자 평가에 대한 정보는 아래 첨부한 브런치 글에서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https://brunch.co.kr/@sapu0000/4


평가 과정


과제 소개

멜론의 광범위한 기능을 모두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판단 하에,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대표적 기능, 그리고 멜론에서 강조해온 디자인 원칙, 멜론 5.0에서 개편된 서비스를 참고하여 몇 가지 과제를 설정했다.


1 홈 편집 기능 이용하기

첫 번째 과제는 홈 편집 기능을 이용해 직접 홈 편집을 해보는 것이다. 홈 편집은 사용자가 직접 홈 상단의 메뉴와 순서를 편집할 수 있는 기능인데, 최근 업데이트된 멜론 5.0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이다.       


2 원하는 노래로 플레이리스트 생성하기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가장 기본 기능은 노래를 찾아서 듣고, 자신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다. 위 과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용자는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게 된다. 하나의 과제를 통해 '노래 찾아서 듣기 , 플레이리스트 생성과 이용 , 재생 화면'을 전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했다.


3 유사곡 기능으로 새로운 노래 찾기

현재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유사곡 추천 서비스의 사용성을 알아보기 위한 과제이다. 이에 더해 멜론 5.0에서 새롭게 개편된 유사곡 추천 서비스가 좋은 사용성을 제공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했다.


위의 3가지 주요 과제의 순서는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일반적인 플로우에 따라 설정되었다.


홈에 접속해서(홈) > 원하는 노래를 찾거나 내 플레이리스트의 노래를 듣고(검색, 재생목록) > 플레이 화면에서 유사곡 추천을 이용한다 (노래 재생)


이러한 일반적인 사용 순서에 따라 과제를 진행함으로써 참여자들이 과제 수행을 자연스러운 하나의 과정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과제를 수행하기 전, 참여자가 자유롭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여 한층 더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참여자 소개

DIY 사용자 평가에서 제안하는 적정 참여자 수는 3명이나, 더 풍부한 데이터를 위해 5명의 참여자와 함께 진행하였다. 참여자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으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였으며,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참여자들은 모두 멜론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평가 진행

평가 진행은 DIY 사용성 평가에서 제시하고 있는 '인사- 배경 질문- 둘러보기- 과제 진행- 심층질문- 마무리'의 단계로 진행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DIY평가의 절차에 대한 좋은 브런치 글이 있어 첨부하였다.

https://brunch.co.kr/@sapu0000/5




문제점 도출


사용성 평가를 진행하면서 발견한 공통적인 문제를 약 10가지로 추려서 정리해 보았다. 참여자들의 언급 횟수와 중요도를 고려하여 순서를 1번부터 10번까지 선정했다.



1 한 화면에 정보량이 많고 정리가 안되어있다


평가를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지적되었던 문제점이다. 전체적으로 거의 모든 화면에 정보량이 과다해서 정리가 안되어 보이고 사용하기가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1) 홈 화면에서 필수적이지 않은 정보와 기능들까지 모두 노출되어 있어서 불편하다.



1-2) 홈, For You 화면을 볼 때, 한 콘텐츠마다 정보를 나타내는 문장이 길어서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제목에 설명이 길어서 잘리고 있다


1-3)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는 상단바의 터치 면적이 좁아서 터치하기에 불편하다.


멜론 상단바의 기본 설정



2 재생 화면 & 내 플레이리스트를 찾기 힘들다


과제를 진행하면서 재생 화면과 내가 직접 생성한 플레이리스트를 찾기 힘들어하는 사용자들이 많았는데, 그 원인을 두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2-1) 기능의 중요도에 비해 화면에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하단에 배치되어 있어 한눈에 알아보기 힘들다


멜론의 홈 화면



2-2)  홈에서 재생목록과 플레이리스트가 구분되어 있지 않고 하단 바 하나로 통일되어있다


하단 바



3 기능을 찾기 어렵다


3-1)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참여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찾지 못해서 우측 상단의 메뉴 아이콘을 클릭하고, 그 안에서 헤매는 경우가 잦았다. 홈 화면 안에서 해당 기능을 바로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참여자가 이를 찾지 못해 전체 메뉴 페이지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3-2) 곡의 개별 정보화면에서 '담기'를 기타 아이콘 안에 여러 기능과 함께 넣어 놓아 원하는 곡을 재생목록이나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는 과정에서 위 기능을 찾지 못해 헤매는 경우도 많았다.


