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퀀싱과 샘플링, 그리고 Serato Studio 활용기.
지난 글에서는 밴드 사운드를 만들어봤다. 그리고 마지막에 샘플링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고 글을 마쳤다. 6화에서 얘기했지만, 샘플링은 소리 표본을 채취하는 것이다.
사실 작곡을 처음 시작했을 때, 나는 시퀀싱과 샘플링에 대해서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실제로는 시퀀싱과 샘플링을 구사하고 있음에도 나는 그냥 가상 악기를 다룬다고 생각하거나, 아니면 그냥 소리의 일부를 잘라 넣고 있었을 뿐이다. 밴드 사운드는 어떻게 보면 직관적이다. 실제로 악기를 연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퀀싱과 샘플링의 경우, 개념을 모르면 감을 잡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는 사기꾼처럼 보일 수도 있고, 왜인지 비도덕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의 선입견 중 하나는 실제로 고생해서 만든 음악이 진짜 음악이고, 컴퓨터 내에서 쉬운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음악은 별로라는 식이다.
그런데 내가 힙합에 빠지고 나서 개념을 익혔을 때, 완전히 다른 세계를 봤다. 어떻게 보면 현실의 제약에서 벗어나 마음대로 소리를 창조할 수 있는 놀이터를 알게 된 셈이다. 작곡에 대한 인식도 변했다. 나는 기타로 코드 진행을 짜서 멜로디를 만들고 작사를 하는 작법만 아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루프 기반의 작곡을 알게 되면서 시중의 많은 다른 장르의 곡들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알게 되었고, 그래서 그런 음악을 시작하게 됐다.
그렇다면 정말로 간단하게 시퀀싱과 샘플링에 대한 설명을 하고 넘어가자. 사실 시퀀싱 따로, 샘플링 따로 글을 쓰고 합치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브런치북 공모전에 꼭 지원을 하고 싶다. 오늘이 마감일이라서 부득이하게 하나의 글로 합쳤다. 분량이 좀 많아지기도 하고, 얕게 다루는 것 같지만 그래도 응모를 꼭 해보고 싶기에 빠르게 훑어보자.
시퀀스(sequence)란 사건 등의 순서를 의미한다. 시퀀싱(sequencing)이란 뭘까? 순서를 정하는 것이다. 즉 음악에서 시퀀싱이란 소리의 순서를 정하는 작업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보통은 미디(MIDI) 작업을 할 때만 시퀀싱이라고 표현을 한다. 그렇다면 미디는 뭐고, 미디 작업을 한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조금 엉뚱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오르골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자. 오르골을 보면 뭔가 길쭉한 원통이나 아니면 원반이 들어있고, 태엽을 감으면 저절로 돌아가면서 정해진 대로 바늘이 튕기며 맑고 예쁜 소리가 난다. 그런데 그 곡은 원통이나 원반에 '이런 순서로 재생을 하라'라고 기록을 해놓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르골은 어떤 의미에서 시퀀싱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소리 박물관 같은 곳에 가면 있는 물건인데, 1900년대 초반에 자동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치가 있었다. Player Piano라고 하는데, 그때는 라디오도 없었기 때문에 술집 같은 곳에서 자동으로 음악이 재생되며 흥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한다. 자동으로 연주가 되는데 그냥 저 악보만 바꾸면 다른 곡을 자동으로 연주하게끔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자동 피아노가 연주되는 방식을 보면, 마치 천공 카드와 닮아있다. 천공 카드란, 초창기 컴퓨터에 데이터를 입력하는 용도로 정해진 곳에 구멍이 어떻게 뚫려 있는지에 따라 저장하는 데이터가 달라지는 종이다. 피아노에 '이렇게 재생하라'라고 말해주는 데이터를 입력한다는 의미에서, 자동 피아노의 악보와 천공 카드의 목적은 같다.
이제 미디로 돌아와 보자. 미디는, 저 자동 피아노를 연주하는 악보를 전자 악기들이 디지털 신호를 주고받는 것으로 대체한 것이다. 즉 소리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재생하라'라고 말해주는 데이터들을 주고받을 수 있는 표준 규격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데이터를 입력한다는 점에서, 미디 작업을 하는 건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같다.
미디에 대해서 더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분량이 많이 길어지는 주제다. 컴퓨터 음악의 역사를 훑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DAW 내에서 가상 악기를 연주할 때 미디를 기반으로 한다는 것만 이해하면 된다. 그리고 그 미디는 DAW 내에서만 통용되는 언어가 아닌, 거의 모든 전자 악기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표준 규격이라는 것만 이해하면 된다.
