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준영 Mar 31. 2024

하늘 올려다보기

가볍게 떠나는 과학 여행 : 05 스마트폰에 남겨보는 나만의 하늘 기록

  평소에 경험하지 못하는 색다른 경험을 하는 는 여행만 한 것이 없다. 가족이나 연인처럼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여행만큼 행복한 경험도 별로 없다. 물론 혼자 하는 여행도 즐겁다. 어떤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사색에 잠겨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색을 원하지 않으면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떠나고 싶어도 떠날 없는 때도 있다. 살아가기에 바빠 일을 마음대로 쉬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경제적인 사정이 허락하지 않아 여행을 미루기도 한다.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을 좋아한다. 이유가 있다. 새로운 경험이나 재충전이 절실하지만, 마음대로 쉴 수 없을 때, 여행만큼은 아니지만 자신에게 작은 기쁨을 주는 방법이 바로 '하늘 올려다보기'이기 때문이다.


  각자 세상을 살아가기에 바쁜 요즘, 많은 사람은 하늘을 잘 올려다보지 않는다. 걷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도 하늘보다는 스마트폰이나 길바닥을 보며 움직이는 일이 많다. 바쁘게 살다 보면 발걸음은 무거워지고 점점 지쳐가게 되지만, 조금의 짬을 내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자.

하늘 사진들. 하늘은 단 한 번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하늘이다.


  파란 바탕에 흰색으로 곳곳이 칠해진 하늘은 올려다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또 하늘만큼 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없다. 하늘의 빛깔과 구름의 모양과 양은 항상 다르다. 내가 지금 바라보고 있는 하늘과 똑같은 모습의 하늘은 지구라는 행성이 사라질 때까지 다시 볼 수 없다. 매 순간순간이 새로운 것이 바로 하늘이다. 그래서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는 습관만 있다면 가끔 정말 신기한 모습의 하늘을 마주하기도 한다.


가끔은 스포트라이트처럼 구름 사이로 뻗어 나온 한 줄기 빛을 마주할 때도 있다.
항공기들이 비행하며 만든 구름인 '비행운'. 항공기들은 격자무늬를 새기는가 하면, 가끔은 굽이치는 '강'을 만들기도 한다.


  가끔은 구름이 가득한 하늘에서 마치 연극 무대에 사용하는 '핀 조명'처럼 한 줄기 빛이 내려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항공기들이 만들어낸 인공적인 구름인 '비행운'이 양분한 하늘을 볼 수도 있고, 거대한 강줄기와 같이 하늘 저편으로 흘러가는 구름과 마주하기도 한다. 하늘은 이런 다채로운 모습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더없이 아름다운 곳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지금 내가 올려다보는 하늘이 마음에 든다면 스마트폰을 꺼내 나만의 하늘 사진을 남겨보자. 지금 내가 보고 있는 하늘의 모습은 오직 나만이, 바로 지금, 이 순간에만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물론 하늘이 파란색인 것은 빛의 산란과 관련이 있고, 구름은 대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가 변해 만들어진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들의 집합이다. 여러 가지 모양의 구름이 어느 정도 높이에서, 어떤 이유로 만들어졌는지도 과학이 설명해 줄 수 있다. 궁금하면 한번 찾아보자.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과학 여행이 될 것이다.

  만약 여러분들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아이와 함께 하늘 사진을 주기적으로 찍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추천한다. 과학 탐구의 기본이 되는 관찰 습관을 기르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물론 그런 것까지 바라지 않더라도 아이와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드는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비가 쏟아지는 굳은 날에 찍은 하늘 사진. 마치 콧수염을 기른 사람 얼굴처럼 보인다.


  자 문을 열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자. 미세먼지 때문에 썩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라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한 번으로는 안 된다. 자주 올려다봐야 한다. 그러다 보면 분명 마음에 드는 하늘을 마주하게 된다. 일단 하늘과 친해져야 한다.


  친해지면 궁금해진다. 궁금해졌다면 이제 구름에 대해 알아보자. 멀리 떠나지 않았지만, 하늘과 구름을 매개로 과학과 함께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이전 04화 불국사와 첨성대에서 떠드는 과학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