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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 May 11. 2023

"더 웨일"

The Whale. 2023.Movie.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기억하고픈 작품을 남깁니다.
다른 이를 통해 듣는, 분명한 그 한마디에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았던 그 순간을.
저만의 긴 여운을 가득 담아 주저리주저리 떠드는 짧은 기록입니다.



지난 4월, 예고편만 봤을 뿐인데 그냥 보고 싶었다. 상영시간이 많지 않아 퇴근 후 가까스로 시간을 맞춰 결국은 봤다. 놓치지 않아 정말 다행인 작품이다.


2020년에서 2022년까지 약 3년간 COVID-19 시기를 겪고 난 후 내가 얻은 건, 허리 디스크와 확찐자..였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겠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인생 최대의 몸무게를 찍고 말았다. 차츰 무게가 늘어나니 크게 알아차릴 새 없이, 어떠한 방어도 하지 못한 채, 자연스럽게 이 몸뚱이가 되었다. 모든 옷이 맞지 않아 새로 옷을 사게 됐고 함께 찍는 사진보단 풍경 사진이 많아졌다. 그러면서 차츰 자신감도 떨어지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 두려움이 생겼다. 겉모습과 함께 사정없이 흔들리던 내면에 스스로도 적잖이 놀랐다.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었구나. 휴.


가까운 사람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지만, 스스로는 분명 안다. 이전과 분명 많이 달라졌음을.


사실, 이렇게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을 줄은 몰랐다. 어림짐작으로 감동적인 가족 드라마의 해피엔딩을 예상했었다. 동성애, 이단, 자살, 이혼, 가족, 청소년, 비만, 보험, 죽음 등 다양한 주제들이 집 안에서만 오롯이

배우들의 혼신의 연기와 수없이 쏟아지는 대사로 펼쳐질 줄이야!

(미이라 아저씨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전과 180도 달라진 일상과 생사를 오가는 사건을 겪었다면, 알 수 없는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혀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티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런 힘이 나지 않아 무력함에 주저앉은 경험이 있다면, 그게 누구든 영화 보는 내내 먹먹하고 울컥할 수밖에 없는 영화다. 


마지막에 가서야 꺼낼 수밖에 없었던 마음이, 가까스로 힘겹게 꺼낸 진심이 닿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는 모두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다는 것을.






사랑하고 사랑받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거야


"사랑하고 사랑받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거야"

- 찰리의 대사 중


"알아야겠어. 내 인생에서 잘한 일이 하나라도 있다는 걸"

- 찰리의 대사 중


"사람은 타인에게 무관심할 수가 없다고.."

- 찰리의 대사 중


출처: 네이버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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