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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oi Oct 25. 2023

과연 호치민 국제학교는 믿을 만 한가? #2

2편

1편에 이어서~


한국에 있는 국제학교 학비는 호치민에 있는 국제 학교 학비와 비슷합니다. 덕분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절약하며 살림을 줄이면서 아이 학비에 목숨을 걸고 국제학교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만큼 별난 엄마 이기도 합니다. 다행인 것은 아이도 만족한다는 점입니다.



호치민 국제학교는 믿을만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영어에 대한 관심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국제학교 카페에 가입이 되어 있는데, 그곳에서 어떤 분이 호치민으로 영어공부를 위해 호치민 국제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싶다고 했습니다. 글세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학교'와 '학원'은 다르다는 말씀을 그분께 드리고 싶었습니다. 영어공부를 위해서? 굳이?


학교는 학교인데 한국 엄마들은 국제학교를 영어학원으로 생각하시는 분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럼 제가 호치민국제학교에서 국제학교이기 때문에 만족했던 부분을 언급해 보겠습니다. 공부적인 면보다 인성과 창의성 그리고 아이들의 생동감을 중요시했다는 부분입니다.


첫째. 여러 Activity와 클럽 활동, 대외활동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 공부도 중요하지만, 예체능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학교에서 하는 활동 중 뛰어나게 잘하거나 특출 나서 상을 받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냥 그 활동에 참여하는 자체로도 충분합니다. 아이가 얻는 경험과 추억은 훗날 그 아이가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입니다. 긴장감, 스트레스를 어린 나이 때부터 조절할 수 있는 인내심이 저절로 길러집니다. 단체경기나 시합에서 주어지는 책임감, 옆에 함께한 친구를 보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 서로를 응원할 수 있는 선의경쟁력을 배우게 됩니다. 단점보단 장점이 훨씬 많습니다.


많은 교육자들이 말하는 '자존감'이 저절로 채워집니다. 하지만 저는 그 '자존감'은 양극의 칼날 같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 자존감을 아이가 어떻게 이용을 하고 마음에서 어떤 자세로 받아들이는지가 중요합니다. 그것 또한 학교 생활을 하면서 배우게 됩니다.


두 번째. 대외활동을 하면서 해외 원정 경기 출전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부모와 아이와 함께 동시에 성장하게 됩니다. 힘겹고 고생스러운 과정 이후 가지게 되는 값진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아이가 됩니다. 인생, 삶에 대한 '몰입'을 저절로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내 아이만, 당신의 아이만 잘해서 메달과 트로피를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 팀'이 함께 이뤄낸 결실을 맛보며 그 순간 부모와 아이는 마음일체가 이루어집니다. 저에게도 그런 기회가 몇 번 있었습니다. 8살 아이가 새벽 4시에 스스로 일어나 조식을 먹고 경기에 참가했었어요. 그때 그 이야기를 지금도 아이와 주고받기도 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조그만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몇 날 며칠 동안 경기에 참여했을지... 아직도 가슴이 뭉클합니다. 하지만 아이에게도 저에게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우리만의 추억이 생겼고 그 힘으로 저희 아이는 엄마인 저를 더욱 신뢰합니다. 아~ 갑자기 그때 기억이 나면서 가슴이 울컥하네요.


세 번째. 몸도 마음도 건강한 아이로 자랄 수 있는 기회가 한국국제학교 보단 많이 주어진 것 같습니다. 유치 초등아이들부터 아침마다 '명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연극, 악기공연, 축제행사등 모든 기회를 공평하게 아이들에게 주었습니다.


굳이 학교 공부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한국 교육열은 그곳에서도 뜨거웠습니다. 한국아이들은 정말 다 잘하기 때문입니다.


미국학교든 영국학교든 추구하는 교육 커리큘럼과 교육이념은 조금씩 달랐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하나였습니다. 건강한 아이로 키우기. 경쟁력 있는 강한 아이로 키우기. 그리고 대학 잘 보내기.


그러니 호치민 국제학교를 다닌다고 해서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주로 호치민에 거주하는 분들의 걱정입니다.


'한국에 있는 국제학교는 경쟁력이 치열하고, 공부는 죽을 만큼 시키고, 예체능도 다 해야 한다고 하던데...'  이런 말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호치민에 있다가 오면 국제학교 공부도 따라가기 힘들다던데 어떡하지?' 하는 고민글들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들은 호치민 국제학교 학업 수준이 대치동에 비해 자꾸만 형편없다고 합니다. '대치동'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픕니다. 대치동은 다녀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짧은 저의 소견으로 아이가 하고자 하는 의욕만 있다면 '한국국제학교 그렇게 살벌하지 않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예체능을 자주 접할 수 있는 호치민 국제학교가 가끔 그립기도 합니다. 호치민 국제학교 시스템이 아주 부족하다거나, 수준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아이 성향, 호기심, 성격에 따라 국제학교에서 얻어 오는 것은 달랐습니다. 리더십이 적극적인 아이들은 하우스 캡틴이나 리더, 조용하고 차분한 아이들은 창의력대회 수상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제학교를 가지 않고 한국 정규과정을 밟고 있는 많은 아이들도 별 무리 없이 잘 따라가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와 부모가 함께 그만큼 호치민에서 노력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한국어를 소홀히 하지 않고, 국제학교 활동, 수업 참여도 적극적으로 하고, 또 제일 중요한 '수학' 열심히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국학교에서 운동과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오히려 인기 스타가 된 친구들도 보았습니다.




한국에서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호치민처럼 열정적으로 예체능을 배울 곳이 마땅치가 않아요. 극과 극을 달립니다. 무조건 공부면 공부에 올인, 예체능이면 예체능에 올인하는 시스템 같아요. 호치민에서 처럼 공부와 예체능을 동시에 끌고 갈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에요. 국제학교에서 예체능을 하다 온 친구들의 수준은 동네 스포츠 학원에 가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완전 전문 선수처럼 훈련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요.


호치민 국제학교 편 글을 여기서 마무리할까 합니다.

여기까지가 저의 짧은 소견입니다. 호치민교육에 대해 더 할 말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지만 이만 줄이겠습니다.


당신도, 나도 엄마로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학교가 아니라 '아이가 가진 무한한 능력과 파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울림을 잘 따라가다 보면 아름다운 아이가 하나의 인격체로 그 앞에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나도 당신도 행운을 빕니다.


by Onpen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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