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나를 돌보다
돌이켜보면, 바쁘다 혹은 젊다는 핑계로 내 몸을 특별히 살피고 관리한 적이 없었다. 당장 눈앞에 해결해야 할 삶의 과제들이 우선이었다. 학생일 땐 학업에, 대학 졸업을 앞두고는 취업준비에, 입사 후엔 업무와 조직문화 적응에 급급했다. 살아오는 과정에서 어떻게 보면 감사하게도 건강이 크게 걸림돌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신체관리를 뒷전으로 미뤄둔 셈이었다.
그러나 출산을 하면서 건강문제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다가왔다. 살면서 큰 수술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제왕절개를 통한 출산 후유증으로 컨디션이 인생에서 가장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집안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다 보니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도 일상생활에 걸림돌이 되어 다가왔다. 특별히 시간이 많아서도 아니고 기회가 주어져서도 아니라, 발등에 불 떨어진 듯 건강이 급선무가 되고 나서야 내 몸을 살피게 되었다. 온몸이 아픈 것 같고 기력은 없는데 나에게 온전히 모든 것을 맡기고 있는 아이가 눈앞에 있는 상황이 되어서야 말이다.
먼저 나의 신체적 특성과 상태를 살펴야 했다. 문제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파악을 해야 어떻게 가꿔나갈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전에도 단편적으로 ‘내가 이런 부분이 있지’라고 스쳐 지나가듯 생각했을진 몰라도 종합적으로 판단해본 적은 없었다. 회사를 다니며 병원에서 매년 종합건강검진은 관성적으로 받았지만 나만큼 나의 몸을 종합적으로 잘 아는 사람이 있을까. 나의 타고난 체형이나 자세까지 머릿속으로 훑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큰 병 없이 건강하게 지내왔다 자부하지만 체력은 자랑할 수준은 아니다. 잠이 무척 많은 편인데 남들보다 잠을 많이 보충해야 일상 생활이 가능한 정도다. 이 역시도 체력과 관련된 것이리라. 근력이 곧 체력이라고 들었는데, 운동을 하나라도 꾸준히 해 온 것이 전혀 없었던 터여서 어떻게 보면 체력은 당연히 좋은 편일 수가 없다. 아이를 낳기 전에도 그랬는데, 출산 후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새벽에 몇 번씩 아이와 함께 깨다보니 그나마 있던 체력도 곤두박질쳤다. 따라서 체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급선무였다. 근육을 키우되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의 운동이 필요했다.
그런데 체력보다도 심각한 것이 있었으니 구부정한 자세다. 평소에 걸음걸이도 나쁘고 거북목에 라운드 숄더까지 총체적인 문제가 있다. 언제부터라고 콕 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학생 때부터 서서히 나빠진 것이 직장생활로 급격히 악화된 듯 하다. 책상에 앉아서 선생님이나 교수님을 바라볼 때보다 모니터에 집중에서 일을 할 때에 자세가 더욱 좋지 않다. 모니터와 입맞춤이라도 하라는 듯 허리와 목이 굽어진다. 어깨도 구부정하게 타자를 치다 보니 앞으로 말려들어가게 되었다. 오죽하면 왜 그리 위축되어 있냐며 어깨 좀 펴고 다니라는 얘기를 종종 들을 지경이었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며 수유하고 급하게 안아 들다 보니 더욱 상태가 심해졌다. 운동을 하며 자세교정도 같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자가진단을 하고 나니 해결까진 아니더라도 개선해나갈 방법이 다소 눈에 들어왔다.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 가닥이 대략 잡힌 것이다. 어떤 운동을 통해 체력을 늘리고 자세를 바르게 잡아갈 것인지 쉽게 정할 수 있었다. 식단도 사실 정답은 정해져 있지만 그간 피하다시피 한 선택지를 고르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새로이 배우게 된 나름의 기술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