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행복은 무엇입니까?
이 책을 끝내기에 앞서 퀴즈를 하나 내겠습니다. 객관식입니다.
<QUIZ> 다음 중 올바른 행복의 정의는?
1. 높은 지위에 오르거나 돈을 많이 버는 것
2. 건강과 화목한 가정
3. 스스로 느끼기에 만족스러운 상태
4. 신의 뜻에 귀의하거나 모든 욕망을 초월한 상태
선뜻 하나를 선택하기 어려운가요?
그럼 질문을 바꿔보겠습니다.
<QUIZ> 당신은 우연한 기회에 요술램프를 획득했습니다. 다음 중 단 한 개의 소원을 빌 수 있습니다. 당신이 요정 '지니'에게 빌고 싶은 소원은 무엇입니까?
1. 내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해 주세요. 아니면 큰 빌딩을 주세요.
2.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평생 건강하게 살다가 고통 없이 죽게 해 주세요.
3. 만족스러운 느낌을 늘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4. 덧없는 욕망을 끊고 영원한 진리를 추구하는 삶을 살게 해 주세요.
자, 답을 고르셨나요?
죄송하지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옳고 그름도 없고 더 낫고 못한 것도 없습니다.
단,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당신의 불행이 결정됩니다.
1. 사회적, 경제적 성공을 택한다면 당신은 끝없는 경쟁에 시달릴 것입니다. 즐거움을 포기하고 일과 도전에 매달려 성공과 실패를 거듭할 것입니다. 탁월한 자질을 타고났고 운까지 따라 준다면 큰 성공을 거둘 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유지하고 자식에게 물려주기 위해 또 투쟁해야 합니다. 영원한 성공은 보장되지 않습니다.
2. 건강과 가족을 선택한다면 당신의 노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술 담배를 멀리 하고 운동에 집착했는데도 건강을 잃은 사람을 주위에서 많이 봅니다. 유전과 스트레스, 예기치 않은 사고는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이기 때문입니다. 부부와 자녀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내 뜻대로, 계획대로 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3. 주관적 만족을 택한다면 타고난 기질을 어쩔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실망하게 될 것입니다.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스스로 느끼는 행복한 감정의 수준은 선천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부 환경이 바뀌면 얼마간 행복한 감정이 고조되기도 하고 추락하기도 하지만, 충분한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결국 타고 난 수준으로 수렴합니다. 또 권태와 허무라는 강력한 두 장애물을 만나게 마련입니다.
4. 깨달음과 구원을 택한다면 초인의 길을 걸어야 합니다. 예수와 싯다르타, 무함마드의 제자들이 걸었던 길입니다. 그 길이 얼마나 외롭고 힘든 가시밭길인지,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익히 알고 있습니다. 위대한 철학자들이 추구했던 삶이기도 합니다.
저는 인생의 시기마다 원하는 행복이 달랐습니다. 성공을 꿈꾸며 일에 미쳤던 시절도 있었고 건강과 가정 문제로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던 때도 있었습니다. well-being을 추구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데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제법 쏟아보기도 했습니다. 종교, 명상, 과학을 통해서 진리의 옷자락을 어렴풋하게라도 만져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은 지금도 꽤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행복에 대해 공부하면서, 제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지금 저에게 한 가지 소원을 빌라고 한다면,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바꿔 달라고 하겠습니다. 어떻게?
경쾌하게 담대하게 신나게.
많은 사람이 행복을 성취의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닌 것 같습니다. 행복에 대한 많은 책을 찾아 읽었지만 그중에서도 행복과 사랑은 삶을 대하는 태도와 성격의 방향성이라는 에리히 프롬의 말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되새길수록, 참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깊어집니다.
한번뿐인 인생, 최선을 다해 신중하게 살아야 한다고 배워왔습니다. 감정을 자제하고 재미가 없어도 묵묵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훌륭한 태도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면 원하는 것을 성취하고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어쩌면 그런 태도가 엉뚱한 곳으로 우리 삶을 인도하고 눈앞의 행복을 가로막고 있던 것일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가볍게 담대하게 신나게 한 번 살아봅시다. 인생은 소풍이라고 천상병 시인이 말했잖아요.
✈ 그림 설명: 프랑스 아비뇽(Avignon)을 종이에 수채 물감으로 그려보았습니다. 저희가 아비뇽을 찾았을 때는 연극제 기간이었는데요.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공연을 즐길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특히 공연장 곳곳에서 만난 어린아이들이 정말 사랑스러웠습니다. 낙서인간은 여행하고 사람 만나고 책 읽고 맛있는 것 먹고 무엇이든 배우는 것을 무척 좋아합니다.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