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가연 Oct 24. 2023

나의 루틴

영국에 온 지 어느덧 한 달이 되었다. 이제 일상생활에 나만의 루틴이 생겼다.


날씨가 맑으면 바로 밖으로 나간다. 집 앞에 바로 큰 공원이 있는 건  장점이다. 이 기숙사를 선택할 때 가장 기대했던 점이기도 하다. 공원을 걷다 보면 어디로 갈지 마음이 잡힌다. 바로 옆 시내를 돌아볼 수도 있고 근교 도시에 갈 수도 있다.


주말 하루는 근교 도시에 가는 것이 내게 생긴 루틴이다. 한 달 동안 런던 두 번, 본머스 세 번, 윈체스터 한 번을 방문했다. 처음에는 평일에도 시간이 되었는데 점점 '주말 중 하루'로 루틴화되었다. 오기 전에는 '매주 런던 가야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이 주에 한 번은 런던 가야지', '근교 도시도 갈 데가 많은데 다양하게 돌아봐야지'로 점차 생각이 바뀌었다.


또한  수업 전 2시간 연습실 예약을 하는 것 역시 나의 루틴이다. 한 시간은 짧고 세 시간은 길다. 두 시간 중 처음 30분은 목 풀기 겸 가볍고 익숙한 노래 부르기, 1시간은 목표 레퍼토리 연습, 그리고 30분은 유튜브 촬영을 한다.


그 밖에도 학교에 가면 중국 식당에서 점심 먹는 것도 소소한 루틴이자 일상의 낙이다. 일주일에 두세 번 꼴로 그 식당 뷔페에서 을 먹고 있다. 메뉴가 매번 거의 같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혀 질리지 않다. 처음 그 식당을 발견했을 때, 드디어 이 도시에서 적당한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사 먹을 수 있겠구나 하며 무척이나 기뻤다.


루틴이 생긴다는 것은 이처럼 일상 속에 기쁨이 생긴다는 것이다. 평일에 이번 주말에는 어디를 갈까 이따금씩 구글 지도를 찾아보는 일, 유튜브 촬영 뭐 할지 노래를 고르는 일, 점심을 먹기 위해 학교에 일찍 가는 일, 날씨 좋은 날 공원을 걷는 일 등 이런 작은 즐거움을 앞으로도 계속 발견해보려 한다.





이전 02화 한국 사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