시퀀싱을 얘기하면 신디사이저를 빼놓을 수가 없다. synthesize는 합성하다라는 뜻으로, 신디사이저는 주파수나 파형의 소리를 합성해 새로운 소리를 만드는 장치를 의미한다. 원리를 설명하기에는 분량이 너무 길어진다. 소리를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완전히 처음부터 만들어낼 수 있는 장치라고 이해해도 된다. 이렇게 말하면 어렵게 들리지만, 신디사이저 소리를 몇 개만 찾아서 들어봐도 너무나 귀에 익숙할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노래들이 신디사이저의 소리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신디사이저도 아날로그 신디사이저가 먼저 나왔다. 그렇게 발전이 거듭되다 1990년대에는 컴퓨터 내에서 음을 처음부터 만들어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 신디사이저가 나왔으며, 이것이 요즘 DAW에서 가상 악기로 불러올 수 있는 그 신디사이저들이다. 신디사이저에 대한 자세한 역사는 이 글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왜 이 얘기를 길게 하고 있을까? 꼭 얘기하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DAW 내에서 가상 악기라고 하면, 사실은 크게 보면 두 종류로 볼 수 있다. 그중 하나는 신디사이저 계열인데, 특징은 소리를 컴퓨터에서 처음부터 만들어내기 때문에 녹음된 소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즉 음원이 아예 담겨 있지 않고, 어떻게 보면 뜯어서 확인해 보면 컴퓨터 코드 덩어리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용량도 작은 편이다. 정말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가 신디사이저라면, 다른 하나는 뭘까? 이 것이 오늘 설명할 메인 주제다. 바로 샘플러다.
저번 글에서 밴드 사운드를 만들 때, 우리는 실제 드럼을 연주하는 것을 녹음하지 않았다. 대신 드럼 소리를 컴퓨터 안에서 구현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LUNA에 내장된 드럼 가상 악기를 불러와 마스터 키보드로 ‘도’와 ‘레’를 누르면, 각각 킥과 스네어의 소리가 재생이 됐다. 그리고 건반을 살살 누르면 실제로 드럼을 살살 치는 소리가 나오고, 반대로 세게 누르면 세게 치는 소리가 난다.
그런데 이 드럼 소리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신디사이저처럼 진짜 같은 드럼 소리를 컴퓨터 안에서 만들어내는 걸까? 음... 아니다. 훨씬 무식한 방법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N03CiJn9lqM
답은 간단하다. 일일이 다 녹음한다. 이 영상은 드럼 가상 악기인 Addictive Drums 2의 확장팩을 제작하는 비하인드 영상이다. 그런데 영상을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정성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많은 드럼을 하나하나 테스트해 보고, 여러 마이크를 사용해 녹음을 받고, 각 장르의 애티튜드(Attitude)에 맞게 사운드를 조절한다. 심지어 조그맣게 연주하는 것과 크게 연주하는 것까지 전부 다 녹음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하나 다듬어진 소리를 가진 가상 악기를 설치하면, 스튜디오의 사운드를 집으로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이 것을 다르게 얘기하면, '드럼의 소리를 샘플링하여 소프트웨어 샘플러로 가져온다'라고 할 수 있다. Addictive Drums 같은 드럼 가상 악기는 샘플러다. 마찬가지로 피아노를 직접 녹음한 가상 악기, 오케스트라에 들어가는 플루트나 바이올린을 녹음한 가상 악기도 같은 원리다.
아까 신디사이저는 아날로그 신디사이저가 먼저라고 했다. 샘플러는... 뭐랄까. '기존에 녹음된 소리를 연주할 수 있는 장치'로 한정하면 멜로트론이라는 악기가 시초지만,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능해졌다고 보는 것이 맞다. 왜냐하면 아날로그 시대에 음악을 저장하는 곳은 테이프나 LP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음악을 저장하는 것이 디지털 환경으로 오면서 물리적인 제한이 없어졌고, 그러면서 샘플러라고 하면 흔히 떠오르는 것들이 등장했다.
요약하면, 신디사이저는 음을 처음부터 만들어낸다. 샘플러는 음을 가져와 재생한다. 이를 알면 왜 컴퓨터에서 어떤 가상 악기는 50MB도 안 하고, 어떤 가상 악기는 용량이 5GB나 되는지를 알 수 있다. 샘플러의 역사에 대해서는 이 글을 참고하면 좋다.
