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투잡을 해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을 누군가가 묻는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관계 유지’를 꼽겠습니다. 우리가 직장일을 하든 무슨 일을 하든 항상 피할 수 없는 고통은 인간관계에서 나옵니다. 그 외에 일이 많거나 잘 풀려서 힘든거는 어떻게 됬든 본인의 노력여하에 달려있기 때문에 제가 통제 가능하지만 관계는 사람과 사람의 무엇인데 사람의 속마음과 생각은 모두 다르고 특별하니 내 뜻대로 된 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비즈니스 관계가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득과 실 명확하니깐요.
제가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렇다면 우리 투잡인들은 시간도 에너지도 없는데 주변 사람과 관계는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에 대한 저의 현재 방향성입니다.
‘내가 잘되야 남이 잘된다라는 마음으로 나만 생각하는 시기가 필요하다’ 입니다.
물론,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처음부터 나와 내 주위 모든 사람을 같이 챙기면서 인생을 살아가는게 맞지만, 저 포함 여러분들은 뭐가 됬든 여유가 있지 않으니깐 굳이 직장을 다니면서 투잡을 하려고하면서 힘듬을 선택하실겁니다. 그게 돈이든 자유든 자아실현처럼 어떤 형태더라도 여유가 없으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과 집중의 시기를 거쳐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게되면 그 때는 주변을 챙길 힘을 얻게됩니다. 관계마다 제가 취한 스탠스를 설명드리겠습니다.
1) 와이프
제일 힘든 관계이고 아직도 맞춰가는 중입니다. 저는 투잡을 시작하려고 준비하는 시기에 자녀가 먼저 생겨 급하게 결혼하고 같이 살게 된 케이스 입니다. 거기다가 서로 삶의 가치관이 다르다는 것을 그때야 깨달았습니다. 저는 ‘도전해서 더 부자가 되자’ 와이프는 ‘현재에 만족해서 살자’, 듣기만 해도 의견다툼이 많을거라 예상가시죠? 가정에 무관심한 남편, 돈 벌려고 혈안이 된 남편, 항상 바쁜 남편, 스트레스가 많은 남편으로 살아가던 나날이었습니다. 같이 살아야하기 때문에 서로 불만스러운 마음은 숨기고 최대한 맞춰가려고 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 ‘이 사람은 나를 이해할 수 없다. 우린 다르다’라는 생각을 떨칠 수는 없었습니다. 제가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선택한 건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일에 더 미쳐서 주변 모든 신경을 끊고 오로지 제가 하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한 방법만 고민하고 실행했습니다. 왜냐하면, 최대한 빠르게 성과를 내서 지금 처한 환경자체를 더 나은 환경으로 만들면 나아질거라 생각했습니다. 결과는 대성공, 하는 일이 점차 궤도에 올라가면서 물질적, 정신적 여유가 생김에 따라 가정에 관심을 가지고 싶지만 더 나은 가정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남편, 돈 벌어서 가정을 안정화시키려는 남편, 항상 바쁘지만 가끔씩 없는시간 내서라도 가족과 있으려는 남편, 스트레스가 많더라도 집에서는 최대한 숨기고 밝은 모습 보이려는 남편으로 거듭났고, 와이프 또한 그렇게 봐주었습니다. 연애하기 전에 제가 고백할 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내가 당신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 줄 자신이 있다.” 글로 적자니 조금 낯간지럽긴 하지만 당시에는 정말 힘겹게 고민고민하다가 나온 말이었습니다. 와이프가 이 말을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꼭 지켜야하는 약속으로 생각하고 실행하고 싶습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마음을 전하는 방식은 각자마다 다를 것입니다. 저는 경상도 남자라 굳이 주구절절 말로하기보다 행동과 결과로 보여주는 것을 선호합니다.
2) 자녀
저는 자녀를 위해서 살지 않습니다. 자녀 또한 이후에 크면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부모를 위해서가 아닌 본인의지로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부모가 원해서 자녀를 출산한 것이기 때문에 자녀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건강하고 올바르게 성장한 후 사회로 나갈 때까지 돌봐주는 것은 의무입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내주는 것은 분명 정서에 도움이 될 것이고 저 또한 사랑스러운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투잡을 하게 되면 가정에 일반적인 사람들 보다 시간과 에너지를 적게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정답은 없지만, 저는 지금 당장 자녀에게 시간을 못 쓸지언정, 미래의 자녀가 무언가를 하고자 할 때 물질적 정신적으로 방해되지 않을 부모가 되고자 하였습니다. 쉽게 말해, 자녀가 “미술을 하고 싶은데 미국 유학을 가고 싶어요” 할 때 금전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는 부모, “아빠, 제가 이런이런일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할 때 살아온 다양한 경험을 통해 들어볼 만한 조언을 해줄 수 있고, 급이 높은 인맥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모를 선택했습니다. 우스개소리지만 저는 진심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제 딸에게 최고의 스펙은 아빠다.” 이 친구가 크면서 본인의 재능을 찾거나 해보고 싶은 것들이 생겼을 때 도전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주는 아빠이고 싶습니다. 지치거나 힘들 때, 어떻게 해야될지 갑갑할 때 기댈 수 있는 태산과 같은 아빠이고 싶습니다. 제가 직장인으로 투잡을 시작하고 이후 사업화를 진행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녀에게 말 할 거리가 많은 사람이고 싶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 평생 직장인으로 살아온 사람이 자녀에게 해줄 이야기는 한정적입니다. 그러나, 직장인도 경험하면서 종합예술인 사업을 확장시켜봤던 경험, 성공이든 실패든 도전했고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진 않는다는 그런 인생을 관통하는 이야기는 아무나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직 진행 중이니 결과는 모르지만, 앞으로도 저는 저를 위해서 살 것이고 이게 자녀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었으면 합니다.
