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건강을 위한 첫 운동

비로소 나를 돌보다

by 여느

여태껏 살면서 건강관리를 특별히 한 적이 없었다. 내 심신을 돌보는 일은 사실 뒷전이었던 것 같다. 학생일 땐 공부가 1순위였고 취업준비생 시절엔 그저 어딘가에 입사하는 것이 중요했으며 그토록 바라던 입사 후에도 회사일이 우선이었다. 감사하게도 건강한 편이기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됐던 것인데, 내 몸은 방치되는 만큼 나빠지고 있었을 것이다.


당연하겠지만 운동을 꾸준히 한 경험도 없다. 수능을 치르고 대입 직전까지 잠깐, 군살을 빼고자 댄스학원에 한 달 정도 다녔던 기억이 난다. 이후로는 결혼식 직전에 최대한 늘씬한 신부로 보이고 싶어 저녁마다 바짝 운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번 모두 살을 빼기 위해, 즉 외적으로 예뻐 보이기 위해서였지 체력관리를 위해서라든지 근육량을 늘리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보다 더 건강해지려고 운동한 적은 지금까지 인생에서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살면서 처음으로, 건강해지고자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출산으로 인해 컨디션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육아를 하며 체력적인 한계, 체력 고갈로 인한 기분 저하를 심각하게 느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라는 말을 뼈저리게 실감했고, 일반적인 운동이 가능한 출산 후 6개월 이후를 기다리기까지 했다. 집에서 유튜브 영상을 보며 따라 하기도 하고, 혼자서 PT체조 100개를 세어가며 뜀박질하다 보니 어느 정도 원래 체력으로 돌아왔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아이의 활동성과 체력은 나날이 늘어나면서 엄마와의 체력 격차가 평행선 수준을 넘어 크레셴도처럼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싶어 필라테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필라테스를 선택한 이유는 근육량을 늘리고 체력을 높이는 것도 있지만 자세교정에도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임신 전에도 거북목과 소위 라운드 숄더라고 하는 앞으로 말린 어깨의 소유자였던 나는, 구부정하게 있지 말고 똑바로 걸으라는 소리를 종종 듣곤 했다. 설상가상으로 임신 중 배가 다른 임산부보다 심하게 나온 편이어서 배를 내밀고 허리 힘으로 버티며 걷던 자세가 굳어지기까지 했다. 아이를 수유하며 골반도 뒤틀어졌다. 신체부위별로 나쁜 자세의 표본이 되어버린 것이다.


시작해보니 필라테스가 어떤 운동인지 제대로 몰랐구나 싶었다. 막연히 요가보다는 활동적인 자세교정 운동이라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강도가 생각보다 높아서 깜짝 놀랐다. 매번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걸어오는 것도 힘들 정도였다. 내가 특별히 체력이 엄청 약하거나 근육량이 적어서 그런 것도 아니다. 어려운 자세도 곧잘 해내며 매일의 목표치 이상을 달성하곤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힘들지 않은 건 아니었다. 매번 나의 한계치만큼 밀어붙이는 느낌을 받았다.


걷는 게 힘들 정도였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운동해야겠다고 다짐할 정도로 무척 좋았다. 일단 몸이 나아지고 있음을 조금이라도 체감할 수 있었다. 실제로 인바디 측정을 통해 근육량이 적은 양이나마 수치상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일상생활에서도 체력이 예전보다 좋아짐을 느꼈다. 혹자는 공부보다도 정직한 것이 운동이라고, 내가 노력한 만큼 체력과 근육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했다. 예전엔 막연히 끄덕였던 그 말에 처음으로 진심으로 공감하게 되었다.


아무리 운동의 필요성과 효과를 절실히 느꼈을지라도, 지속해나가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강한 동력을 가지게 되었다. 바로 아이이다. 이제는 내 몸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엄마는 아플 틈도 없다. 피할 수 없는 고단한 현실이 오히려 힘의 원천이 된다. 지금 아이는 온전히 나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고 있기에 나는 건강해야 한다. 아이가 장성해서도 나는 건강을 유지해서 짐이 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더 이상 내게 운동은 체중계 속 숫자나 타인에게 보이는 실루엣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나는 나를 위해서, 그리고 아이를 위해서 운동을 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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