그런데 샘플러로는 사실 단순히 소리를 재생하는 것뿐만 아니라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드럼 소리를 녹음한 샘플을 정직하게 재생하는 가상 악기도 샘플러지만, 보통 샘플러라고 하면 소리를 마음대로 조작하고 소리를 변형할 수 있는 장비가 연상된다.
그리고 요즘의 대중음악에서 이 신디사이저와 샘플러를 빼놓을 수 없다.
여기까지 시퀀싱과 샘플링의 개념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이제 신나는 얘기를 해보자. 만약 당신이 저 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음악 장르를 만들고 싶다면... 악기를 연주하지 못해도 된다! 예를 들면 일렉트로니카, 힙합 등이다. 약간의 노하우만 있으면 키보드와 마우스만으로 최고의 곡을 만들 수 있다. 오히려 이쪽 장르는 악기 연주 실력이 프로듀싱과 거의 관계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뭐, 원하는 음이나 멜로디를 쉽게 입력하는 용도로는 좋지만, 실제 피아노 연주를 처음부터 끝까지 재현하거나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전자 음악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전자 음악이라고 하면 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K-Pop들이 대부분 시퀀싱과 샘플링을 적절히 활용해서 만들어진다. 만약에 내고 싶은 음반이 이런 음악이라면, 전자 음악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최대한 돈을 절약하면서 프로페셔널한 사운드를 낸다'의 글 취지로 돌아와 보자. 만약에 신디사이저를 시퀀싱하는 것을 위주로 작곡을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걸 위해서 많은 무료 DAW를 찾아봤다. 그런데 내가 내린 결론은, 이 쪽은 상용 DAW를 구매하고 시작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다.
앞서 활용한 LUNA를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그런데 Pro Tools에 대해서 설명할 때, 레코딩 용도로 나온 소프트웨어라 미디 기능은 있긴 하지만 어딘가 불편하다고 말했다. LUNA의 미디 편집은 딱 그런 느낌으로 불편하다. 오토메이션도 다 되고,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편집하는 건 다 된다. 그런데 일렉트로니카를 만드는 것은 소리를 자유자재로 만들어내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는 것이 편해야 한다. LUNA는 그런 느낌의 DAW는 아니다. 전통적인 아날로그 기반 스튜디오를 모방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미디 편집 기능이 훌륭하다는 무료 DAW를 활용해서 소개하는 방법도 생각해 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다음과 같은 DAW를 구매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신디사이저를 이용하는 것은 공부가 필수적이다. ADSR, 오실리에이터, LFO는 뭔가? Cutoff와 Resonance는 뭐란 말인가? 신디사이저만 딱 사용하는 거라면은 아무 DAW도 괜찮다. 그런데 일렉트로니카는 그 신디사이저를 정말로 숨 쉬듯이 활용해야 하는 장르다. 그러기 위해서는 DAW 자체와 긴밀하게 연결된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그 DAW에 맞춰 공부가 꽤나 필요함을 의미한다.
경로 의존성이라는 게 있다. 무료 DAW에서 LUNA를 추천한 이유는 표준 DAW인 Pro Tools와 닮아 있기 때문이다. LUNA를 가볍게 사용하다가 Cubase나 Logic Pro로 넘어가는 것은 몇 가지만 다시 외우면 될 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그런데 미디 시퀀싱을 익히고 신디사이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목적으로 DAW를 활용하는 것은 깊은 사용법을 요구하며, 그렇기에 한 번 손에 익은 소프트웨어를 바꾸기 어렵다. 무료 대안으로는 저번 글에서 다뤘던 Cakewalk Sonar, Reaper 등을 얘기할 수 있겠지만, 나는 전자 음악은 공부가 필수적이기에 사용자가 많고 전자 음악에 특화된 상용 DAW로 바로 넘어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Ableton Live, FL Studio는 사용자가 많을뿐더러 튜토리얼도 충실하다. Bitwig Studio는 이번에 조사를 하면서 알게 된 DAW인데, 한 번 사용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면서 특화된 기능이 많았다. 이 세 개 중에 하나를 고르면 전자 음악 작곡에서는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Cubase, Logic Pro, Studio One 등도 훌륭하며 못할 것은 없다. 그런데 하필 LUNA는 Pro Tools를 많이 닮아 있어서, LUNA로 많은 트랙의 미디 시퀀싱을 하면서 사운드 메이킹을 하는 것은... 일부러 돌아가는 길을 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 추천할 수 없다.
