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직장인Q Jan 07. 2022

퇴사 후 이직 성공기

작년 1월 간절히 원했던 회사의 최종면접에서 탈락한 이후, 나는 기존에 다니던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너무나 괴로웠다.

가고 싶었던 회사의 멋진 사옥과, 따뜻하고 멋진 상사들, 원하던 직무에서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눈부신 기회들과 현실의 회사를 자꾸 비교하게 되었고, 그 와중에 하루하루 쌓여가는 연차와 나이가 이직에 걸림돌이 되는 것 같아 원망스러웠다. 이후에도 이직 시도를 여러 번 했지만, 이직은 되지 않았다.

결국 꾸역꾸역 버티던 어느 날 퇴사를 말하게 되었다. 중소기업에서는 매끄러운 퇴사도 결코 쉽지 않았다. 대표는 몇 차례 소리를 질렀다.


퇴사를 말하고, 정확히 1주일 만에 지원한 중견기업으로 이직하게 되었고, 새로운 회사로 출근한 지 오늘로 꼭 한 달이 되었다.

현재 퇴사를 생각하며 나와 같은 어두운 굴 속에 있을 사람들을 위해 그동안 느낀 점을 몇 가지 쓴다.


1. 정석만이 정답은 아니다. 퇴사 시기는 내가 안다.


‘퇴사’를 유튜브에 검색했을 때 나오는 모든 영상은 한결같이 말했다.

절대 이직처 없이 회사를 나오지 말라고. 바깥은 지옥이라고. 이직 전문가들은 이직처 없이 퇴사를 해도 되는 경우로 유일하게 ‘몸이 아픈 경우’를 꼽았다.

나는 몸이 아프지는 않다는 이유로 나를 계속 직장으로 내몰다가, 가장 친한 친구의 이 말을 듣고 퇴사를 결심했다. “ㅇㅇ야, 제발 너를 그만 학대했으면 좋겠어. 너를 아껴줘.”

만약 회사에 다니는 것이 본인을 학대하고 있다고 느껴지면 당장의 이직처가 없더라도 퇴사를 권유하고 싶다.


2. 너무 나쁜 회사는 나의 인상을  좋게 만든다.


이전 회사에 다니면서 한 달에 면접을 2개가량 봤다. 면접에서 서류로는 1등이라는 말까지 여러 번 들었는데, 10개가량의 면접에서 모두 탈락했다.

답답해서 지인을 통해 피드백을 요청했는데, “너무 지쳐 보인다.”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에너지가 없어 보인다고.

퇴사 일자를 정하고 나서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첫 번째 잡힌 면접이 끝나자마자 전화를 받았다. “꼭 함께 일하고 싶다. 와줬으면 좋겠다.”

퇴사를 확정 짓고 내 얼굴에 여유로움과 적당한 긴장감이 생긴 것일까?

새로운 회사가 마냥 좋은 것은 아니지만, 입사 후 거울을 볼 때 확실히 내 인상이 매일매일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낀다.


3. 휴식기가  나쁜 것은 아니다.


내가 퇴사를 말하자 대표가 이야기했다. “여자는 퇴사하면 다시 취업하기가 어렵다. 그 공백기 버틸 수 있겠냐?”

결론적으로 말하면, 새 회사 입사 이후로 한 달 동안 헤드헌터에 받은 연락만 10개가 넘는다.

이전 회사를 다닐 때는 내 마음이 조급해서 여러 공고가 눈에 보이지 않았고, 지원할 때마다 절박하게 한 개 한 개의 포지션이 소중하다고 느꼈는데,

회사를 그만두고 나니 생각보다 구인하는 회사는 많다는 것을 느꼈다. 오히려 휴식기를 조금 가지면서 돌아보면, 더 좋은 핏의 회사를 찾을 수 있었을 텐데, 하고 아쉽기도 하다.


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들, 퇴사하고 싶은 직장인들 모두

정답을 얘기하는 사람들의 말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봤으면 좋겠다.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면, 남의 마음도 잘 보인다고 하니까.






작가의 이전글 내가 다시 (좋소의) 신입이 된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