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pajaroazul
Jan 10. 2023
온갖 약에 절여져 어떤 감각이 남아있는지
분간도 못하는 평범한 나는 천재를 원망한다
당신 때문이야 그놈의 이상 때문이야
시간은 무의미해지고 뇌는 절여지며
눈꺼풀이 무거우나 닫아서는 안되지
아직도 세상은 내게 떼인 여섯 시간을
돌려받겠다며 문 앞서 독촉 중이다
상처나 딱지를 핑계로 앉아 쉴 수 없다는 이유라기에는
말도 안 되는 단어를 이어 읊어댄 골초 주제에
뭐가 그리 부끄럽다며 숨어 들어갔는지
점점 더 퍼레지는 이 밤은
망할 놈의 그 시인 때문이야
그의 나이를 추월한 나의
척추를 따라 서리는 염증은 다 그 인간 때문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