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기가 대나무숲 ^^
근무조 변경이 있었다.
4명의 직원이 2명씩 오픈조, 마감조로 나누어 한 주씩 로테이션된다.
4월부터 마감조 근무로 시작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파트너를 바꾸게 되었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유였으나 근무조를 바꿔줄 수 있느냐고, 사장님이 부탁을 하셨다.
성수기가 오기 전에 팀워크와 업무능력을 상승시키기 위한, 모두를 위한 전략(?)이기도 했다.
한 직원이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라, 내가 좀 더 배려하기로 했다.
정해진 근무표 기준으로 날을 세어보니, 오픈이 7일이면, 마감이 16일이다.
그것도 함께 일하는 직원은 일하게 된 지 이제 한 달 반 정도 된 ‘신입’이다.(나는 입사 10일 차이나, 연차 1년차 진입)
아마도 내 손과 발이 더 바빠지겠군..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오픈조보다 마감조 일이 더 많다.
저녁에는 마감시간 1분 전까지 배달량이 많아 매출 면에서도 몇 배 차이가 난다.
매출이 적으면, 아무리 매장청소며 재료준비 등 할 일이 많다고 해도
오픈조가 덜 힘들고, 지금은 한가하게 쉬엄쉬엄 일할 수 있는 계절이다.
(극성수기가 된다 해도, 굳이 비교하자면 마감조가 더 힘들다. 특히 주말 마감은 사람을 2명 더 써야 할 정도니까.)
올해 2월까지 지난 사계절을 다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시기에 따라 일의 무게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조그만 매장, 작은 주방에서 더운 여름을 나기 위해선 무엇보다 직원들의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걸 안다.
내가 편한 시간대만 고집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만 열심인 사람과는 일하기 힘들다.
은근히 궂은일은 미뤄놓고 못 본척하는 밉상짓, 하기 싫은 일은 결국 일이 눈에 들어오고 찾아서 하는 사람 손으로 흘러가게 하는 것.
성실하게 좋은 마음으로 열심히 하다가도 기분 상하고, 화딱지가 날 수밖에 없다.
모두가 배려하고 양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있다.
그런데 다들 자기 입장이 있고, 내 맘 같지 않아서.. 복잡 미묘한 힘 겨루기가 느껴진다.
쿨하게 승낙하고 마음을 정해놓고도
나만 손해 보는거 아닌가 싶은 옹졸한 마음,
생색내고 싶고 치사해지는 마음에 썩 유쾌하진 않다.
그래도 이번에 근무조를 바꾼 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아직은 성수기가 아니니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마감하는 날이 많아 조금 더 피곤하다 해도 뭐 괜찮다.
그래서 승낙한 것이고 누구를 탓하고자 싶진 않은데, 이것이 다음 달까지 또 이어질까 봐 조금은 걱정이다.
마감하는 날이 많아지면, 나도 내 가정생활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보장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한편으로는 혼자 이렇게 계산기를 두드리는 자신을 보면서,
나 역시 대단히 아량이 넓거나 이타적인 사람을 아니구나, 하는 생각. (너도 똑같아.)
오너의 마음은 어떨까?....
에헤이.. 내가 뭐라고 오너의 마음까지 헤아리랴.
오지랖도 유분수지. 착한 척 하지 말자.
그냥 정해진 대로 이번 달까지는 부딪혀 보는 수밖에.
어찌 됐든 내가 할 일은 열심히, 타인과는 원만하게, 신입직원 잘 가르치고 도와줘야지..
오늘도 날이 꽤 더워서, 낮에 에어컨을 틀어달라는 손님이 있었다.
이번 주말에는 비소식도 있고, 기온도 조금은 떨어지던데..
손님이 많지 않을 듯.. 좀 덜 바쁘겠구먼.. 오예..ㅋ (사장님 죄송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