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은 내가 지난 30대를 보낸 집에서의 마지막 밤이라 그런지 이사로 피곤이 찌든 상태인데도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지금 내 감정을 기록으로 남겨놓고 싶은 마음에 어두운 새벽 밤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써본다.
이사하기 전날, 집은 이미 한바탕 난리가 나서 어수선하고 짐들이 빠지고 난 빈 붙박이장이나 서랍은 왠지 모르게 웅웅 거리는 것만 같다. 난 이곳에서 우리 두 아이를 10년 키웠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제일 예쁠 때 함께 한 곳이다. 곳곳에 아이들의 냄새가 아직도 배어져 있고 장난으로 붙인 스티커들이 여전히 그때 그 상황들을 연출해 주고 있다.
마지막 밤은 아들이 쓰던 이 층 침대에 누워 자려고 한다.
아들이 잠들 때까지 안아주거나 다리 오일 마사지를 해 주던 침대였는데... 분명 같은 침대인데 그때와는 이미 많이 변해있다.
이제는 이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추억을 여기 묻어두고 홀가분하게 떠나고 싶다.
더 이상 눈물을 머금고 있는 눈으로 살지 않고 미소가 새겨진 눈으로 행복바이러스를 품으며 살아가리라 다짐하며 오늘 마지막 밤 이곳과 쿨하게 작별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