3) 가족
제가 여기서 말하는 가족은 2촌까지로 정의합니다. 가족 중에 투잡을 해보신 분이 없다면 아마도 여러분을 이해해줄 희망은 갖지 않으셔야 합니다. 제가 처음 매장을 열기 위해 준비하던 시기는 코로나가 한창인 2020년이었으며, 가진 돈도 많지 않고 회사에서는 2년차 신입사원으로 바쁜 시기였습니다. 가족 중에 단 한 사람도 제가 투잡하길 바랬던 분은 없습니다. 오히려 가깝고 아끼기 때문에 걱정과 근심이 가득했다는 것 정도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게 저에게 도움이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제가 실패했을 때 그 누구도 제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그 말인즉, 책임이 없는 말은 참고만 하지 절대로 결정에 중요한 인자는 아니며, 결정에 따른 책임만 제가 온전히 감수하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마음을 가지면 모든 것에 대한 불평불만은 사라지고 오로지 저의 결정과 실행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여러 상황이 잘 맞아서 결과가 좋다면, 그리고 그 좋은 결과가 여러 번 일어난다면 이후에는 가족의 걱정과 근심이 응원과 경외심으로 바뀌게 됩니다. 현실의 냉혹함과 자아실현의 꿈을 져버린 채 가족과 자주 밥먹고, 놀러다니는 것에 시간을 할애하는게 진정으로 가족을 위한 길이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내가 진정 내 가족을 위한다면 그리고 그 가족들이 나를 책임져줄 정도로 여유롭지 않다면, 나 자신부터 똑바르게 굳건히 커나가는 것에 집중해야합니다.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가족, 비빌 언덕이 되어주는 가족으로 하루빨리 되는게 더 낫습니다.
4) 친구
제 기준 저는 친구가 꽤나 많습니다. 인맥의 척도인 결혼식에서는 친구들이 많이 와서 사진을 2번에 나누어서 찍었습니다. 학창시절부터 공부와 운동 둘 다 또래친구들 사이에서 잘하는 편에 속하다 보니 소위말하는 일진 친구들부터 운동부, 모범생 등 다양한 교우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투잡을 하게되면 자연스레 친구들과의 시간을 보내지 못하며, 결혼하게 되면 그마저도 잘 못 봅니다. 만약 친구들도 다 결혼을 했다? 그러면 1년에 2번 보면 많이 보는 것 일겁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우리는 필요하면 찾아가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대출 등 은행업무를 위해서는 회사 휴가까지 쓰면서 시간을 내는데, 친구들과 만나기 위해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서 술 한잔 기울이면서 추억이야기하고 회포 푸는 것은 1년에 2번이면 족합니다. 반대로, 알게된지는 얼마 안됬지만 나랑 같은 유부남이며, 투잡에 관심이 있고, 돈 욕심도 있고, 뭔가 생각날 때 바로 실행하는 실행력까지 갖춘 친구가 있으면 자주 보아야합니다. 친하지 않더라도, 친해져야하고 바쁘더라도 시간을 내야합니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을 나눌 수 있으며 또한 나도 고민을 들어줄 수 있고 같이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친구는 정말로 귀합니다. 인생에 친구 5명이면 충분하다는 말에서 친구는 위에서 말한 친구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격식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오래된 친구도 좋습니다. 다만, 에너지와 시간을 쓸 시기는 아니며 만났을 때 삶의 고통, 불안, 부족, 결핍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삶의 행복, 가치, 행복, 여유에 대한 좋은 이야기만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는게 우선입니다.
주변의 관계를 유지할 때에 어느 정도는 이기적인게 바탕이 되어야 이타적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편하기 위해서 남을 신경쓰지 않는 이기심이 아닌, 내 스스로가 자립하여 돌볼 수 있고 스스로가 여유와 평온함을 찾을 수 있는 이기심은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