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내려는 몸부림

디지털디톡스 공간 지기입니다.

by 생각주머니

https://brunch.co.kr/@dpapfkfem56/43


<공간디디> 영업을 시작한 지 딱 두 달이 되었다. 애초에 큰 돈을 벌 수 없는 업종이었고 생계만 유지할 정도로만 벌자고 시작한 일이었는데 유지비조차 감당하기 벅찰 줄은 몰랐다. <공간디디>를 준비할 때에 난 무슨 생각들을 했을까? 마음이 흔들린다. 당장 파산할 정도는 아닌데 머릿속이 복잡하다. 북카페라는 것이 재방문율이 높지 않으니 6개월은 지켜보자 마음먹어도 하루 하루 비어 있는 자리들과 때되면 귀신같이 빠져나가는 월 비용들에 심장이 땅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손님이 오기 시작하다가 1월말이 되자 손님이 다시 뚝 끊겼다. 동생 말로는 월말에는 원래 그렇다고 했다. 그런 주기도 있구나. 일주일 후 다시 손님이 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설이 되었다. 다시 손님이 없었다. 오전 시간 이용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오전 예약상품을 만들었고, 독서모임과 대관을 시작했지만 문의는 있어도 오질 않았다. 전단지는 한 번 실패해 본 경험이 있으니 또 하기가 마음이 쉽지 않았다. 블로그 체험단을 시작했지만 검색 키워드가 많이 찾는게 아니다보니 유입이 없고 릴스는 목적이 불분명해 잠시 멈췄다. 수원 지역 블로거들의 글을 쫓아다니며 서로이웃추가를 하고 다녔다. 서이추를 받아주면 <공간디디> 소개와 함께 서비스 제공 멘트를 남겼다. 컨텐츠가 필요한 이들이니까 방문을 하지 않을까 했다. 오전 시간 예약하는 분도 종일권으로 이용하는 분도 대관도 생겼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독서모임에 신청자가 생겨 1:1 독서모임이 시작되었다. 배달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사장님이라고 하셨다.

"이런 업종은 돈이 안 돼요. 잘 됐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건강관련 강의를 하러 다니시는데 TV모니터와 화이트보드가 있으면 이 곳에서 강연을 하겠다고 하셨다. 모니터? 화이트보드? 열심히 알아봤다. 무비나잇도 하면 좋을 것 같아 TV, 빔프로젝터, 스크린 검색을 열심히 했는데 기본 40-50만원이다. 가격이 있는 전자제품은 중고로 사는게 부담스럽다. 그리고 정말 강연을 하러 오실까? 의문이었다. 와도 한 번으로 끝난다면 애꿎은 돈만 더 쓰는 것이다. 그리고 책읽는 사람은 커피가 필수라는 말을 남기며 가셨다.

부동산 사장님이 놀러오셨다. 테이크아웃으로 음료를 달라는 말에 테이크아웃 용품이 없다고 했다.

"테이크 아웃 해야겠는데요. 커피 파셔야 할 것 같은데요."

커피숍이 주변에 많다고 했더니 그건 거기고 여긴 공원에서 지나는 사람들이 살 수 있지 않겠냐 하셨다. 오실 때마다 살이 되는 말들을 해주신 분이다. 호매실역 공사를 진행하는 현장사무실이 <공간디디> 바로 옆에 4군데나 있긴 하다.


프랜차이즈 사장님, 부동산 사장님의 말에 정말 커피를 해야 하나 고민이 됐다. 일전에 놀러 온 친구들이 커피가 없는 것에 큰 소리를 쳤던 것이 생각이 나고, 동생도 "커피가 있으면 좋지 다 마시니까."라고 했던 말에 고민이 심히 되었다. 내가 당장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거나 원두를 고르줄 알고 머신을 하나 하나 다룰 수는 없으니 전자동 커피머신을 알아봤다. 괜찮는 성능의 제품을 하나 봐 두었다. 그리고 원두. 아라비카, 로부스타 종류가 있단다. 분쇄도에 따라 맛이 다르단다. 후유. 맨날 마시긴 하지만 사람들이 커피 맛을 알고 마시진 않는다고는 한다. 그럼 커피 가격은? 테이크아웃 용품을 찾아봤다. 기본 단위가 1,000개이다. 원가 계산을 열심히 해봤다. 하루에 10잔 이상은 팔아야 한다. 그럼 커피를 파는 동선은? 빨대는? 시럽은? 캐리어도 사야 하나? 라떼 없냐고 하면? 심지어 2시부터 10시까지 하고 있는데 그럼 영업시간은? 커피를 팔면 진짜 손님 수급이 될까?


나.. 커피 팔아야 할까?


-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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