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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 May 19. 2021

호치민 유기묘 입양 어떻게 받나요?

제가 경험한 곳만 정보 공유합니다.

친구  Jill 한테서 급하게 연락이 왔다.

빨리 연락해보라고.

이 고양이 지금 유기묘 분양 사이트에 올라왔다고.


이미 늦었더라구요.

눈 깜짝 할사이에 분양 예약 완료가 되었어요.


이아이를 원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고양이를 분양받기 위해 우선 정보를 수집했다. 구글, 유튜브 검색만으로 고양이 입양은 쉽지 않았다. 베트남에서 건강한 반려묘를 찾는 일은 '엄마 찾아 삼만리'만큼 어려웠다. 그만큼 정보가 없었다. 푸미흥 한인 애견샵이나, 교민 카페를 통해 주로 거래가 되는 듯 보였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먼치킨 고양이 분양 게시글을 몇 개 정도 보았다. 분양가 역시 어마 어마 했다. 고양이가 그 정도로 비싼지도 몰랐고, 고양이 종류가 그토록 많은지도 몰랐다.


주변 친구 집사들 덕분에 ARC라는 (RESCUE CAT) 구조 고양이 단체를 알게 되었고 회원 가입을 했다. 회원 가입을 하자마자 메신저로 가입절차 구글 폼이 도착했다. 차근차근 작성했다. 가족 구성원 정보까지 세세히 기록해야 했다.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은 아이 나이와 성별까지 기입을 해야 했다. ARC구조 단체는 조직적이었다. 꽤 큰 단체였다. 그룹방에 다시 초대되었고 그들 중 한 명과 세부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입양 비용이 어디에 사용되는지, 그리고 입양 후 구조단체가 하는 업무를 안내받았다. 그들은 초보 집사를 위해 대기하고 있는 SOS 구조대원 같았다.


특별히 원하는 고양이가 있는지, 어린 고양이를 원하는지, 고양이 기른 경험은 있는지, 선호하는 성별은 있는지, 중성화 수술을 꼭 해야 한다는 다짐도 받았고 그 비용은 입양 가격에 포함되어있었다. 가격은 200만 동에서 300만 동 사이였다. 열흘 동안 시범 적으로 고양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간이 있었고, 추후 입양 절차를 밟아야지만 정식 집사가 될 자격이 주어졌다. 소중한 생명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엄숙했고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당시 그들의 추진력과 빠른 진행이 살짝 부담스러웠다. 고양이 외모를 보고서 이 고양이 저 고양이 고르기도 눈치가 보였다. 아픈 고양이는 입양하고 싶지 않았다. 말 그대로 반려묘였기 때문에 신중해야 했다. 하지만 유기묘센터에서 마치 시장에서 과일을 고르는 아줌마처럼 고양이를 고를 수 없었고 원하는 고양이가 나오더라도 벌써 다른 사람에게 예약이 되어 있었다. 그들은 고양이와 사랑에 빠져 이 세상 모든 고양이가 좋은 집사를 만났으면 하는 눈치였다. 그렇지만 난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이 세상 고양이를 다 이뻐할 만큼 마음 그릇이 크지 못했다. 지금도 그렇다. 우리 보리만 이쁘다.


꽤 복잡했다. 고양이를 입양하기도 전에 지쳐버렸다. 도움이 절실한 초보 집사에게는 든든한 백 같은 역할이었다. 물론 나도 절실했지만 핸드폰 메신저로 끊임없는 대화와 고양이 사진을 주고받는 일은 꽤 거추장스러웠다. 정보를 찾는답시고 밤마다 핸드폰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글쓰기 작업할 때처럼 눈에 초점이 잘 잡히지 않았다. 엄지 손가락도 아팠다. 핸드폰 스크린 타임이 늘었다는 알람이 자동으로 울렸다. 아이는 입양하고 싶은 고양이 종류를 찾기 시작했고 난 유기묘 사진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막막할 뿐이었다. 글쓰기고 멈추었고, 책 읽기도 멈추었고, 마음은 콩밭에 저 멀리 가 있었다.


집사 친구들이 조언해주기를 첫눈에 반하는 고양이가 있다고 했다. 그 고양이가 내 고양이라고 했다. 유기묘 고양이는 대부분 베트남 길고양이였다. 귀가 참으로 컸다. 여우처럼 뾰족하고 높았다. 얼굴은 삼각형에 가까웠다. 우리 집 식구는 사진 속 고양이를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다. 한평생 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는 남편은 계속해서 고양이는 야생에서 살아야 한다고 강조를 했다. 그리고 동물은 자연의 품속에서 자라야 한다며 은근히 싫은 티를 내었다.


고양이 입양을 결심하고 2개월이 흘렀다.  역시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앞집 Owen (오웬) 고양이를 기르고 있었다. 퇴근길 아파트 일층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보자마자 오웬 엄마를 붙잡고서 이런저런 고양이에 관해 물어보았다. 오웬 엄마는 미국 영사관에서 한다. 영사관 잔디밭에 새끼 고양이들이 버려져 있었고 어미 고양이가 하루가 지나도 나타나지 않아 영사관 직원들이 각각  마리씩 데려와 키우기로 했다고 한다. 벌써 4 전이라며 고양이 키우기가 쉽다는  이야기를 했다.


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윗집 타야를 만났다. 타야를 붙잡고 다시 또 고양이 이야기를 했다. 타야 역시 수의사한테 가서 유기묘 고양이를 입양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고 기다려보라고 했다. 자기도 어릴 적 한평생 함께 고양이와 자랐지만 남편이 알레르기가 심해서 더 이상 기를 수 없다고 했다. 나를 응원해 주었다.


물어보고, 정보를 찾아 뒤져 보고, 고민해 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그러는 동안 머리는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나 정말 할 수 있을까?'를 수천번은 되뇌었던 것 같다.


토요일 아침 어느 날, 남편과 함께 ARC에 직접 다녀왔다. 고양이가 많았다. 넓은 철장 안에 10마리는 넘는 고양이들이 있었다. 어떤 고양이는 기침이 심했다. 냄새도 심했다. 마스크를 하고 있었지만 입안이 고양이 털로 꽉 찬 듯 혀가 까끌까끌했다. 순간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는지 의심될 정도로 목이 칼칼했다. 흰고양이, 점박이 고양이, 노랑 줄무니 고양이. 모두 베트남 고양이었다. 고작 6개월에서 1년 미만인 유기묘였다.


문제는 친구들이 말한 그 어떤 고양이도 '이 고양이다'라는 나의 유기묘를 찾을 수가 없었다. 미안했다. 그리고 시간은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아이 역시 아깽이를 원했다.


매일 밤 우리가족 대화였다.


'우리 정말 할 수 있을까?'

'갑자기 한국 발령 나면 어떡하지?'

'데려가야지. 그치?'

'어디서 어떻게 다시 알아보지?'


우리 가족은 그렇게 또다시 '나만의 고양이'를 찾아 호치민 바닥을 헤매기 시작합니다.



http://arcpets.com/


사이공 고양이 입양 페이스북 사이트.

https://www.facebook.com/cuutrochomeo/


사이공 캣 러버스 사이트.

https://www.awasome.org/



아파트 주민 친구가 운영하는 곳.

https://www.facebook.com/ipawsai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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