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50! 다른 삶을 살아보기~
저는 남들보다 좀 더 빠른 늙음을 준비 중입니다.
늙음을 단단하게 준비하고 싶어
요가를 시작했습니다.
그 준비 과정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늦은 나이라 생각했다.
사회관념상 100세 시대라며, 오래오래 살아서 중년 나이가 청년나이라 아무리 떠들어도 콧방귀를 뀌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마찬가지다. 그건 너들 사회 생각이고.. 나에게 나이는 숫자일 뿐 신체나이가 중요했다. 이미 마흔 중반에 몸은 생명력(호르몬 불균형, 심한 빈혈, 탈모, 하혈)을 잃어 가고 있었고 노화로 쳐진 피부와 주름살을 현실에서 마주쳤을 때 '이게 뭔가?'란 의문이 시작되었다. 서른 중반부터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고 삶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나에게 나이보다 중요한 건 신체 나이였다. 생물인 몸은 어차피 죽어가고 있다.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다. 단지 더디게 죽어 가고 있을 뿐이다. 처음엔 노화가 싫어서 운동을 시작했지만 이후 몸에 습관처럼 딱 달라붙은 운동은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내 삶 속에 필수조건처럼 스며들었다. 마치 산소처럼 말이다. 코로나 때도 집에서, 옥상에서 호찌민에 뜨거운 열기를 받으며 홈트를 했다. 확 찐 살을 빼야지만 적성이 풀렸다. 그러고 보니 난 성격도 참 모나고 지랄 맞다. 그래서 어쩌라고? 그게 나인걸.
덕분에 표면상의 젊음을 살짝 유지하고 있다. 100세 인생이건 긴 인생이 건 그런 건 사실 나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 나에게 오롯이 중요한 건 지금 현재 시간, 그리고 앞으로 딱 15년 정도의 시간이 중요하다. 65세 이후부터는 몸이 성할지도 모르겠고, 크게 아플지도 모른다. 그전에 암이나 큰 질병도 생길 수 있지만 아마 극복할 만큼의 에너지는 있을 듯하다. 그 이후, 70을 향해가는 몸이 성하다 한들 어차피 신체는 죽어가고 있다. 나의 장기와 모든 기관의 기능은 쇠하고 있고 난 서서히 그걸 받아들여야 할 나이임이 분명하다. 난 잘 죽기 위해 늙어가는 신체를 잘 달래고 보담아 가며 살아야 한다. 정신 역시 마찬 가지다. 내 삶을 잘 꾸리는 늙은이가 되고 싶다.
과연 잘 죽는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 말은 내가 나에게 하는 말이다. 젊은 시절을 하수구 시궁창에 처박듯 내팽개쳐서 나를 망가뜨리며 살다 정신 차려보니 옆에 자식이 있었다. 화들짝 놀라 스스로 현재 할 수 있는 걸 찾아보니 '잘 죽는 것' = '잘 사는 것'이었다. 잘 죽는 것은 나 스스로에게 부끄럼 없이 내 삶을 책임지며 묵묵히 살면 되는 삶이다. 잘 살아야지만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 나를 책임지는 것. 부끄럽지 않은 생을 마지막까지 살다 가면 되는 것이다. 현재 그것만이 나의 유일한 목표다. 숨 쉬고 아침에 일어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더 이상의 욕심과 욕망에 허덕이지 않는 것. 잘 산다는 정의는 누구나 다 다를 수 있다. 나에게는 평범한 하루를 감사히 살아 내는 것. 마치 월든처럼...
그래서 난 노력하기 시작했다. 글, 책, 운동, 집안일, 버리기, 정리정돈, 미니멀 라이프, 먹는 식습관. 일반적인 삶을 살기 시작했을 뿐 애를 쓰지는 않았다. 애를 쓰면 곧 지치기 때문에 나한테 맞추어 세상을 살기로 했다. 더 이상 나를 세상의 틀에 세상에 맞추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 어느 틀에도 나를 가두지 않을 것 같다. 부모가 바라는 효녀틀에서도 난 벗어날 준비가 되었다.
어렸을 땐 커서 뭐가 될지, 무엇을 할지, 어떤 일을 할지 알지 못해 시행과 착오를 많이 거친다. 기대도 하고 실망도 하며 자기만의 개념과 사상이 확립된 인간이 되어 간다. 허나 중년이 된 나는 반대로 기대도 실망도 딱히 없다. 시행착오를 겪는다 해도 담담히 겪을 것이다. 또 앞으로 가야 할 길도 사실 거의 정해져 있다. 나의 머릿속에는 그렇다. 변수가 생길 수도 있지만 기본철학은 변하지 않는다.
'묵묵히 살아 내는 것.'
'수행하기'
'알아차리기'
이 신념을 가지고 난 체육관 요가원을 떠나 기로 했다.
더 찢고 싶고, 너 늘리고 싶고, 바른 자세로 앉고 싶고, 햄스트링과 힘줄 이완을 도울 수 있는 운동을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요가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신체 몸의 구조가 궁금하다. 매일 2달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다닌 요가 때문인지 몸에 변화도 꽤 찾아왔다. 나이 든 내가 요가하는 모습도 자주 상상한다. 어쩌면 60세 이전에 내가 계획하고 내가 결심한 삶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살아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지금이야!
움직여!!
라고 나 스스로 에게 외쳤다.
요가에 대하 아는 것이 없다 보니 집에서 인스타와 유튜브로 요가를 자주 보게 된다. 한동안 골프에 미쳐 있을 땐 침대에 누워서도 천장에 궤도를 그리며 잤던 그 시절이 떠오른다. 다음날 필드에 나가서 드라이브와 우드 헤드 정 중앙에 공이 탁 맞아 청량한 소리를 뿜으며 긴 포물선을 그리듯 날아가는 공을 연상하며 잠에 들었다. 우드는 추후 고구마로 대처했다. 그렇다. 한동안은 골프가 그렇게 재미있어서 열심히 치고 싶었지만 호찌민에서 아이 픽업 시간에 헉헉 거리고 메이드 손에 맞기기 싫어 그냥 거의 접었다.
동네 체육관에서 우연히 '요가'를 만났지만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해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판단이 최근에 섰다. 검도장에서 하는 요가는 나의 기대치에 점점 미치지 못했다. 중년 남자 선생님의 명확하지 않고 디테일하지 못한 설명을 듣고 동작을 만들다 보니 무리해서 오른쪽 좌골에 통증도 심해졌다. 또 남자 선생님이다 보니 자세교정을 직접 해주지 않는다. 난 점점 더 답답하고 알고 싶은 게 많고 궁금한 게 많아졌다. 체육관 요가는 나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60분 수업 시간도 짧게 느껴진다.
며칠을 고민하다 선생님께 마지막날 인사를 드렸다. 다음 달부터는 일이 생겨 못 나올 것 같다고. 선생님이 무척 서운해했지만 늦은 나이에 난 꿈을 위해 체육관을 그만두었다.
메몰차게 나왔다.
가족 같았고, 정분을 나누던 분들에게 딱히 인사는 하지 않았다. 일이 있어 당분간 못 나올 것 같다고만 이야기했다.
통증의학과에 다니며 좌골에 생긴 염증을 치료했고 난 길고 긴 요가여정을 떠날 준비를 합니다.
네.
저 요가인 삶을 한번 짧게 살아 보고 싶어서 선택했습니다. (한 1년~2년 정도 생각 중입니다.)
요가인 삶이 지루해지면
다시 또 다른 삶을 골라 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멋대로 골라서 사는 삶의 재미
저도 한번 해보려고요~
감사합니다.
by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