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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 박용운 Oct 17. 2024

심장이 운다

심장이 운다

심장이 우는 소리를 들었다

지가 무슨 할 말이 있다는 듯 대못으로 가슴판에 무어라 적는 소리

너무나도 많은 헛소리를 견디고 참아왔으니

이번엔 닥치고 제 말을 들으라고

귓속에 사는 달팽이 한 마리가 성난 뿔을 들어 해골 바깥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하나마나 한 약속들

 속까지 후비고 들어온 나사 같은 말들을 꺼내 들고

귀가 울부짖고 있었다

이건 누구의 감언이설이었냐고

이건 누구의 고백이었냐고 다들 도로 찾아가

제 입속에나 처박으라고 목소리의 주인을 찾아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스피커처럼 정처럼 생긴 귀가 세상 바깥을 향하여 울고 있었다

징징 지잉 울고 있었다

머리통에 여러 새싹처럼 파릇하게 돋아난 두 귀에 오이손처럼 하늘거리는

두 귀가 심장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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