하지만 시퀀싱은 가볍게 하고, 샘플링을 위주로 음악을 만들고 싶다면 어떨까? 무료 대안이 있을까?
비트메이킹 용도로는 무료로 가능한 소프트웨어가 있다. 바로 MPC Beats와, Serato Studio다. MPC Beats는 올드스쿨 힙합을 정의한 바로 그 MPC 스타일의 작곡이 가능하다. 무료라고 기능에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 AKAI에서 나온 컨트롤러를 활용하면 더 좋지만, 없어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단점은, 바로 그 MPC 스타일의 작곡 자체에 있다.
<혼자서 음반 내는 법> 두 번째 화에서 얘기했었던 그 흑인 학생은 AKAI MPC를 사용했다. 그런데 그걸 보고 비트메이킹을 처음 시작했던 내가 MPC 대신 Maschine을 선택한 이유는... MPC를 만져봤는데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도통 이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Program에서 뭘 눌러서, 뭘 누르면 반복이 되고... 아무튼 뭔가 큐베이스와 로직에 친숙했던 내가 MPC를 사용하기에는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Maschine은 루프 기반으로 작곡하는 것은 같지만, 약간 DAW와 닮아있어서 학습과 사용이 편했다.
그런데 MPC도 최근에 업데이트가 되면서 DAW 스타일의 편집도 가능하게끔 변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건 하드웨어 샘플러에 한정된 얘기 같다. MPC Beats를 설치해서 이것저것 만져본 결과, 이 소프트웨어는 내가 처음 적응이 어려웠던 아직 그 전통의 MPC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내 생각에는 MPC에 대한 지식이 이미 있거나, 아니면 하드웨어를 구매할 의사가 있는데 미리 사용해 보는 것이 아니라면 쉽게 추천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Serato Studio를 추천한다. MPC Beats와 달리 무료 버전은 제한이 있다. 그런데 그 제한은 뭐랄까… 충분히 우회할 수 있는 제한이랄까? 직접 제작을 해보니 무료 버전으로도 충분한 퀄리티의 비트를 만드는데 필요한 기능이 모두 있었다. Serato는 원래 DJ 장비로 유명한 회사로, 프로듀서에게는 Serato Sample이 유명하다. 샘플 플립(Sample Flip)에 특화되어 있는 플러그인으로, 아무 음원을 넣으면 자동으로 잘라주면서 바로 연주해 볼 수 있다.
그런데 Serato Studio는 Serato Sample이 내장되어 있다. Serato Sample은 $159를 구매해야 하는 유료 플러그인이다. Serato Studio는 스탠드얼론 프로그램인 대신, Serato Sample을 무료로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애초에 비트메이킹 소프트웨어는 그 안에서 모두 끝내고 바로 완성된 음원을 제작하는 목적이 아니다. 기초 공사를 끝내고, 마무리는 DAW로 가져와서 편집하는 것이 일반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Serato Studio 무료 버전에서 비트메이킹을 하고, LUNA로 가져와 편곡을 한 뒤 최종 믹싱을 하면 음원 발매까지 가능한 수준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
자, 본격적으로 비트메이킹을 하기 전에, 진짜로 딱 하나만 더 얘기하고 가자. 샘플 플립(Sample Flip)이라는 기법이다. 이게 뭔지 이해하는 것은 영상을 보는 게 빠르기 때문에, 다음 영상을 한 번 봤으면 한다.
https://youtu.be/5AqHSvR9bqs?si=qoYlvJ5LVGhWb3Pg
Daft Punk는 프랑스 파리 출신의 일렉트로니카 듀오 뮤지션이다. 이들이 제작한 곡들 중 일부는 샘플링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그런데 샘플링을 할 때는 원래의 곡을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도 흔하지만, Daft Punk가 프로듀싱한 곡은 이를 한 단계 넘는다. 바로 샘플의 순서를 마구 바꿔서 새로운 곡으로 탄생시키는 것이다. 이런 분석 영상 없이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식의 작법을 샘플 플립이라고 한다.
그리고 Serato Studio는 이런 작법으로 곡을 만들기에 매우 좋다. 이제 실전으로 들어가 비트메이킹을 해보자.
Serato Studio는 매우 직관적인 프로그램이다. 그냥 샘플을 갖다 넣으면 알아서 자동으로 잘라주고, 그걸 마음대로 연주해 보면서 좋게 들리는 패턴을 만들어 녹음하면 된다. 컴퓨터 키보드로도 샘플을 연주할 수 있다. 아무런 뭐가 없어도 키보드를 두드리며 재밌게 놀다 보면 곡을 하나 만들 수 있는 셈이다.