어느 아이콘에 담기 기능이 있는지 헷갈린다
기타(...) 아이콘을 클릭했을 때



4 언어적인 혼란


4-1) 재생목록 담기 | 플레이리스트 담기 | 로컬 플레이리스트 담기


담기의 선택지


" 재생목록을 영어로 하면 플레이리스트 아니야?"


담기 버튼의 옵션으로 제시된 세 가지의 선택지가 언어적으로 그 의미가 유사하다. 때문에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어떤 기능적 차이가 있는지 몰라 세 선택지 사이에서 머뭇거렸다. 재생목록 담기 버튼에 '맨 처음'이라는 설명이 재생목록과 플레이리스트의 기능적 차이를 암시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이해한 사람은 다섯 명 중 단 한 명에 불과했다. 또한 그 한 명조차도 한눈에 바로 차이점을 인식하지는 못했다. 선택지를 다시 한번 자세히 살펴본 후, "이제 맨 처음이라는 말은 이해했는데, 로컬 플레이리스트에 담기라는 선택지까지 있어서 너무 헷갈리는 것 같아."라고 말했다.


4-2) 홈 편집이 된 거야?


홈 편집


처음에 홈을 원하는 대로 편집해보라는 과제를 받았을 때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참여자가 메뉴 아이콘을 클릭하고, 원하는 기능이 없어 당황했다. 이는 홈 편집 버튼이 직관적이지 않다기 보단, 기능의 이름이 '홈 편집'이라서 참여자들의 혼란을 야기했던 것이다. 참여자들은 '홈 편집'이라 하면 상단의 메뉴가 아니라 홈 화면 자체를 편집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였고, 홈 편집을 완료하고 나서도 바뀐 점을 못 찾다가 나중에서야 "아 상단 메뉴만 바뀌는 거였어? 난 이름만 보고 화면 자체가 편집되는 건 줄 알았어."라는 반응을 보였다.



5 적절하지 않은 아이콘의 사용


하단 바의 다운과 담기 아이콘


대체적으로 아이콘을 보고 직관적으로 기능이 뭔지 알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 구체적 예시로 참여자들이 '담기'와 '다운'을 헷갈려했는데, 오히려 '다운' 아이콘이 더 담는 것 같은 느낌이고, '담기'의 플러스 아이콘은 추가의 이미지였기 때문이다.



6 유사곡 추천 창에서 바로 조작이 안돼서 번거롭다


유사곡 추천


유사곡 추천에서 곡을 클릭했을 때 (해당 곡의 개별 정보화면)


유사곡 추천 기능을 이용할 때, 팝업창에서 곡 하나를 클릭할 때마다 해당 곡의 개별화면으로 넘어가버리는 것이 참여자들에게 가장 큰 불편함이었다. 모든 유사곡을 둘러보고 싶은데 하나하나 개별화면으로 들어가서 봐야 한다는 점이 번거롭다는 반응이 많았다. 팝업창에서 원하는 노래는 바로 재생해본다던가, 몇 개를 바로 선택해서 재생목록이나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고 싶다고 했다.



7 홈 편집- 메뉴 순서를 옮기는 방법이 어렵다


홈 편집에서 메뉴의 순서 변경을 시도했을 때 보이는 화면


홈 편집 화면에서 메뉴의 순서를 옮기는 모션이 순서 변경보다는 포함되는 듯한 이미지가 강해서 순서를 편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그동안 다른 많은 어플을 사용하면서 학습되어온 경험으로, 메뉴를 이동하면 바로 앞의 메뉴와 위치가 바뀔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멜론의 메뉴 순서 변경은 즉각적인 모션이 아닌 앞의 아이콘의 색이 변경되는 방식이었다. 때문에 참여자들은 자신이 이동하고자 한 아이콘이 앞의 아이콘에 포함되거나, 아예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8 유사곡 라디오라는 기능을 찾기 어렵다/ 굳이 필요한지 모르겠다


