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창빈 Nov 22. 2022

'쓰다'와 '그리다'의 일본어는 발음이 같다

방구석 일본어 40화




'쓰다'는 일본어로 '書く(kaku)', '그리다'는 일본어로 '描く(kaku)' 입니다.

두 단어의 발음이 같다는 우연한 발견과 함께, 쓰고 그리는 나의 요즘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나름대로 '읽는'사람이라고 자부해왔지만, 읽었던 책의 이름마저 잊힐 때쯤 다시 돌아보고 들춰보기는 싫은데 기억도 가물가물한 상태가 답답해졌습니다. 이도 저도 아닌 것보다도 못한 마이너스 상태의 나. 책을 읽는데 시간을 투자했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은 내가 답답했지만 책을 읽고(input) 나를 바꾸거나 생각을 정리하는 출력(output)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서 어찌할 도리도 없었습니다.


회사에서 매 월 5만 원 정도의 도서 구매비를 지원해주고 있는데, 이 혜택을 잘못 활용하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SNS에서 소개하는 자기 계발 서적이나, 소설 등 흥미 위주로 규칙 없이 장바구니에 담겨있던 목록을 살펴보다가 적당히 세 권에서 네 권을 골라 주문하는 루틴의 끝에는 '읽지 않는 책'이 남았습니다. 내 시간을 들여 꼭 읽어야 한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없었기에 한편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러다 우연히 '역행자(자수성가 청년 저)'를 읽었습니다. 마침 그 달의 도서 구매비는 다 사용하였고,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어서 서점에서 사 왔고, 일주일 동안 책을 한 번 훑어봤습니다. 


왜일까요? 아직도 유튜브에서 화제인 저자에 대한 신뢰가 100%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의 말은 묘하게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매일 두 시간씩 책을 읽으며 글을 쓴 22법칙이 30대 초반의 자수성가 청년을 만들었다는 스토리가 자꾸 마음 한편을 불편하게 합니다.


'사기꾼일지도 몰라', '저 사람은 특별하니까 잘 된 거지'라는 합리화를 하며 또 마이너스의 독서를 해서는 안된다는 마음이 제대로 자리를 잡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자의 변화는 그의 것이지만, 나도 스스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나에게 증명해 보이고 싶어 졌습니다.


책을 읽고,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이 아직 온전히 몸에 내려앉지 않았지만 '쓸모'를 찾는 인풋과 함께, 아웃풋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달라지려고 합니다. 매일 11시에는 잠자리에 들고, 다음날 6시에는 일어나서 아무 방해도 없는 나만의 독서시간을 가진 지 2주.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독서시간이 없어서 휘둘리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주체적으로 행동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깨달았습니다. 제가 경험한 독서의 첫 아웃풋은 '온전한 독서시간 만들기'입니다.


하루하루 스스로의 변화가 기대됩니다. 주제넘게 나도 가능하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쓰고 또 그리는 아웃풋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질(質)의 변화를 기대해봅니다. 

작가의 이전글 방구석 일본어 39 : 꿈(夢、ゆ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