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나를 오라 하는데
산은 내게 오지 않아
몇 굽이돌아 나보다 더 멀리 있는 그대
갈대는 머리를 산발하며
예서 돌아서라 하네
한 치 앞을 못 보면서
욕망아 어딜 보니
돌부리는 눈이 멀고 가시는 발이 없어
내속에 이글거리며 불은 활활 타고
미지의 동경으로 술래 몰래 찾다 보면
어둠 속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다
미치듯 가까이 가보니
깨진 거울
몇 조각
오솔길 어귀마다
꽃가지를 흔드는데
만나는 이들마다 웬 뿔만 돋아날까
이따금 풍경소리가
골물로 울어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