유사곡 추천
유사곡 라디오 듣기


8-1) 플레이어 화면에서 유사곡 리스트로 보기, 유사곡 라디오는 유사곡 추천 창이 아닌 기타 아이콘에 포함시켜 두 기능이 분리되어있어 필요한 기능을 찾아 쓰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유사곡 전체 듣기 버튼 옆에 유사곡 라디오 듣기 버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8-2) 유사곡 라디오가 제 기능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유사곡 팝업창에서 바로 선택 재생이 이루어진다면 굳이 유사곡 라디오는 없어도 될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9 불충분한 설명


"새로운 기능이 많아 사용이 헷갈리는 것에 비해 물음표 아이콘은 거의 못 본 것 같아."

대체적으로 사용하기 복잡한 기능들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어 불친절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반응이었다. 이에 관련된 구체적인 예시는 다음과 같다.


9-1) 대다수의 참여자들이 유사곡 추천과 유사곡 라디오의 기능에 혼동을 느꼈는데, 유사곡에 대한 기능이 분리되어 있다면 그에 대한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9-2) 홈 편집의 메뉴 순서 변경에서 어려움을 느낀 참여자들은 설명 아이콘을 클릭했지만, 설명글을 봤는데도 전혀 모르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설명에 모션이 있었으면 이해가 됐을 것 같다는 추가적인 의견도 있었다.


홈 편집) 메뉴 순서 변경 방식에 대한 설명



10 홈 화면 자체를 직접 편집하고 싶다


새로운 기능에 대한 요구는 최대한 배제하고자 했으나 참여자 전원이 강하게 바라는 점으로 꼽아 추가하게 되었다. 이러한 기능을 원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다.


10-1) 첫 화면에서 원하지 않는 정보의 무조건적인 노출에 대한 불쾌감을 느꼈다.


10-2) 홈 화면에서 유사곡이나 내 플레이리스트의 상단 노출을 원한다.


10-3) 자신에 맞게 개인화된 홈을 사용하고 싶다. 기존의 홈 화면은 자유도가 떨어진다고 느꼈다.





좋은 기능들이 많은데, 너무 많아서 다 숨겨져 있네?

앞서 '나는 지금'을 보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참여자는 이러한 좋은 기능들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 불편함을 느꼈다. 다양한 음악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은 놀라운 기능들을 만들어냈지만 동시에 정보량이 너무 많아져 사용자에게 혼선을 주게 되는 부작용 또한 발생하게 되었던 것 같다. 한마디로, 서비스의 복잡성이 멜론의 많은 장점들을 방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질러진 책상을 보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복잡하다"


"정리가 확실히 되었으면 좋겠다"


사용성 평가가 끝난 후 참여자들이 멜론의 UI에 대해 했던 말이다. 이번 사용자 테스트를 통해 발견한 문제점은 대부분 정보량과 기능이 과하게 많은 것에서 파생된 경우가 많았다. 모든 참여자가 멜론 어플의 많은 정보량과 복잡한 UI를 불편한 점으로 지적했던 것이다.




멜론의 오랜 유저로서 내가 멜론을 지속적으로 이용해 온 이유는 상대적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의 음악을 가장 많이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멜론은 현재 국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선두자로서 방대한 데이터와 많은 보유곡, 높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폭넓은 음악 감상과 뮤직 라이프의 체험을 원하는 20대 사용자들에게 멜론의 이러한 장점은 매우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 이에 더해 현재 드러난 서비스의 복잡성을 해결한다면, 멜론은 20대 사용자들에게 더 매력적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


이어서 멜론 서비스의 복잡성에 대한 해결방안 탐구는 다음 글에서 더 심층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참고자료)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05&t_num=13606732

https://brunch.co.kr/@design-melon/1

https://brunch.co.kr/@design-melon/72

https://brunch.co.kr/@sapu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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