무료 버전에 기본으로 내장된 루프와 드럼 키트를 이용해서 비트를 만들어봤다. 이 부분은 글로 설명하면 길어질 것 같아 영상을 준비했다.
이렇게 비트를 만들어봤다. 사실 여기서 글을 끝내도 되지만, 약간의 욕심이 생겼다. 비트는 랩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완전히 다르게 들리기 때문이다. 원래는 무료 샘플에서 랩하는 것을 찾아 붙여 넣을 생각이었는데, 그것보다는 기왕이면 직접 랩메이킹까지 해서 얹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솔직하게 말하겠다. 나는 래퍼가 아니다. 내가 힙합을 오래 하면서 깨달은 결론이다. 그냥 내게 래퍼로서 커리어를 쌓는다는 건 순수하게 불가능하다. 내가 래퍼에 걸맞은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내향적이고, 집에서 이렇게 뭔가를 만드는 건 좋아하지만 이를 직업적으로 밖에서 하는 것은... 전혀 상상이 가질 않는다. 그래서인지 내가 보컬을 한 앨범이 세 개나 있지만, 그중 정석적인 랩을 한 앨범은 없다. 오토튠을 건 싱잉랩에 가깝다.
그렇지만 내가 한국 힙합에 끌린 것은 한국어 라임의 매력에 반했기 때문도 있었다. 그리고 그 라이밍하는 연습을 많이 해놨었다.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또 랩을 해보겠는가? 그렇게 가사를 쓰기 시작했다. 먼저 벌스(verse) 부분이 나왔다. 브런치에 약 일주일 간 쉬지 않고 달리면서 글을 썼는데, 공모전에 꼭 참가해보고 싶다는 의지였다. 그리고 영혼도심 시절에는 정보를 거의 공유하지 않고 앨범만 발표했었는데, 이제는 이를 바꾸어 나를 더 공유하고 더 적극적으로 콘텐츠들을 내려고 한다. 그런 심리가 반영된 가사다.
그다음 훅(hook) 부분을 썼다. 어떻게 만들까 하다가, 브런치의 메인 캐치프레이즈라고 말해야 하나. 다음과 같은 문구가 사이트 하단에 있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 Lewis
글쓰기로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다. 이 문장이 계속 가슴에 남았다. 글쓰기로...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다. 그러다가 머리 한편에 있던 'flawless'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결점이 없다, 완벽하다는 뜻이다. 어감이 좋아서 기억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자 가사의 스토리가 생각났다. 어떤 사람이 결점 없는 것을 만들었다. 누군가가 그 비결을 묻는다. 그가 대답한다. "글을 쓰는 것이 내 비결입니다."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연재한 경험을 담은 가사가 나왔다. LUNA로 비트를 옮겨와 레코딩을 하고 믹싱을 했다. 저번 글에서 록 사운드를 믹스한 것과 거의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아마 이제는 어떻게 작업했을지 눈에 그려질 것이다. 마스터링이 조금 아쉽지만, 다른 플러그인을 찾아봐야 할 것 같아서 이 정도까지만 작업했다.
저번 글처럼 영상을 첨부하면서 마치려고 한다. 혹시 1화부터 지금까지 쭉 읽어주신 분이 계시다면, 정말 감사하다는 얘기를 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브런치와 유튜브를 통해서 더 많은 콘텐츠를 공유할 예정이니, 계속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
https://youtu.be/8-IwtNnl0Tc?si=Zf5Xj_BJN_UNimvh
H
How can you make something so flawless
by writing, I promise
풀어냈어 삶이라는 고민
by writing, I uploded again
V
점심에 일어났지 거의 매일
브런치 먹으며 upload 했지
브런치에 올려 yeah i’m hustlin
당당히 변해 발걸음이
더 나은 삶을 바래
시작했어 변화를
아무도 몰라 정답은
그저 있는 그대로를 써가며
원하는 삶에 도달
yeah i’m online
히지노처럼 난
일상의 서사로 우주를 쓴다
더 나은 나를 하루하루
곧 판 가름 나는
나의 싸움의 결과를
보여주고 증명
이젠 안 기다려 순서를
H
How can you make something so flawless
by writing, I promise
풀어냈어 삶이라는 고민
by writing, I uploded ag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