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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징전 Oct 05. 2020

10년의 추억을 정리하며

지난 10년, 봄철 변덕쟁이 날씨처럼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30살... 둘째를 낳고 더 큰 보금자리로 이사를 했고

39살... 이혼을 하며 홀로서기를 위해  준비했고

40살... 인생 이모작을 꿈꾸며 새 보금자리로 떠난다.


오늘 밤은 내가 지난 30대를 보낸 집에서의 마지막 밤이라 그런지 이사로 피곤이 찌든 상태인데도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지금 내 감정을 기록으로 남겨놓고 싶은 마음에 어두운 새벽 밤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써본다.

이사하기 전날, 집은 이미 한바탕 난리가 나서 어수선하고 짐들이 빠지고 난 빈 붙박이장이나 서랍은 왠지 모르게 웅웅 거리는 것만 같다. 난 이곳에서 우리 두 아이를 10년 키웠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제일 예쁠 때 함께 한 곳이다. 곳곳에 아이들의 냄새가 아직도 배어져 있고 장난으로 붙인 스티커들이 여전히 그때 그 상황들을 연출해 주고 있다.


마지막 밤은 아들이 쓰던 이 층 침대에 누워 자려고 한다.

아들이 잠들 때까지 안아주거나 다리 오일 마사지를 해 주던 침대였는데... 분명 같은 침대인데 그때와는 이미 많이 변해있다.

이제는 이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추억을 여기 묻어두고 홀가분하게 떠나고 싶다.

더 이상 눈물을 머금고 있는 눈으로 살지 않고 미소가 새겨진 눈으로 행복바이러스를 품으며 살아가리라 다짐하며 오늘 마지막 밤 이곳과 쿨하게 작별을 해 본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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