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4

문구점에서 읽는 세계명작

by 조옥남 Ay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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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악마, 황량한 언덕을 피로 물들이다

3년 만에 신사가 되어 돌아온 히스클리프의 가슴 속에는 사랑보다 더 뜨거운 '복수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그는 단순히 부자가 되어 나타난 것이 아니라, 자신을 멸시했던 모든 이들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기 위해 지옥에서 귀환한 복수의 화신이었습니다.


거미줄처럼 조여오는 잔혹한 복수

히스클리프의 첫 번째 타깃은 자신을 하인으로 부리며 채찍질했던 힌들리 언쇼였습니다. 히스클리프는 도박과 술에 빠진 힌들리를 교묘하게 부추겨 워더링 하이츠의 소유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줍니다. 결국 힌들리는 자신의 조상 대대로 내려온 저택과 땅을 원수였던 히스클리프에게 통째로 빼앗기고 맙니다.


하지만 히스클리프의 광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에드거 린턴에게 복수하기 위해, 에드거의 순진한 여동생 이사벨라를 유혹합니다. 캐서린에 대한 집착과 에드거를 향한 증오를 숨긴 채, 그는 이사벨라와 야반도주를 감행합니다.


"나는 개를 죽이듯이 그녀를 파괴할 수도 있어. 그게 내 복수의 방식이니까."




히스클리프와 결혼한 이사벨라는 곧 지옥 같은 현실을 마주합니다. 히스클리프는 그녀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오직 린턴 가문의 씨를 말리고 그들의 재산을 차지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했을 뿐이었습니다.


죽음 앞에서의 마지막 포옹, 저주가 된 사랑

두 남자의 갈등과 히스클리프의 광기 사이에서 캐서린의 영혼은 서서히 시들어갔습니다. 거식증과 정신 착란에 시달리던 그녀는 죽음을 앞두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진심을 마주합니다. 에드거가 교회에 간 사이, 히스클리프는 몰래 저택으로 숨어들어 캐서린과 재회합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피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원망하고 또 갈구합니다.


"당신이 나를 죽였어! 나를 사랑한다면서 어떻게 나를 버릴 수 있었지?" "히스클리프, 제발 나를 용서해줘. 당신 없는 천국보다 당신과 함께 있는 지옥이 나아!"


죽어가는 캐서린을 품에 안은 히스클리프의 절규는 사랑이라기보다 차라리 저주에 가까웠습니다. 그는 캐서린이 죽은 뒤에도 결코 편히 쉬지 못하게 해달라고, 유령이 되어서라도 자신을 찾아와 괴롭혀달라고 신에게 기도합니다.


황량한 언덕에 남겨진 핏빛 유산

결국 캐서린은 딸을 낳은 뒤 세상을 떠납니다. 그녀의 죽음은 복수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습니다. 히스클리프는 캐서린의 시신을 보며 울부짖는 대신, 그녀의 무덤을 파헤칠 계획을 세울 만큼 광기에 사로잡힙니다.



그는 이제 힌들리의 아들 헤어튼과 에드거의 딸 캐시(어린 캐서린)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잔혹한 복수의 판을 짜기 시작합니다. 황량한 요크셔의 언덕은 이제 헤더 꽃향기 대신, 증오와 복수로 얼룩진 핏빛 그림자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다음 장에서는 죽음조차 갈라놓지 못한 유령들의 슬프고도 기괴한 사랑의 마무리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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