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8]
세간에 이런 말이 있다.
"세상에 공짜란 없다"
공짜란 '힘이나 돈을 들이지 않고 거저 얻는 물건'을 뜻하는 단어이다. 여기서 물건은 밥일 수도 있고 돈일 수도 있고 마음일 수도 있고 수만 가지의 형상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드는 의문,, 정말 공짜란 없을까? 이 주제를 꺼내게 된 것은 중국에 오고 나서 두 번 연속 공짜로 끼니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중국에 온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이었지만, 환영회를 명목으로 팀원들끼리 회식을 하러 갔다.
회식장소는 龙华(롱화)역 5번 출구 근처에 있는 山石榴(샨실리우)라는 贵州(귀주) 음식점이었다.
회식 인원은 8명, 다 같이 퇴근 후에 옹기종기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도중에는 모여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국이었으면 바로 인상 찌푸려진 시선들이 쏟아졌을 텐데, 확실히 중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 보다 눈치는 안 보는 편인 것 같다. 회식이라면 보통 선배, 후배들과 어울리는 자리이기에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도 한국에서는 친한 동료들끼리만 모여서 밥 먹는 걸 좋아했다. 다만, 중국에서는 동료들 간 존칭이 없어 나이가 많든, 직급이 높든 상관없이 편하게 부르고 편하게 대했다. 그러다 보니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고, 내향적인 내 성격도 여기에서만은 외향적으로 변해가는 것 같았다.(실제로 I라는 사실에 많은 의혹을 받고 있다.) 贵州 음식은 너무 맛있었다. 너무 맛있어서 잠깐 자랑을 하고 넘어가야겠다.
공짜 음식을 먹고 난 뒤에는 다 같이 삥장(서울로 치면 한강 정도)을 따라 한 시간 정도 산책을 했다.
한국에서 동료들과 모이면 1차 술, 2차 술, 3차 술이었는데 여기서는 술도 마시지 않고 강변 야경을 보며 산책이라니 건전해서 너무 좋았다. 다음날이 토요일 근무였지만 그런 걱정 없이 온전히 그 순수한 시간들을 즐길 수 있었다. 토요일 또 한 번의 공짜가 나를 찾아왔다. 회사 바로 밑 우육면 집이 오픈을 한 것이다. 오픈 이벤트로 공짜 우육면을 한 그릇씩 주는데, 진짜 남는 게 있나 싶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대가 없는 공짜는 없는데, 회식은 앞으로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는 대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우육면 만은 정말로 대가가 없는 게 아닐까?
당연히 이 우육면도 대가가 있었다. 너무 맛있었다. 너무 맛있어서 또 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심지어 공짜 우육면에는 고기가 빠져 있었는데 고기의 감칠맛까지 더한 맛을 어떻게 맛보지 않을 수 있을까. 공짜 우육면의 대가는 미래의 내가 지불할 우육면의 가격이었다.
나는 공짜를 매우 좋아한다. 세상에 공짜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세상에 공짜란 없다'라는 말도 괜히 생긴 말은 아닐 것이다. '공짜'를 좋아해도 되고 그 순간만은 더욱이 즐겨도 좋지만, '공짜'의 대가를 잊지 않도록 명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