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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말가 May 22. 2024

장미 2

에피소드

아파트 화단에 장미가 빨갛빨갛 피어나고 있다.

이제 곧 필 소담스러운 장미 꽃봉오리를 들여다보다가 흠칫 놀라고 말았다.


1. 너무 예뻐서

2. 진딧물 때문에

3. 경비아저씨가 소리 질러서


삐 —  모두 아니다.


이런 행위를,

마치 기시감처럼 착각하게 만든 이 장면이,

정말 어제 있었던 일처럼 느껴지는 이 감각이,

1년 전 오늘 즈음에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소름 끼쳤다.

1년 만에 쓰는 글이 <장미 2>라는 것이.

소름 돋았다.



1년 동안 변함없음에 감사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절망해야 할 것인가……

나빠지지 않았다고 안도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더 나아지지 않은 걸 반성해야 할 것인가….



나는

그저

다만

내년에는 장미를 보러 나오는 곳이 집 앞 화단만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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