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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준영 Apr 07. 2024

바다 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한 노력

가볍게 떠나는 과학 여행 : 06 시화호조력발전소

  바쁘게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직장인이나, 자신만의 사업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모두 마음 편하게 시간을 내기란 만만치 않다. 특히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부모로서는 쉬는 날이면 아이들을 데리고 어딘가 나들이라도 가고 싶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스러운 경우도 많다. 오늘은 이럴 때 서울이나 인천, 경기도 지역사는 사람들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다녀올 만한 곳을 소개하려고 한다. 

  오늘 소개할 곳은 경기도 시흥, 안산, 화성 사이에 있는 거대한 인공호수 '시화호'다. 물론 시화호 말고도 서울과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둘러볼 만한 장소는 많이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조력 발전소'다. 그리고 발전소 옆에 휴게소가 자리잡고 있어 바다와 호수의 경계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적한 시간을 보내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에 좋은 장소다. 


경기도 시흥, 안산, 화성 사이에 있는 거대한 인공호수 '시화호'

  시화호는 1987년부터 1994년까지 건설된 '시화방조제'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호수다. 경기도 시흥과 화성에서 한 글자씩 따다가 '시화'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지금은 시화호 바로 아래쪽 대부도가 안산시로 편입되면서 시흥, 안산, 화성에 둘러싸인 호수가 되었다. 

  한동안 시화호는 수질오염이 매우 심각한 지역으로 유명했다. 시화방조제 건설 이전부터 시흥과 안산 일대에 바다를 메워 공단을 만들고 있었고 방조제 완공 이후 이 호수로 주변의 공단에서 오폐수가 쏟아져 들어왔다. 결국 시화호는 죽음의 호수가 되었다. 이때문에 당초 시화호를 담수화 하려고 계획했던 정부는 계획을 바꿔 바닷물이 시화호로 드나들게 해 수질오염 개선을 시도했고, 이때문에 시화호는 여전히 '해수호'로 남아있다. 

  방조제 건설 이후 간척사업을 통해 시화호 남쪽의 넓은 지역을 매립해 농지로 활용하려 했지만, 이런 사정으로 현재 농지로 활용되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는 도시용지로 용도가 변경되어 테마파크, 스포츠, 관광 등이 결합된 '송산그린시트'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간척사업으로 농지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은 포기하고 차선책을 찾은 셈이다.

  

시화방조제 중앙 부근에 있는 '시화조력발전소'.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 발전소로 유명하다.


  이곳에는 앞서 언급한 대로 조력발전소가 있다. 특히 75미터 높이의 전망대가 있어 아이들과 함께 조력발전소를 내려다보며 친환경 에너지와 밀물과 썰물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전망대에서는 시화방조제와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물론이고 저 멀리 인천 시내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도 꽤 시간이 흘렀다. 공공기관의 사옥은 물론이고 아파트나 단독주택 옥상에도 태양광 패널은 쉽게 볼 수 있게 되었고, 자동차를 몰고 장거리 이동을 할 때면 거대한 풍력 발전기를 마주하기도 한다. 또 태양광 발전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에 투자를 하시는 분들도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 

  우리나라의 친환경 발전은 태양광과 풍력이라는 두 축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사실 이 두 가지 방법을 제외하면 쉽게 접근하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친환경 발전에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바다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방식도 중요한 친환경 에너지원이기도 하다.


밀물 때 바다와 호수의 물의 높이차를 이용한 발전 원리를 보여주는 그림(출처 : K water 누리집)


  조력발전은 밀물과 썰물에 의한 바닷물의 높이차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방조제를 가운데 두고 밀물 때는 바다 쪽의 수위가 호수 쪽보다 높아진다. 반대로 썰물 때가 되면 바다쪽의 물이 빠져 호수 쪽의 수위가 더 높아지게 된다. 이렇게 방조제를 중심으로 양쪽의 수위 차를 이용해 발전하는 것이다. 

  시화호조력발전소는 인구 50만 규모의 도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연간 30만톤 이상의 탄소배출 절감 효과를 보인다. 시화호조력발전소의 시설 용량은 프랑스, 캐나다, 중국 등의 다른나라 조력발전소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조력발전소의 수문. 대기중이라는 안내 문구가 보인다.


  조력발전은 바다가 있는 지역이면 어디나 할 수 있는 발전 방식은 아니다. 밀물과 썰물 때의 바닷물의 높이 차가 커야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서해는 전 세계적으로도 큰 조수간만의 차를 보이는 지역이다. 밀물과 썰물 때 바닷물의 높이가 7~8미터 이상 관측되기도 하는데 이는 우리나라 서해가 조력발전에 적합한 지역임을 뜻한다. 다만 조력발전이 친환경 발전 방식의 하나인 것은 분명하지만 운영을 위해서는 대형 방조제가 필요하고 바다 생태계나 해저 지형 변화도 야기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화조력발전소에 위치한 '달전망대'. 25층 높이로 이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전망대에는 카페도 있어 차 한잔을 마시며 주변을 둘러볼 수도 있다.


  바다에서 에너지를 얻는 방법은 조력발전 말고도 몇 가지가 더 있다. 파도의 힘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파력' 발전, 조류의 흐름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조류' 발전 등이 있다. 일부 섬 지역에는 파력발전기가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조류발전도 지속적인 연구와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이 앞으로 바다 에너지가 친환경 에너지의 대표 주자로 떠오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되는 이유다.


  시화호조력발전소에는 전망대가 운영되고 있다. 전시관도 있지만 이 글을 쓰는 현재는 임시 휴관 중이다. 그리고 이곳에는 '시화나래휴게소'와 '시화나래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조성된 공원까지 있어 가족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한 곳이다. 길이 막히지 않는다면 서울에서도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이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이번 주말은 아이들과 함께 시화호조력발전소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시화호조력발전소 영상으로 확인하기

https://youtu.be/K3PCtJWCq0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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