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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창숙 Aug 05. 2024

옹기

살아온 날의 단상

                        by 김혜식 작가 전시회에서


옹기


도공은

자신의 부족함과 모남과

이기적임과

독불장군 같은 고집스러운 성질을

흙에 모두 쏟아 담고


신의 모든 것이

순수함으로 승화됨이

맨발에 느껴질 때까지

자근자근 짓 이기고


다시 땀을 손으로 받아

물레를 돌린다


하나의 옹기가 태어나고

그 옹기는 불과 햇빛과 바람과 함께

어머니의 손에서

맛으로 이어지고


시대를 넘나들며

옹기는

빈 옹기되어

이야기를 담는 옹기가 된다.


우리 집 옹기들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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